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오지에서 땀흘리는 젊은이들 지난달에 캄보디아와 필리핀에 다녀왔다. 5개월간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찾아보고 중간평가를 하기 위해서다. 무더위로 숨은 턱에 차고 일정도 짧아 강행군이 었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 젊은이들을 캄보디아, 스리랑카, 동티모르 등에 보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당시 생각으로 가장 안타깝게 생각되었던 것은 주사파로 불리우는 학생운동조직들의 경직된 이념 편향이었다. 실로 심각 한 수준이었다. 이들이 현지에 가서 활동하게 되면 당연히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시원한 물 한 컵과 샤워 할 수 있는 시설, 배설 할 수 있는 화장실 까지도 그 동안 국내에서 당연하게 누렸던 일상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곧 절대 빈곤을 경험 하지 못했던 그들은 이념과 관념보다 중요한 생존의 문제를 확실하게 깨닫게 되는 것 이다. 봉사는 사랑있어야 가능 다음으로 이데올로기 투쟁의 결과로 얼마나 철저하게 그 사회와 기반 시설이 파괴 될 수 있는지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대중은 생존과 생활이 절대 우선인데 이념의 대립전선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고 가정이 파괴 되고 사회는 해체되는 현장을 우리 젊은이들이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인종도 국가도 종교도 다른 선진국의 젊은이들이 이들을 위해 젊음을 불태워 함께하고 있는 현장에서 느끼는 인생의 새로운 설계는 의미롭고 가치 있는 일 일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의 젊은이들이 바로 그 현장에서 밝은 얼굴로 땀 흘리며 현지인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의 체계적인 계획과 지원시스템은 매우 폭넓고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충분한 사전교육의 미비와 물량위주의 프로젝트로 소기의 목적이 반감되는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지만 큰 틀에서는 세계시장 안의 메이드 인 코리아의 상품과 더불어 글로벌 코리아의 상징으로 여길만하다. 특별히 이번 방문에서 의미 있게 느낀 점은 후원 협력기관의 철저한 사후관리 시스템이다. 후원기관인 국민은행의 임원과 실무자들의 마인드는 경험이 축적된 NGO의 전문가 수준으로 든든해 보였다. 무엇보다 활동가들의 안전과 의식주의 불편을 살펴보고 현지에서 펼치는 프로그램의 문제점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과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금전적 후원에 그쳤던 과거의 모습과는 비교 할 수 없는 단계로 진화되고 있었다. 봉사는 혼자만 살지 않는다는 깨우침에서 시작된다. 그러기에 상대의 처지를 아파하고 이해하는 마음과 그들의 자존심과 가치에 상처를 주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 과정은 나눔을 통해서 일치를 이루는 일이다. 결국 봉사하는 사람은 스스로가 삶의 색깔과 향기 있는 존재로 귀한 삶의 주체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봉사는 지위가 높아야, 재화가 많아야 또는 전문성이 있어야 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행할 수 있고 힘이 있으면 훨씬 효율성 있게 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기에 힘 있고 전문성 있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함께 하려 할 때 그 효과는 배가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협력하는 기관과 공동목표를 혼선 없이 설정하고 사후관리를 함께하는 일이고 현지화가 이루어져야 된다는 점이다.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한 생각을 가져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정에서도 글로벌리더로 키우고 싶고 국가나 기업도 당연히 글로벌리더가 필요한 시대이다. 글로벌 현장에서 그 판을 읽어내고 현지화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젊은이들이 글로벌리더에 가장 근접해 있다. 현지 어린이들에 밥 한 끼를 나누더라도 무릎 꿇고 섬기면서 배식 하는 젊은이, 컴퓨터 게임 중독에 빠진 어린이를 태권도 교습현장으로 끌어 낼 수 있는 젊은이들이 바로 글로벌리더가 될 것이다. 아울러 나 하나만, 우리 회사만, 우리나라만 생각하는 사람은 글로벌 일꾼이 될지는 몰라도 진정한 글로벌 리더는 될 수 없다. 항상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 할 수 있어야 한다. 인권, 평화, 환경 생태 등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모든 것 들에 스스로 응답 할 수 있어야 한다. 태극전사에게서도 희망 본다 정치적으로 6·2 지방선거가 끝나고 계산기 두드리며 판세 짜기가 한창이지만, 남아공에서 땀 흘리며 당당하고 뛰고 있는 우리 태극전사들과 열악한 제 3세계 오지에서 땀 흘리는 우리 젊은이들에게서 한국의 미래 희망을 본다. 이들이 북녘 동포들에게 다가가서 함께하는 날이 통일 한국의 미래의 모습임이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을 보내는 간절한 희망이기도 하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