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가 있는 이 국가에는 어떠한 빈곤이 존재하나?
우리가 있는 이곳, 필리핀에는 어떠한 빈곤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열심히 회의하는 할로할로팀!
10월부터 우리가 홈스테이를 시작한 루피 지역은 인터넷 신호가 미약하거나 잡히지 않고, 학교에도 도서관이 부재해요. 다양한 정보로의 접근 경로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정보의 빈곤'을 생각할 수 있었어요.
또, 루피 마을의 대부분 주민들은 농업 혹은 축산업에 종사하기에,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힘들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러한 점에서 새로운 직업군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의 빈곤'을 꼽아보았습니다!
2. 현지 사람들과 어떤 빈곤을 이야기?
10월부터 시작한 홈스테이이기에 아직은 루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 팀이었어요. 그래서 우리의 코디네이터 레스티와 미구엘, 그리고 루피 지역 사람들의 의견을 구해보았어요.
코디네이터들의 의견에 따르면, 필리핀 인구의 80%가 가난을 경험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가난' 역시 필리핀이 겪고 있는 빈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생계가 교육보다 우선시 되고, 이것이 다음 세대에 대물림되는 '교육의 빈곤'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해요.
팀 회의를 통해, 그리고 코디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 할로할로팀은 필리핀, 그 중에서도 루피 지역에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빈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그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어떤 노력이 있을까 하며 고민했답니다.
화이트보드 판에 그려본 우리의 아이디어들이에요. 가지각색, 창의적인 답변들이 나왔죠~??.
3. 왜 그 빈곤을 주제로 선정?
우리 할로할로팀은 절대적 빈곤, 물질적 측면에서의 빈곤 개념에서 최대한 벗어나 다양한 각도에서 빈곤에 대해 접근하려고 노력했어요. 또한, 우리가 아직 루피 지역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최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바랑가이 루피의 youth 대표인 sk chairman과의 회의에서, 우리는 루피 지역의 out of school youth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 비해,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인터넷이나 지인 등을 비롯한 정보 제공 경로가 많이 제한되어 있고, 대부분 부모님의 일을 돕다가 자연스레 그 일을 이어받아 진로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시흥 ymca에서의 3주의 훈련 기간 동안 우리가 만났던 학교 밖 청년들, 그리고 그 친구들이 만들어 주었던 커피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다양한 재능들을 가진 학교 밖 청소년들이 더 많은 직업군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에 대해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회의를 진행해보았어요.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어요.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는 각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선택들이 있었을 거예요. 이런 이야기들을 학교 밖 청소년들이 듣고, 향후에 진로 선택을 할 때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았으면 하는 우리의 소망을 이번 End Poverty 캠페인의 일차적인 목표로 선정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우리 팀원들의 End Poverty 캠페인 계획을 들은 youth 대표 sk chairman은, 그것이 청년들뿐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이어져 그 아이들의 진로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추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out of school youth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도록 힘써주었어요.
4. 빈곤을 알리기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저희 할로할로팀은 12일과 19일에 걸쳐 Job Mentoring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12일의 이야기를 먼저 볼까요>>
Lupi에 살고있는 OSY(Out of School Youth)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만큼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 팀원들은 하루 일찍 나가에 돌아가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요.
아침 일찍 멘토링이 열릴 Evacuation 센터로 향한 할로할로팀과 YMCA가족들!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다들 즐거워보이네요 :)!
<열심히 청소중인 Angel단원>
학생들과 OSY를 깨끗한 곳에서 맞이하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청소부터! 바닥을 쓸고 닦고, 멘토링을 위해 의자를 배치했어요!
정리 후에는 이른 아침 진행하는 멘토링에 오는 친구들을 위해 간단한 요기가 되도록 다 함께 샌드위치를 만들었어요!
스프레드는 YMCA의 셰프 꾸야 미구엘이 아침부터 맛나게 만든 ‘에그마요’였습니다 ㅎㅎㅎ
사전에 수요조사를 SK 체어맨과 했지만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어 긴장하며 준비를 했는데요
열심히 정리하고 만들다 보니 어느새 멘토링의 시작 시간인 8시...!
두근두근 기다린 결과는...?!
짜잔~~~~
하나, 둘씩 이름을 적고 모이더니 어느새 배치해둔 의자가 가득 차도록 많이 와준 OSY와 학생 친구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된 Job Mentoring!
12일은 오리엔테이션의 날로
End poverty 캠페인이란 무엇인지? 또, 루피의 빈곤은 무엇인지?
라온아띠는 누구인지?
할로할로가 Job Mentoring을 기획하고 구상한 이유들을 설명하는 날이었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서로 서툰만큼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또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2일의 캠페인 중 하루를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처음의 어색한 분위기를 깰 수 없겠죠?!
진부하지만 당연하게! 시작은 자기소개였습니다 *“*
라온아띠 할로할로팀이 누구인지, 간단한 영어로 자기소개와
더 자세한 이해를 위해 따갈로그어/비콜어로 번역된 내용을 ppt에 띄워놨네요!
항상 함께하는 YMCA에서는 꾸야 레스티가 여는 인사를 해주었어요 :D!
우선은 세계 빈곤철폐의 날에 대한 이야기와 빈곤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국내 훈련에서 배우고 공부한 빈곤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가 실제로 겪는 빈곤에 대해서 가형단원이 재미있는 퀴즈와 함께 너무 잘 설명해주었답니다!
퀴즈 덕분인지 다들 계속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참여해주었어요!
손을 들고 발표하려고 열심히인 모습이 너무 고맙네요ㅎㅎ!!
친구들 뿐만 아니라 할로할로 팀원들도 강의의 사이사이에서 열심히 일하고 받쳐주는 든든한 역할을 하고있었답니다
[사진담당 수아단원, PPT담당 은진단원, 설명담당 가형단원, 민수단원, 민우단원]
오리엔테이션 후에는 친구들과 함께 빈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빈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루피의 빈곤은 무엇인지에 대해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주었어요!
[OSY가 생각하는 빈곤, 학생이 생각하는 빈곤에 대한 생각 공유]
10월 19일 End Poverty 세미나
<Opening> <Introduction> <Opening Massage>
➀. 10월 19일 End Poverty 세미나는 라온아띠 김민수 단원의 인사말, 남은진 단원의 라온아띠 소개, Barangay Captain의 Opening Massage로 문을 열었어요. 12일에 소개했었던 단원들의 이름과 라온아띠가 무엇이었는지 간단한 퀴즈를 내어 분위기를 돋웠고, Barangay Captain께서 Opening Massage로 세미나에 참여해주시고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어요.
<Introducing 아떼 MIKA > <Daily success> <Activity>
➁. End Poverty 첫 번째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권수아 단원이 아떼 MIKA를 소개해주었어요. 아떼 MIKA는 Daily Success라는 주제로 직업을 갖기 이전과 현재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하려고 노력했는지의 강연이었어요. 그리고 아떼 MIKA는 프레젠테이션뿐만 아니라 따로 준비해온 Activity를 통해 학생들도 강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어요. 본인의 강점과 삶의 목적, 자신의 5년 뒤 미래를 적어보고 공유하여 학생들의 많은 이야기를 들어 보았어요.
<lce Breaking>
➂. 첫 번째 강연을 끝내고 쉬는 시간을 가졌어요. 쉬는 시간에는 12일에 있었던 피드백을 통해 Ice Breaking을 진행하였습니다. volunteer 주차이가 Zumba dance를 준비하였어요. YMCA Song에 맞추어 의자에서 일어나 같이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꾸야 REZTY Making Wise Decisions>
➃. 잠깐의 쉬는 시간을 갖고 나서 End Poverty 두 번째 강연을 시작했어요. 꾸야 REZTY는 ‘Making Wise Decisions’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YMCA 간사 이전과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며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는 강연이었어요.
<Feedback과 약속의 나무를 적어보고 채우는 학생들>
➄. 12일의 피드백으로 나온 지속가능성 부분과 관련하여 약속의 나무와 전체적인 세미나 피드백을 학생들에게 부탁했어요. 목표를 직접 적어봄으로써 본인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약속을 시각화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였어요. 또한, 이후에 학생들의 피드백을 학교와 SK chairman에게 전달하였어요.
<Certification을 받는 학생들> <학생들과 함께>
➅. 마지막에 손민우 단원과 류가형 단원이 Certification을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며 나누어 주었어요. Barangay Captain, SK Chairman, YMCA와 라온아띠가 공동으로 만든 Certification을 12일과 19일 모두 세미나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주었어요. 마무리로, 다 같이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End Poverty 캠페인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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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Poverty 캠페인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알게 된 점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의 기원과 그 의미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우리 팀이 생각하는 poverty의 개념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poverty(깨끗한 공기, 소통, 취업)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poverty의 개념이 상대적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단일한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빈곤을 퇴치하는 것은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빈곤 현상은 그것의 원인과 영향 등을 고려해 본다면 다른 종류의 빈곤과 연결되어있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과 연관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우리 팀은 End Poverty 캠페인으로 진로 멘토링 세미나를 기획하였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고려하면 이는 루피 청소년 및 청년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련한 선택의 순간들,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파악한 이곳의 빈곤인 poverty of opportunity를 해결하기엔 참 미약했습니다. 이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참가자들 본인들의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더불어 이를 지속할 수 있게 해 줄 물적, 인적 자원이 필요하고, 또한 이 배움이 현실에서 그들의 실제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 및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하며, 그러한 지원과 더불어 지역 주민들의 합의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적응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여파가 긍정적일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는 점 또한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렇듯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 ‘빈곤’임을 알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우리 라온아띠가 앞으로 해나갈 활동들이 가져올 예상치 못한 결과가 조금씩 두려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틀에 걸친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준 루피 지역 주민들, 바랑가이 및 youth 대표들, 청년들과 아이들, 학생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민우
시흥에서의 국내훈련과 마찬가지로, End Poverty 캠페인에 대해서도 지속가능성을 계속 고민했다.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세미나 자체의 지속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사자들의 주제가 우리 팀이 생각하는 것과 최대한 같기를 바랐다. 우리가 원했던 주제인 진로 및 직업 결정 과정에서의 고민을 학생들이 들을 수 있다면 학생들이 진로와 직업 선택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세미나 진행 당일 연사자들의 내용을 거의 이해할 수 없었고 그래서 세미나 내용이 우리 팀의 생각과 비슷할까에 대한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생각한다.
주제 선정 과정에서는 필리핀 코디네이터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Poverty를 경제적 개념에서 물질적이지 않은 것으로 이해시키는 과정이 개인적으로는 힘들었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한국보다 필리핀이 경제적 약소국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에게 경제적 Poverty를 빼놓고 설명하는 것이 불편했다. 코디네이터가 경제적 빈곤을 이야기할 때마다 그것은 우리 팀이 생각하는 빈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경제적 빈곤을 외면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캠페인 진행 과정에서는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첫 번째로, 주제를 선정하고 세미나를 기획하는 과정에 있어서 팀원 간의 소통이 중요했다. 주제를 선정하고 세미나를 세부적으로 기획할수록 변경내용을 팀원끼리 확실하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날짜나 진행 시간부터 세미나 진행 순서까지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변경사항이 생기는 과정에서, 팀원 간의 소통이 줄어들면 앞으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려움이 발생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로, 세미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코디네이터와의 소통의 중요성을 느꼈다. 루피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동안 코디네이터들은 격일에 한 번씩 루피를 방문했다. 코디들이 루피에 오지 않는 기간 동안, 세미나에 대한 변경사항을 공유하고 더 추진하기가 어려웠다. 코디들이 루피를 오는 날 코디와 소통하고 캠페인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세미나에 참석한 참가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2일과 19일에 세미나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았지만, 피드백에 추상적으로 긍정적인 내용들이 있어서 아쉬웠다. 이틀 동안 참가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많은 소통이 있었다면 구체적인 피드백이 받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구성원들과 많은 소통을 하는 것이 유익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민수
나는 경험의 부족에서 Poverty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시흥 카페 D처럼 학교 밖 청소년들이 바리스타 경험을 해보고 기술을 배우는 것을 End Poverty 캠페인의 아이디어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번 Job Mentoring은 기술은 아니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와 경험을 공유받는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12일에 기술적인 문제로 영상과 노래의 사운드 송출이 잘되지 않았다는 점과 빔이 작아서 뒤편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 19일에 학교 밖 청소년들의 참여율이 낮아서 아쉬웠다. 물론 기술적인 문제는 19일에 보완해서 잘 진행하였고, 19일의 학교 밖 청소년의 참여율이 낮았지만 12일에 안 왔던 학생들이 19일에 참여해서 아쉬운 마음이 덜 하긴 했으나 좀 더 노력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캠페인 활동 중에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나이가 어렸다는 것이었다. 18살이나 19살쯤으로 생각하고 캠페인을 기획했었는데, 루피 학교 밖 청소년들이 보통 14살이어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한국과 다름을 느꼈다.
또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은 청소년들이 약속의 나무와 피드백을 적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장면을 카메라에, 나의 마음속에 담았다. 타갈로그어로 쓴 약속의 나뭇잎과 피드백을 번역 받아 하나하나 읽어보고 있으면 뿌듯해졌다. 그들이 자신 스스로 약속하고 앞으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번 캠페인은 대성공인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있었으나 기억에 남고 느낀 바가 많은 좋은 캠페인이었다는 것이다. 아쉬웠던 이유는 루피에서 처음 활동이었기에 그랬던 것 같았다. 다음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예상외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또는 시간에 쫓겨 준비하지 않도록 좀 더 시간을 들이고, 지역 주민의 목소리에 좀 더 기울여야겠다.
수아
End poverty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내, 외적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루피에서 다른 사람들과 처음 진행하는 일이니 잘 진행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한국식의 사고방식을 기준으로 보고있을 때가 많아서 스스로 잘 하고있는게 맞는지 고민이 되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히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루피와 한국의 차이를 느꼈다. 한국에서는 고등학생 또래의 친구들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며 첫 강의를 준비했었는데 어린 친구들이 많이 온다던가, 바랑가이(지자체)를 통하지 않으면 찾기 힘들겠다 싶었던 OSY(Out of School Youth)들이 사실은 우리 집 나나이가 아는 사람만으로도 많다던가하는 순간이었다. 준비과정에서는 더 많은 차이를 느꼈었다. 언어의 장벽이 너무 커서 건물을 둘러보기위해 허락을 받는 것만 해도 몇 시간이 걸리고 몇 일이 걸렸고, 연락만 늦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현지 코디를 거쳐서 번역의 도움을 받아 연락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었다. 초-중반에는 이런 딜레이로 인해 일이 진행되지 않거나 마냥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상황에 지치고 힘들었지만 연락을 받을수록 모두 우리를 위해 열심히 도와주고 함께하고 싶어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또, 우리 스스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뽈뽈뽈 다니다보니 점점 일이 수월해졌고 많은 사람의 도움과 팀원들의 열의로 강의실은 가득 채워졌고 나름 알찬 캠페인이 완성되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팀원들이 함께 피드백을 이야기하며 진행한 것도 완성에 큰 한몫을 했다고 느낀다.
내가 생각했던 캠페인의 지속가능성은 한사람이라도 우리와 이야기를 나눈 후 그것을 생각하고 더 나아가 실천할 용기가 생긴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캠페인 이후 루피 바랑가이의 사람들과 더 친근해지고 마을 학생들이 지나갈 때 한두명씩 더 알아볼 수 있게되었으며, 앞으로 다른 일을 진행 할 때에 어떤 방법으로 해야하는지 알게 된 것은 매우 큰 수확이라 후회는 남지 않는 것 같다.
은진
홈스테이 마을의 거리를 다닐 때마다 수많은 시선들이 쏟아졌다. 당황하지 않고 인사를 나눌 수 있을 때쯤 사무국으로부터 end poverty campaign 관련 메일을 받았다. 현지 코디네이터이자 Lupi National high school 선생님의 조언, 청년 대표인 sk chairman과의 회의 그리고 직접 마을을 돌아본 경험 아래 우리 팀은 job mentoring을 진행하기로 했다.
순탄하지 않겠다고 예상은 했었다. 많은 사람의 참여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늘 친절하고,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복병은 날씨였다. 나와 팀원들은 푹푹 찌는 더위에 지쳐갔다. 정신줄을 부여잡고 노트북에 ‘최종’, ‘진짜 최종’ 따위의 문서 파일이 가득해질 때까지 우리의 목표, 계획, 회의 내용을 정리했다.
캠페인 대상자와 우리의 기대, 때로는 현지 코디와 우리의 기대가 맞지 않는 경우도 생겼다. 우리가 너무 독단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skill을 가르쳐주는 mentoring을 하게 되면, 경제적 빈곤에 초점이 가는 문제도 있었다. 사실 캠페인이 마무리되고 팀원, 코디와의 피드백도 진행했지만 어디에도 답은 없었다.
남은 날들에 매 순간 더 많은 의견과 생각, 감정, 가치를 나누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인 상황에서 마음의 문을 닫지 말고 끝까지 소통해야겠다. 겉으로 보이는 결과가 같더라도 과정에서 많은 소통이 오고 갔다면 분명 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