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나의 진짜 이야기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시피 3월 아시아의 좋은 친구로서의 가슴 설레는 시작을 했고, 5개월이 지난 지금 어느새 이곳에 삶과 작별의 인사를 나눌 때가 왔다. 만남과 이별, 시작과 끝,이 단계를 수없이 거치면서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끝의 아쉬움과 이별의 서운함을 어떻게 달래야할지 모르겠다.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도 3월 초의 나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3월, 모든 일에 자신만만했다. 내가 어떠한 사람이고,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며, 어떠한 색을 띠고 있는 사람인지 누구보다 내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7월 중반으로 접어든 지금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새삼 놀라며 생소하고 두려운 마음이다. 하지만 이것마저 확신이 들지 않는다. 과연 이 모습이 나의 새로운 면이었을까. ‘나 역시 모르고 지낸 나의 진짜 모습은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다소 부정적인 면이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바꿔 가면 되는데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겉으로는 5개월 동안 해외의 봉사활동을 온 것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으로 나의 태국에서의 5개월은 진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모든 관계 속에서의 나를 접하고, 그 속에서 갈등을 겪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은 성숙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 같다. 아직 끝없이 모자란 아기의 걸음마 단계인 내가 수없이 넘어지고 깨지며 아무런 도움없이 스스로 걸을 수 있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런 과정을 겪는 동안 항상 함께 해준 우리 태국팀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태국에서 얻은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문화, 새로운 언어, 그 모두가 우리들의 추억으로 고스란히 남을 것 이다. 그리고 이 추억의 주인은 누구보다 우리 5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솔직한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듯이 라온아띠 활동은 ‘Real' 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꾸며내지 않은 도저히 꾸밀 수 없는, 그래서 더 매력적인 활동이다. 이 진정성이 우리의 마음을 넘어 우리 자체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버린다. 라온아띠 활동이 마무리 되는 순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끝을 향하고 있는 지금 나는 이미 이 질문에 대한 정답 속으로 스스로를 데려다 놓았다. 그래서 과거의 아쉬움보다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이 더 크다. 이제 긴 여운이 남는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다.


문보성 '나를 찾아가는 혹은 알아가는 시간'.. 공감.
201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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