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우기


 우기의 시작은 10월 말 즈음이다. 남반구니까 한국과 반대로 절기상 여름이기도 하다. 이즈음부터 바람은 동티모르 북쪽 바다로부터 불어온다. 바람은 물을 한껏 품고 온다. 물을 품고 온 바람은 동티모르 땅과 산을 만나 비구름을 만든다. 건기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불어온다. 땅으로부터 시작된 바람이라 물을 품지 못한다. 건조한 바람.

 이렇게 적도 근처에 있는 동티모르는 우기와 건기로 나뉜다. 내가 도착한 8월부터 9월, 10월은 그야말로 날씨가 한창 좋을 때였다. 덥긴 했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그늘은 시원했다. 항구도시인 딜리에는 항상 바닷바람이 불었다. 따갑게 더웠지만, 땀이 많이 나지 않는 그런 더위였다. 우기 때는 딜리에도 있어보았고, 산에도 있어보았지만 모두 건기보다 더웠다. 산에 있다 딜리에 가면 숨이 턱 막혔다. 산은 비교적 선선했지만 해가 따가울 때 걸을라치면 높은 습도 때문에 땀이 금방 얼굴을 덮었다.

 그래도 좋은 점은 있다. 비가 온 후에는 동티모르에서 지냈던 그 어느 때보다 하늘이 맑고 선선했다. 밤하늘의 별은 무서울 치 만하게 빼곡하다. 별이 너무 많아 별자리조차 분간해내기 쉽지 않다. 또 하나 우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은 비가 내리는 시간이 일정하다는 것. 아침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 해가 가장 높은 곳을 찍고 내려올 무렵부터 비가 온다.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 대비할 수 있다. 특히 이 곳 사람들은 기가 차게 잘 맞춘다.

 하지만 우기의 비는 순간 하늘이 무너질 만치 내리기 때문에 조심해야하기도 한다. 동티모르로서는 우기를 다스리는 것이 발전과도 직결할 것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수로와 도로 공사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는 시기는 아무래도 우기가 지난 다음이 아닐까 싶다. 우기 때면 비 때문에 무너져 내린 바위와 나무로 길이 막히기 십상이다. 땅도 질어져 차로 움직일 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산 중턱에서 차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해결할 뚜렷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12월이면 우기 한창 때이다. 판초우의 들고 다니기, 하늘의 구름색깔 보기, 비 내리는 오후에 책읽기. 나의 몸은 우기에 맞춰져 간다. 비는 그렇게 날 길들인다.

이유나 감사합니당~!!!!!!!!!!!!!!!!!!!!!!!!!!!!!!!!!!!!!!!!!!!!!!!!!!!!!!!!!!!!!!!!!!!!!!!!!!!!!!!!!!!!!!!!!!!!!!!!!!!!!!!!!!!!!
근데 우기에는 강수량이 약 몇mm인지 알려주세요
2010. 11. 9.
saafd saaad
2011. 9. 8.
dlwodms 우기때 강수량은 약 몇mm 이나요?
2011.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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