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학교 매점에는 두 부류의 과자가 있다.

초등학생들이 주로 먹는 콜라맛 쭈쭈바와 젤리뽀 (기타 불량식품까지).

고학년에서 중학생들이 주로 먹는 바나나 튀김과 웨하스.


내 취향은 웨하스. 과자만큼은 절대적인 소신을 가지고 먹어야 한다는 신념하나로

다른 사람들의 권유에도 흔들리지 않았었다.

그러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콜라맛 쭈쭈바를 먹기 시작했다.


나를 이렇게 만든 건 '초딩1 군단'.
 
점심시간만 되면 콜라맛 쭈쭈바와 해바라기씨, 온갖 젤리뽀들을 가지고 온다.

처음에는 쑥쓰러워서 쭈삣쭈삣거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당당하다.

와서 뜯어주고 가거나 애교섞인 협박하지 하고 간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났을까 나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웨하스와 바

나나튀김으로 대적하기 시작했다. 1라운드 보기 좋게 패했다. 녀석들 타협이란 없었다.

나 못지 않은 과자에 대한 소신으로 콜라맛 쭈쭈바를 고집한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뒤에서 몰래 다가가 입속에 넣어주고 도망가는 방법을 택했다.

이것도 한 두 번이다. 눈치 빠른 녀석들. 초딩 1군단은 3명 많게는 5명까지도 늘어난다.

녀석들이 합심해서 도망가버리니 그 녀석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


머리를 더 써야한다. 그래서 택한 다른 방법은 새로나온 과자로 공략하는거다.

오랜고민 끝에 비슷한 메뉴를 골라야했다. 최근 매점에 '도로루'라는 과자가 새로 나왔다.

어릴 적 한국에서 먹던 여의봉과 비슷한 과자로 몇 명에게 시도해 본 결과 반응이 좋다.


그리고 기다렸다. 아이들이 오기만을...

그. 런. 데. 며칠 동안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1학년만 방학이란다.

훔... '도로루'를 들고 나는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부록.[과자에 대한 짧은 생각]
 
과자라는 것은 본디 자신의 소신이 들어있는 기호식품이다.

그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기도하고 때로는 주변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과자만큼은 엄선하고 까다롭게 골라 먹어야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요즘들어 아이들과 점심시간에 과자를 나눠먹으면서 나는 서로의 기호를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내 입맛도 까다롭고 초딩 1군단의 입맛도 까다로우니.


어느 순간 과자를 핑계로 초딩 1군단에게 하루에 조금이라도 웃음을 주려고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고민. 나쁘지 않다. 방학이 빨리 끝나서 '초딩 1군단'과 겨루어보고싶다.



콜라맛 쭈쭈바 VS 도로루


이번에는 어떤게 이길까? 으흐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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