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라온아띠12기 미얀마(양곤)팀 입니다!
미얀마팀의 무빙스쿨 주제는 '작은도서관으로 꾸려가는 마을 공동체' 였는데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마을 주민분들이 핫!한 만남의 장을 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힘차고 즐겁게 뜨겁게 작은도서관을 만나러 지금 출발합니다!
출발 전, 핸드폰과 전자기기를 제출하고 정해진 금액만으로 교통비,식사를 해결한다는 미션을 받은 미얀마팀!
과감하게 히치하이킹을 시도합니다.
사장님~ 두포동가요~ 행신동가요~
쿵짝쿵짝
결과는요?
멋.지.게. 성고옹!!!!!!
청년들을 보면 본인의 젊은시절 모습이 떠오른다며 흔쾌히 차를 세워주신 마을 시민분!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흑흑ㅠㅠ
주민분들께 길을 묻고 물어
느티나무 온가족 도서관 도착!!
느티나무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3동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이에요.
도서관 안은 생각보다 따뜻(?)했는데요^^, 느티나무에서는 “더위는 겪어야 하는 것, 추위는 참아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작은 실천에도 도서관 식구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어요.
미얀마팀이 준비한 질문을 꺼내기도 전에 관장님께서는 느티나무 이야기를 시작하셨어요.
관장님: 느티나무 도서관은 올해로 6살이에요. 전국에서 3~4곳밖에 되지 않는 협동조합형 도서관 중 하나죠. 조합원들은 행신동에 거주하는 가족들이에요. 도서관은 순수하게 이 가족들의 출자금으로만 운영돼요.
미얀마팀: 느티나무가 공동육아에서 시작됐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관장님: 맞아요. 처음에는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모인 거였어요. 그래서 동네에 있는 도서 대여점을 인수해서 공동육아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죠. 아이들이 한글이나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함께 놀면서 상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공동육아를 하면서 가족들끼리 끈끈한 네트워크가 생겼고, 그게 지금의 느티나무 도서관을 만든 힘으로 이어져 온 거예요.
미얀마팀: 아이들이 정말 즐겁게 자랐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동네 어른들도 느티나무에 참여하나요?
관장님: 물론이죠. 느티나무 도서관에는 책 읽는 공간만 있는 게 아니에요. 도서관에서는 ‘동굴’이라는 카페도 운영해요. 여기에서 엄마들이 모여서 강좌를 듣기도 하고, 아빠 밴드가 와서 공연하기도 하죠. 또,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관심 있는 주민들이 모여서 서로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도 가져요.
미얀마팀: 느티나무는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서 마을 주민들이 모이고, 이야기하는 공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관장님: 요즘 사회적으로 마을공동체 복원이 화두죠. 그런데 저는 공동체의 꽃은 잔에 담긴 맥주의 거품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맥주거품은 맥주를 더 맛있게 느껴지게 해주지만, 그 얇은 거품 아래에는 공동체로서 지켜야 할 많은 의무들이 있죠. 힘들더라도 의무들을 함께 해나가야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느티나무 작은도서관의 문화공간입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자유로움이 담겨있는 공간이었어요.
자! 이제
느티나무 작은도서관에서의 기분좋은 힘을 팍팍! 받고 두번째 목적지인 난곡동 작은도서관 새숲으로 출발합니다.
계속해서 길을 걷고~
전철, 버스도 탑니다.
그.러.나
누가 길찾기 쉽다고 했나요.. 헤매기 시작하는 미얀마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걷고 걸어도 도무지 보이지를 않는 난곡도서관.
결국 점심식사를 포기하고 택시를 타기로 합니다.
야속한 택시 미터기.. 숫자야 그만!!그만 올라가란 말이야!!!!!ㅠㅠ
드디어! 난곡 작은도서관 발견!! 마음은 급하고 시간은 늦었고 몸은 힘든 팀원들..
힘내! 다왔어!!!
늦게 도착해 너무나 죄송했지만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신 도서관장님.
난곡 주민도서관은 1989년 당시 대표적인 판자촌이었던 난곡동에 도서관학 전공 대학생들이 주도하여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작은 도서관입니다.
이들은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주민들을 도서관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1. 국내 최초의 주민 참여형 작은 도서관인 난곡주민도서관이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난곡도서관 설립 초기 멤버들 간의 끈끈한 정과 이들의 지속적인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난곡도서관은 지역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새숲회’를 통해 운영을 해왔는데, 꾸준히 주민들을 주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기에 인간적 관계를 통해 많은 작은 도서관이 문을 닫을 때도 지속할 수 있었다.
2. 개인적으로는 어떤 계기를 통해 이 일에 뛰어드셨나요?
도서관학을 전공하던 학생으로, 유럽이나 서구 사회에서 도서관이 지니는 역할이나 위상이 부러웠고, 우리나라에서도 도서관을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도모해보고 싶었다.
3. 난곡주민도서관이 처음 생긴 이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90년대 후반 도서대여점이 주변에 많이 생기면서 도서관 이용자 수가 급감했다. 이 기간에 청소년 사랑방으로 위치를 옮기면서 도서관 성격이 아이들, 청소년 위주로 조금씩 바뀌었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 난곡동이 재개발되면서 판자촌의 대부분이 사라졌다. 그 이후로 주민들이 크게 두 가지 분류로 나뉘었는데, 남아있는 판자촌 출신 주민들과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다. 이 때부터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지역 학부모들이 도서관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4. 최근 지자체의 주도로 작은 도서관이 많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위협을 느끼시진 않는지?
도서관은 공공의 것이기에 오히려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에서 해주기만을 바래선 안 된다. 작은 도서관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고민하고, 행동을 실현하며 성장할 수 있는 주체적 공간이다. 시대가 변해도 난곡주민도서관의 설립 정신과 방향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최근 이러한 관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관장님은 도서관에서 가장 만나보기 힘든 층이 우리 청년층이라고 하셨고, 이 시대 청년들은 무엇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셨는데요.
그간 우리는 SNS와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지는 가짜 소통에는 능숙하면서,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는 진짜 소통 방법을 점점 잊어가고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시대 청년들이 다시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디일지, 작은 도서관의 설립 정신을 재생산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시간동안 너무나 지치고 배고팠지만, 걷고 있는 내내 서로의 느낀점을 공유하기 바빴습니다.
신태정: 사전 자료조사와 단순한 지식만을 전제로 도서관을 향했던 나는, 신선한 충격과 기분좋은 느낌을 받았다. 어떠한 공간이던 간에 그 곳의 뿌리가 있고 사상이 있었다. 그들만의 스토리는 참으로 깊고 끈끈했다. 마을주민들이 함께 모여 고민하고 그것을 실천, 실연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을 선택해 함께 하고 있었다. 마을 안에서 소통하며 서로에게 익숙한 삶을 살고 있는 주민들은 비로소 공동체가 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마을에 존재하는 소통의 공간은 어디일까.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 하루였다.
송다정: 작은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공간도 아니었고 사랑방 역할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 작은 도서관은 철저히 마을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그들의 수요에 따라 유동적인 정체성 설정이 가능한 공간이었다. 조금 안다고 섣불리 판단하려했던 점이 조금 미안하기까지 했다.
길도 헤매고 밥도 굶은 하루였지만 핸드폰 없이 하루종일 물어물어 길을 찾던 추억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김정식: 예상 했던 내용과 150도 다른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스스로 생각했던 결과들이 헝클어지는 순간 자만했던 것이 창피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들을 배운다는 것에 느낀 쾌감이 상상을 초월했다. 아름다운 날이었다.
백종석: ‘기관’을 조사하러 갔지만 ‘사람’을 만나고 돌아왔다.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을 법한 정보가 아니라, 뜨거운 가슴을 지닌 개인의 사연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고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권희설: 주민들이 머물고, 함께 무언가를 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또 다른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동네는 어떻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마을 도서관에서 청년들을 보기 힘들었다는 것은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지금 청년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나 자신과 우리 동네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게 되는 무빙스쿨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조촐한 저녁식사 거리 구입~! 과일을 맛있게 먹고 기분좋은 미얀마팀!흐흐
롤러코스터 타듯이 많은 일이 있었던 미얀마팀의 작은도서관 탐방기!
마을안에서 숨쉬고 소통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의 신선한 재발견.
몸은 힘들었지만 기분좋았던 무빙스쿨 프로젝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