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1:00 버스로 바기오와 '안녕' 하였다.
고작 5일인데 짐을 바리바리 꾸리고, 버스를 타고, 잘 가라는 꾸야의 말에 -
바기오를 영영 떠나는 것만 같다.
이런 느낌이 겠구나 연습이라면 연습이겠지. 바기오와 떨어져있기.
크리스마스에 새해까지 홀리데이가 꽤나 길어서 우린 점점 추워지는 바기오를 벗어나기로 했다.
처음에는 감히 . 세부나 보라카이를 꿈꾸었지만 비행기는 이미 매진된지 오래 _ 버스로 이동할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다.
한울이와 혜성이가 정보를 열심히 모아모아, 다시 짠 루트는마닐라 - 마카티 - 보니또 아일랜드.
마닐라는 우리가 처음 머물렀던 곳이였지만 제대로 돌아보지 못해서 다시 가보는것도 괜찮을것 같았다.
니은언니 말대로 에어콘 버스는 그 장점을 자랑하느라 주구장창 에어콘을 가동하였다
에어콘을 꺼주면 안되겠냐고 물어봤지만 관리자분께서는 친절하게도"다음에는 남자친구를 데려와서 껴앉고 계세요" 라고 말해주셨다.a
추위에 밤잠을 설치며 도착한 마닐라.습습하고 끈적이는 공기 .
아 마닐라는 이랬지.
터미널에서 내리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팁 맨 - 들이 달려든다
택시를 잡아준다며 짐을 옮겨준다며 원치않는 호의를 베풀고는 돈을 달라고한다.
그 광경이 무섭기까지 했다 .처음 이곳에 발을 내딛는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지 . 기분이 찹잡해진다.
우리가 처음으로 머문 숙소는 마닐라Y였다.체크인이 2시부터여서 일단 졸리비에서 아침을 먹었다
마닐라의 졸리비에서 모두가 내린 평가는
"바기오가 팬케잌도 훨씬 맛잇군"
팬케잌 하나에도 우리는 바기오가 좋았다.
처음 머물던 곳에 있으니 이런저런 생각도 나고 '그땐 그랬었는데 - '라며 시간의 흐름을 실감한다.
마닐라는 중심지. 따뜻한기후와 많은 쇼핑몰이 있다.
마카티는 강남 삘- 화려했다.
그곳에서 사람들과 카운트 다운을 외치며 2009년을 맞이했다.
이곳은 빈부의 격차가 크다는걸 재확인 했고.
보니또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매력적인 섬.
오랜만에 벗어난 바기오였고, 여행이여서 _나중에 느낀점이지만 그 유명하고 사람많은 세부나 보라카이가 아니라서 _ 더 좋았다. (특히 나는 한참 여행에 목말라 있었기에 .)
여행 내내 큰 빌딩, 버스, 평평한 도로가 어색했다.
강원도탄광에서 강남으로 상경했다는 언니의 표현이 딱 맞다
알고보니 . 다르다 !
몇개월 전에는 어색했던 마닐라 , 바기오였지만 필리핀에서 지낸 시간동안 우리는 많이 변했다.
바기오에 있다보니 정말 '마닐라'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비슷하네- 이건다르구나 하는 안목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이제는 익숙해진 따갈로그어를 간간히 사용해 주면서,
마닐라를 바기오마냥 돌아다니는 우리의 모습에 '많이 컸다' 라는 생각이 든다.
한 나라를 이해하는데 정해진 시간은 없겠지만 우리는 5개월동안 많이 익숙해 졌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언니"라는 말대신 "아떼" 라는 말이 불쑥 튀어 나올것 같다.
이제 마무리와 다시 바기오와 '안녕'하는 일만이 남았구나.
벌써부터 필리핀이, 바기오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