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1.한국에 가고 싶어요


모라투와 YMCA에 딸린 누추한 집이 배경이다. 이 집에는 모라투와 YMCA 사무총장 슈렌과 그의 가족이 살고 있다. 빗소리 음향과 함께 실론티 향기가 배경을 감싸고, 평화캠프를 마치고 인사하러 들른 샤루크와 슈렌 사무총장의 이야기가 고조되며 서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중이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이다.



샤루크: 저는 아마 내년에 입대를 하게 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이게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저는 사회 복무를 원하지만, 이것은 일정한 신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남자들만 신청할 수 있고 또한 기간도 길죠. 지금 한국은 군대가 개혁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지요.


슈렌: 그렇구나. 스리랑카는 입대가 의무는 아니라서 난 군인이었던 적이 없단다. 너도 알다시피 이번 주에 인도에 출장을 다녀왔다. 인도의 YMCA는 정말 크더구나. 나도 그런 넓은 곳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 또한 그 개방적이고 원할한 의사소통 구조도 마음에 들었단다. 내가 사무총장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나의 힘이 너무나도 미약하단다. YMCA는 젊은이들의 단체인데 말이야. 모라투와 YMCA는 할아버지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힘이 너무 강하단다. 일을 추진하다가도 벽에 부딪쳐 상심할 때가 많지.


샤루크: (짐짓 이해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 공감해요. 저도 한 그룹의 리더일 때, 그런 부분에서 상처를 입기도 했어요. 또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당했던 경험도 있고요.



슈렌: 그래. 그래서 말인데, 내년이나 내후년에 한국으로 일을 하러 갈 생각이야. 그러니까 한국으로 돌아가거든 정확한 절차들을 찾아서 내 메일로 보내줄 수 있겠니?


샤루크:(깜짝 놀라며) 네? 하지만 아저씨는 이미 나이가 불혹을 바라보고 있고, 딸린 식구들도 세 명이나 있잖아요. 가족들도 아저씨도 너무 외로울 것이고, 여기서처럼 한 그룹의 장으로서 일할 수 도 없을 거에요.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해야 해요.

 

슈렌: 잘 알고 있단다. 하지만 나와 내 부인의 한 달 총수입이 4O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너희들 한 달 식비보다도 못한 금액이지. 나는 이곳에서 다른 일을 하고 싶지만, 내가 YMCA의 일을 그만둔다면 우리 가족은 거리로 짐 싸들고 나가야 한단다.

 
적잖은 충격을 받은 샤루크는 식고 있는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그냥 고개만 끄덕인다. 그래도 스리랑카 사회에서 슈렌은 중산층에는 속할 것이라고, 사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몇 번의 가벼운 농담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뒤로 한 채 샤루크는 집으로 돌아간다. 며칠 간 내리고 있는 이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9월 달에는 약 2만여 명의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스리랑카 인들이 한국어 능력 시험에 응시했다.


*영어 수업을 진행주었던 뱀랫 선생님의 한 달 월급은 12만원이라고 한다. 그는 여러 가지 학교 수업외의 수업들을 진행해야 겨우 20만원의 한 달 수입을 채울 수 있다.


*쓰나미 이후의 스리랑카 물가는 결코 싸지 않다. 스리랑카의 많은 이들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고, 빈부격차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기본적인 사회 구조 변화는 매우 더디게 진행중이다.

윤혜령 샤루크~적잖은 충격이네.
2008.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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