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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앙코르와트 유적지로 유명한 캄보디아 북서부 도시 시엠리아프 외곽에 위치한 톤레사프 호수 주변의 빈민촌.이날 오전 11시30분 스피커에서 음악소리가 나오자 아이들이 줄지어 어디론가 달려갔다. 한국 다일공동체가 운영하는 비전센터에서 제공하는 밥을 먹기 위해서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도,자기 몸집만한 동생을 안은 아이도 줄을 섰다. 아이들이 타온 밥으로 온 가족이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한국의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국민은행과 한국YMCA전국연맹이 함께 운영하는 대학생 해외봉사단 '라온아띠' 단원들이 주인공이다.

◆캄보디아의 '즐거운 친구들' 라온아띠

라온아띠는 '즐거운 친구들'이란 뜻의 순우리말 합성어다. 곽동균(중앙대 기계공학 4학년),김정우(중앙대 수학통계 3학년),반승아(충북대 국제경영학 4학년),이하나(평택대 사회복지학 4학년),정초이(한세대 신문방송학 3학년)씨 등 남녀 대학생 5명으로 이뤄진 라온아띠 캄보디아 봉사단은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현지 빈민층을 대상으로 각종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시엠리아프 도심에서 15㎞가량 떨어진 아시아 최대의 호수 톤레사프 주변에는 빈민들의 수상 가옥이 즐비하다. 이들은 호수의 흙탕물로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목욕도 한다.

라온아띠 단원들의 하루는 오전 9시 이 지역 어린이들을 목욕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잘 씻어야 한다. 점심 때는 지역 어린이와 주민 600~800명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 급식소에 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직접 찾아가 빵을 나눠준다. 오후에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한다. 지역 청소년에게 한국어 영어 컴퓨터 교육을 실시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한국 교민과 현지인 자녀를 위한 한글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곽동균씨는 "사람들은 캄보디아를 '죽음의 땅(Killing Field)'이라고 하지만 희망은 새 씨앗을 심는 사람에 의해 커간다"며 "겨자씨 하나가 자라서 새가 깃드는 나무가 되듯이 캄보디아에도 그런 희망의 나무가 자라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 롱락사씨는 "처음에는 주민들과 서먹하고 어색했지만 이제 라온아띠는 우리의 친구이자 이웃이 됐다"며 기뻐했다.

◆아시아 저개발국에 사랑 심어

국민은행은 가난 기아 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지역 저개발 국가들에 도움의 손길을 펼치기 위해 2008년 대학생으로 구성된 국제자원봉사단 라온아띠를 출범시켰다.

라온아띠 1기 30명은 2008년 8월부터 국내 훈련 1개월을 포함해 6개월 동안 동티모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스리랑카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7개국에서 아동 언어교육,교육환경 개선,여성을 위한 소자본 창업지원 등의 활동을 벌였다. 라온아띠 2기 30명 역시 작년 3월부터 8월까지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 아시아 8개국에서 현지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라온아띠의 현지 활동 기간을 종전 5개월에서 1년으로 늘렸다. 좀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서다. 특히 올해는 모두 60명의 봉사단원을 둘로 나눠 상 · 하반기 각각 30명씩 파견해 현지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이 중단되지 않고 1년 내내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 라온아띠 활동은 철저한 사전준비 과정,현지 사정에 정통한 지역 시민단체(NGO)와 연계한 봉사활동 관리,사후 네트워크를 통한 지속적 봉사활동 유지 등 체계적 봉사활동으로 정부 및 국제자원봉사활동 관련 업계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최기의 국민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은 "단원들은 50 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만큼 라온아띠 활동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은 현지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배운 경험을 토대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봉사로 미래의 꿈을 키운다

국민은행은 2006년 국내 금융업계 처음으로 사회공헌 전담부서인 사회협력지원부를 신설했다. 강정원 행장은 △수혜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사회공헌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속적인 사회공헌 △국민은행만의 차별화된 사회공헌 등 3가지 원칙을 강조해왔다.

국민은행이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청소년 지원활동이다. 이를 위해 2007년 4월부터 서울 포항 등 전국 10개 지역아동센터를 'KB희망공부방' 으로 선정했으며 올해는 이를 전국 40개 공부방으로 확대했다.

점심을 굶는 결식아동을 위한 'KB행복한 밥상'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급식비를 지원하고 방학 중에는 임직원들이 밥과 찬거리 간식 등을 넣은 식품세트를 만들어 보낸다. 현재 전국 115개 학교 1856명의 결식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소외지역 청소년들의 교육 공간을 지원하기 위해 국립중앙도서관과 함께 '작은 도서관' 조성도 후원해 지금까지 전국에 16개의 작은도서관을 만들었다. 영어를 접하기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이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KB국민은행 영어캠프'도 운영한다.

시엠리아프(캄보디아)=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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