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오시면은요~
전쟁박물관
어느 나라든 전쟁을 겪었다면, 이기든 지든 스스로에게 많은 상처를 남기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불과 몇 분 전에 내 눈앞에서 해맑게 웃던 가족들이 한순간의 재로 사라지는 시간이 바로 전쟁의 시간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전쟁을 베트남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었습니다. 베트남 역사를 잘 살펴보면 역사의 반은 침략이고 나머지 반은 거의 전쟁입니다.
자체적으로 세미나를 열서 베트남에 대해 조사를 할 당시 베트남 내에서 발발 했던 전쟁은 우리를 놀라게 할 만큼 많고 길었습니다. 대략, 30~40년은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월남 전쟁, 즉 베트남 전쟁도 사실 1차, 2차, 3차로 3번에 나누어서 전쟁을 했었고, 마지막 전쟁인 3차 베트남 전쟁이 1981년에 끝났으니까 꽤 최근까지 전쟁을 했었습니다.
전쟁박물관은 이러한 전쟁의 역사와 무기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곳입니다. 규모는 생각보다 작지만, 그 안은 상당히 알차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밖에는 탱크와 비행기가 있고요. 안에는 무기들 소개와 함께 베트공들의 활약상을 담은 사진과 학살이나 사람들의 사체 사진 등 상당히 생생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자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찾아가기가 수월하고요. 자국인에게는 돈을 안 받아서 좀 더 자유롭게 이용 할 수 있는 듯싶습니다. 아마도 베트남 사람들은 이 곳을 통해서 자신의 역사와도 다를 바 없는 전쟁을 좀 더 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몇 가지 테마가 있는데요. 굳이 다 말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밖의 탱크나 비행기는 우리 또한 자주 봐오던 것들이라서 그렇게 관심을 끌진 않았고요. 안의 사진은 약간 잔인(?)하달까요? 너무 생생하게 담겨져 있어서 비위 약한 저는 오래 있지 못 했습니다. 그 밖에 전쟁의 흐름, 쓰여진 포탄의 양 따위를 그래프로 나타난 방도 있었는데요. 재미없었습니다.
제 관심을 끌던 방은 적게는 9살에서 많게는 15살 정도의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된 방입니다.
사진들이 너무 강한 인상을 남겨서 약간은 뭍혀지는 듯한 느낌을 받긴 했는데요. 저 처럼 약간 예외의 사람들이 그 쪽을 먼저 가는 것 같더라고요. 그냥 단순한 그림 전시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쟁에 대한 베트남 아이들의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은 단순한 그림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제 오만이더라고요. 이 아이들은 우리와는 확실히 다른 것을 보고 다른 것을 느끼고 다른 것을 생각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간단한 질물은 하나 할까해요. 만약에 당신이라면 전쟁에 대한 그림을 그리라고 했을 때 무엇을 그리시겠어요?
전쟁을 모르는 우리로써는 전쟁을 그리라고 하면 단순히 탱크나 비행기가 싸우는 것을 연상하기가 쉬울 거 같아요. 물론 비둘기 한 마리 그려 놓고 평화를 외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마치 자기가 군인이라도 된 것 마냥 앞장서서 적을 때려 눞히는 그림을 그릴 것 같기도 하네요.
아직 우리는 인종을 뛰어넘은 평화를 쉬이 생각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직 우리는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직 우리는 전쟁의 생생한 학살에 대해서는 생각치 못 할 것 같아요.
아직 어린 아이들이에요. 9살이면 초등학교 2학년이죠. 이 9살 아이의 그림은요. 피의 강에 죽은 사체들이 둥둥 떠있는 그림이에요. 누가 상상했을까요. 피의 강이라는 것 자체를 쉬이 떠올릴 수 있을 만한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한국에서 누가 그러한 그림을 그렸으면, 아마 애를 상담소에 보내고 정신과 진료를 받게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 만큼 우리가 사는 환경은 그러한 그림을 담아낼 수 있을 만한 환경은 아니니까요.
그 외에 'Please Don't'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15살이 그린 그림이에요. 저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전쟁이라는 것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이라고 생각 했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전쟁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담고 싶어 했을까요? 제가 작가가 아니라서 뭐가 옳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제가 확실히 말 할 수 있는 것은 이 곳에 아이들이 보는 것과 우리 한국에서 보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죠.
- 그 외
갑자기 생각나네요.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책을 쓴 이스마엘(풀네임이 생각이 안나요.) 자신의 전쟁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담아 책으로 출간을 했습니다. 그 안에서 작가는 12살의 나이에 부모를 잃고 전쟁이란는 상황 속에서 집도 없이 오직 자기가 살기 위한 삶을 살아 왔습니다.
어린나이에 총을 잡아야 했고, 어리 나이에 마약을 해야 했으며, 어린 나이에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죄책감은 느끼지 못하는 곳에서 생활 해야 했습니다. 전쟁은 단순한 국가와 국가간의 싸움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군인이든 아니든 누군가가 죽는 다면 그로인해 생기는 누군가의 슬픔은 누가 책임 져주나요? 그로 인해 고통받는 것이 아이라면 그 아이를 어떻게 보상을 해줄 것인가요? 아이가 가질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앞으로의 생활을 누가 책임져주나요?
이스마엘이 그랬어요. 자신이 살았던 환경과 다른 곳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만약 이 시간 전쟁터에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까요? 자신은 총을 몸에 품고 내가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이는 삶을 살지만 지구 어딘가에는 편안히 잠자고 게임하고 놀고 쓸데 없는 반찬투정을 하는 아이가 있다고 알고는 있을까요?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알고 아이의 행복을 우리가 어떻게 해서 정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을 압니다. 하지만 보통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합의 된 것들, 적어도 1달러 미만으로 사는 아이들이 좀 더 적었으면 좋겠고, 좀 더 가족의 품에서 행복한 웃음 띄며 살았으면 좋겠고, 좀 더 어린나이부터 일하기 보다는 좀 더 놀았으면 좋겠고, 그러한 바람들이 그러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네요.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은 곳에서 정말 활발히 진행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곳에서 사는 아이들은, 우리는 그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이스마엘 처럼 운일지 아니면 자신이 개척한 것일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전쟁이라는 곳에서 해방되어 살아가는 아이들이 당연히 있지만 정말 그렇지 못한 곳에서 사는 아이들은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사는 것인지 그 삶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는 아이다운 혹은 아이처럼 생활할 환경을 마련 해 주어도 그것을 힘들어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더운 봄 날씨에 우리를 찾아온 Duy에게 아직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기 시간을 할애해서 우리에게 봉사를 해주는 그 고마움을 어떻게 표시할 수 있을까요. 등이 땀에 흠뻑 젖어 가면서 잘 모르는 호치민 시 시내를 소개 해 주기 위해서 정말 많이 걷고 걸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냥 전쟁 박물관만 가고 안가기로 했어요.
사실 우리가 너무 힘들었고, 아직 죽음의 12시에 움직일 용기가 안났던 것 같아요.
제발이지, 썬크림이 태닝크림으로 변하는 12시에는 움직이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린 항상 12시에 그렇게 돌아 다녔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여러 생각이 겹쳐서 너무 글이 산재되있는 듯 하네요. 정리를 하고 싶지만, 그러자니 추가를 해서 더 복잡해지면 더 복잡해지지 정리 될 거란 생각은 안들어서 그냥 올립니다.
머리아프시거나 글읽다고 힘드시면 그냥 살포시 알트 F4를 누르시는게 나을거 같아요.
저도 다시 읽고 나니 그냥 끄고 싶긴하네요.
그냥... 너무 생각없이 쓴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