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a Essay # 13 안부나 한번 묻고 싶은 사람
인도에 도착한지 52일이다. 가족들과 이렇게 오래 떨어져 지내본 것도 처음이고, 이유없이 가족이 이토록 그립기도 처음이지 싶다. 언젠가 외국에 나가서 지내다보면 한국에서의 사람관계에 원하든 원하지않던 정리가 될거라는 말을 들을 적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50일 안에 나에게 연락한사람은 친한사람이고 그렇지않은 사람은 친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은, 그리고 이유없이 괜히 안부나 한번 묻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내게 그 사람들은 유별나거나 특별하다는 것이 아닐까?
어린 시절 주말부부였던 가족사를 지낸 내게 매일 저녁 아빠의 안부전화를 받는 일은 지극히 일상이었다. 한때는 아빠의 매일같은 안부전화에 유난스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근데 이제와 다시 생각해보니 그 당시 아빠의 마음이 지금의 나같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전화를 해서 딱히 할 말은 없는데 그냥 잘지낸다는 말이면 용건은 끝날터인데 괜시리 목소리가 듣고 싶어 이런저런 안부를 묻게 된다. 혹여 한국에서 전화가 오기라도 한다면 ‘전화비 많이 나올텐데..’라고 말하면서도 전화를 끊지 못하는 것은 내쪽이다.
그들이 전화를 해오지 않아서 섭섭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내가 걱정거리가 되지는 않는지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쯤 되니 효녀났다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오는 것 같다.
덫붙이기_다른 팀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동티모르팀의 형수가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듣고나니 아직 얼굴도 모르는 다른 팀의 사람들까지도 안부가 궁금하고 그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