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Xin Chao'라는 인사말,
심지어 우리가 지어간 우리의 베트남어 이름조차 제대로 발음하지 못 했었는데,
지금은 진도가 가장 느린 나도 현지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감으로 알아들을 정도니까 우리 팀의 베트남어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우리가 이 정도가 되기까지는 많은 사건이 있었다.
우리가 베트남에 도착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YMCA현지스텝들은 모두 한국으로 떠났다. 우리가 유일하게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이들이 떠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이 계기로 인해 우리의 베트남어 실력이 매우 향상될 수 있었다.
현지스텝들이 떠나있는 5일 동안 베트남어 밖에 할 줄 모르는 현지인들과 함께 있어야 하니, 살기 위해서라도 의사소통을 해야 했다. Phong과 함께 베트남어 책에 실려 있는 상황극을 연습하고, 말을 배웠다.
이렇게 5일을 지내고 나니 현지스텝들이 한국을 다녀와서 우리의 베트남어를 듣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때부터 우리의 혹독한 베트남어 훈련이 시작되었다.
그들(YMCA현지스텝)이 돌아오고 나서 첫 번째 훈련은 받아쓰기!
말은 잘하는데, 쓰는 건 잘 못한다면서 받아쓰기를 시켰다. 성조가 6개인 베트남어를 받아서 쓴다는 건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무슨 말인지는 대충 알겠는데, 이걸 받아쓰라니! 우리의 시험지에 비가 내린다.
두 번째 훈련은 Free talking.
아침 9시 YMCA에 도착하자마자 현지스텝 dung이 들어와서 우리는 한명씩 돌아가면서 하루의 일과에 대해 말하고, 잘못된 발음을 교정 받았다. 그 후에는 말한 것을 토대로 글을 쓴 다음에 YMCA 건물 안에 있는 현지인에게 나의 하루 일과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성조가 무엇인지, 아무리 열심히 발음을 해도 잘 못 알아듣는다. 글씨를 보여줘야만 '아~' 하면서 발음을 다시 해준다.
난 이날 현지스텝이 나만 가리키면서 나에게 "Not Good Pronunciation"이라는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이날 우리에게 과제가 주어졌다.
내일은 5분 동안 자기소개를 할 테니 연습해오란다! 5분? 우리는 고개를 저으며 안 된다고 3분으로 줄여달라고 하여 겨우 3분으로 줄였다.
세 번째 훈련은 자기소개!
그리하여 그 다음날 우리는 처음만나서 자기소개를 하는 상황극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준비해온 대본도 못 보게 하고 우리는 상황극을 했다. 순서도 뭐 그리 복잡한지. 그래도 연습하면서 이 곳의 예절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또 과제가 주워졌다. 오늘 밤에 무엇을 했는지, 내일 베트남어로 3분 말하기를 한단다.
휴,,, 베트남어 정복은 이렇게 멀고 멀구나.
이 곳 YMCA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베트남어 선생님이다. YMCA가 정전이 될 때면 YMCA에서 일하는 아이들(YMCA에서 먹고, 자며, 일하는 아이들이다. 이를테면 직업학교 같은 느낌. 대부분 너무 멀리 살아서 YMCA에서 숙식을 해결한다고 한다. 나이는 15-25살로 골고루 분포되어있다.)이 우리에게 몰려온다. 10명이 넘는 소녀들이 떼로 몰려와 우리의 선생님이 되어준다.
우리는 이렇게 이곳의 모든 사람들의 학생이 되어 베트남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항상 현지스텝 Xuan의 태클 대상이다. ㅜ
먼 훗날 그들과 함께 태클 대상이 아닌 자연스럽게 베트남어로 대화하길 간절히 바란다.
꼬오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