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통수를 맞다._ 6/2
'Tribal Colony'에서의 수업도 끝이 났다. 우리팀(인도)은 지역을 옮겨 다니기에 잦은 헤어짐은 당연한 거겠지만 역시나 허전한 것은 어쩔수 없나보다. 지금 있는 곳에서 마무리 정리를 하던참에 콜로니 학생 한명이 우리 숙소에 놀러왔다.
뭔가 이상하다. 콜로니의 아이가 이렇게 우리를 찾아오니 현실감이 떨어졌다. 나도 모르게 이젠 볼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던가 보다. 그래도 이 아이가 와줘서 ‘이 아이는 끝까지 우리를 기억해 주겠구나’라는 생각에 너무도 고마웠다.
같이 이것저것 이야기 하는 중간에 충격적인 사실을 한가지 알게 되었다. 콜로니 아이들 중 몇명이 학교를 잘 안간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학교에서 공부하는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곤 가난한것도 이유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다. 난 이제야 콜로니의 아이들 중 몇명은 자신의 이름도 쓰질 못하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우리가 처음만나 이름표를 만들던 날도, 현지어로 쓰인 카드로 스피드게임을 할때도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만약 알았더라면 자신의 이름이라도 쓸수 있게 할것을...
우리가 행했던 모든 수업들이 이들에겐 신선했을진 모르지만 정말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2달동안 지내면서 했던 수업들이 실생활에 필요한, 쓸모가 있는 것들은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하게 만든 빈곤이란 이름의 무력함이 시간이 지나서야 나에게 다가온다. 한마디로 빈곤이, 세심히 보지 못한 것이, 그걸 끝나고서야 알게된 것이. 뒷통수를 후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