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떠난다
5개월간의 말레이시아 생활이 끝나가고 있다. 지금에 와서 자원 활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면접과 국내훈련 때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지금도 자원 활동에 대한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나는 5개월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내 생각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다. 처음에는 많은 것을 공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나만 받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곳에 와서 나의 무능력함을 다시 느꼈다. 영어와 말레이시아어를 못하는 나는 staff과 현지인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고, 미술과 율동에 능통하지 못하고 번뜩이는 창의력과 아이디어도 없는 나는 프로그램 준비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컴퓨터를 못하는 나는 보고서 제작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함께 활동한 단원들에게 가장 미안하다. 또한 나를 뽑아준 한국 YMCA에 미안하다. 마지막으로 나로 인하여 탈락한 지원자들에게 미안하다. 나 말고 다른 지원자가 왔었다면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고,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말레이시아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를 지극히 아껴주시는 아이린 선생님, 수화선생님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샌디, PMY 유치원 선생님인 에스더 누나, 베다니홈 체육 선생님인 아즈미 형, 나에게 많은 힘과 용기가 되어준 베다니홈 학생들, 페낭 YMCA 수화 선생님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메이메이. 그리고 모든 staff와 봉사자들은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받은 가장 큰 축복인 것 같다.
나는 말레이시아에서 많은 장애인들과 함께 장애인들을 위한 활동을 했다. 수화 선생님인 샌디, 메이메이, PMY 유치원 선생님인 에스더는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또한 베다니홈 체육선생님인 아즈미도 청각장애인이다. 나는 이들에게 수화 뿐만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배웠다. 베다니 홈 학생들은 모두 지적 장애인이다. 나는 이들에게 무엇인가 도움이 되고자했다. 하지만 나는 이들과 함께 하면서 너무나도 행복했고,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다. 이것들은 내가 평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페낭 YMCA에서는 청각장애인들과 함께한 프로그램이 많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 소개 워크샵을 개최하고 청각장애인 학교를 방문해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함께 한국 게임을 하고 한복을 입어보고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그들은 모두 프로그램이 끝나면 한국 수화로 감사하다고 했다. 나는 이들에게 진정한 고마움을 느꼈다.
이제 곧 말레이시아를 떠난다. 말레이시아에 있으면서 항상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었다. 왜냐하면 나는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의 지친 삶을 탈피하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제 빨리 돌아가서 한국의 삶 속에서 나의 길을 찾고 싶다. 말레이시아에서 배운 많은 것들이 앞으로의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