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지금 마을 안에 살고 있는 것일까?
라온아띠 4기 필리핀팀 홍인옥
오늘 우리 필리핀 팀은 어제와 같은 일정을 가지고 하루를 보냈다. 안산의료생협에서 설문조사 봉사를 했으며, 안나 마리아 선생님과 함께 따갈로그어를 배우고 마지막 일정인 태권무를 연습한 후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보고서를 쓰기 위해 하루를 돌아보며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하루를 돌아본다던 것이 나의 사춘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다. 사춘기 시절 나는 세상의 편견을 깨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고, 고정관념을 뛰어 넘기 위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사춘기가 끝날 무렵부터 난 세상이 말하는 삶을 살려고 했었고, 세상이 원하는 것들을 가지려고 나와 나의 주변 사람들은 잊은 채 살아왔었다.
라온아띠에서의 교육들과 안산 YMCA에서의 인턴쉽은 나의 사춘기를 다시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내가 알던 ‘마을’, '공동체‘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게 했다. 반듯하게 계획된 도시구조, 자전거 도로, 높은 아파트들처럼 부가 만든 마을이 아닌 주민들이 마을의 주인으로 마을 사람의, 마을사람들을 위한, 마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마을을 찾기 위해 난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했다. 너는 지금 마을 안에 살고 있는가?
안산의료생협에서 설문조사를 하면서 공동체가 이뤄 낸 의료 생협의 장단점을 보기 보단 마을 그리고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지 못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언제부터 마을에서 살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을까? 공동체 안의 구성원이 되지 못했던 것일까?
설문조사를 하면서 낯선 사람에게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순간마다 심박수는 빨라지고 손에 땀이 나는 나를 보며 내가 평상시에 얼마나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살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마을의 주인이 되어 마을을 이루고 공동체 삶을 살기보다는 물질만능주의 시대가 만든 인위적인 마을의 주변인으로 살아 온 것이다. 주변인으로서의 삶은 마음을 파괴 시켰을 뿐 아니라 더 크게는 홀로 남겨진 나 자신이 나를 파괴시킴을 느낄 것이다. 이런 어려움은 나만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마을 안에 살고 있는 가의 질문을 하며 설문조사지의 1,2,3 번 항목을 조사하고 통계를 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기 보다는 내 안의 함께하는 마을을 다시 건립하기 위해 1,2,3 항목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kumustaka! mabuding kaibigan (쿠무스타카! 마부딩 카이비간)
안녕 좋은 친구!-
우린 모든 것에 있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중 가장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이 언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제처음으로 배운 따갈로그어의 시작은 설레임이었지만, 하루만에 늘어난 따갈로그어의 공부양은 우리의 설레임을 갈팡질팡하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우리가 필리핀을 알아갈 시간을 두고 준비하듯 따갈로그어도 늦지만 꾸준히 걸어간다면 우리의 일상과 뒤엉켜 우리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태권무
세상엔 내가 잘하면서 하고 싶은 일, 내가 잘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일, 내가 못하지만 하고 싶은 일, 못해서 하기 싫지만 반듯이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일들 중 3가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마지막을 해야 한다면 우린 많은 좌절감과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그 일을 극복하고 힘듦을 넘어 서게 된다면 분명 태권무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작품이 되듯 나의 인생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작품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 팀원 5명이 항상 함께하지만 태권무 시간만큼 서로의 동작을 맞추고 하나같이 움직이는 시간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태권무 시간을 통해 우리가 하나가 되었듯, 필리핀에서도 필리핀의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하나의 마을을 만들기 위해 손동작 하나하나 시선 하나하나를 맞출 수 있는 필리핀 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