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9일 딜리 팀과 함께한 가브라키 학교..
배효정
중간평가를 위해 사메로 올라온 딜리 팀과 함께 가브라키 학교에서 작은 체육대회를 열기로 하였다.
하지만 운동장이 없는 가브라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란 너무나도 힘든 문제였다
우리들이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그런 거창한 행사는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1·2교시 총 2시간 30분을 진행해야 했었는데 긴 회의를 거쳐 1교시는 작은 놀이 활동 시간. 2교시에는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씩 찍어주고 액자를 만들어서 선물하는 시간을 갖기로...
당일 아침. 학교에 도착해서 뜻밖에도 마지막 수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고... 갑작스런 일이라 당황을 했지만 이왕 마지막 수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다들 열심히 하기로 했다.
1교시 1시간30분 동안에는 조를 편성해 다치지 않고, 간단히 할 수 있는 줄넘기. 신발 던지기. 풍선 떨어뜨리지 않기. 음악교실을 열어 진행하도록 하였다.
처음 시작하기 전에는 아이들이 관심을 가져줄지.. 재미있어할지 고민을 많이 하였으나 게임 진행하면서 넘어져도.. 신발이 학교 지붕에 올라가버려 집에 돌아갈 때 맨발로 걸어가야 하는 그런 상황에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에. 괜한 걱정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하지 않던 여자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몰려들어 저희들끼리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2교시 수업시간에는 2교실이 있는데 한 교실에서는 액자를 만들고 또 한 교실에서는 사메팀 5명과 한 명씩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었다.
처음 보는 카메라에 얼마나 신기해하던지 진정시키느라 혼이났다.
사진 찍을 일이 없던 애들에게서는 환한 표정이 나오긴 힘들었는데 역시나 사진을 받고 자기 표정이 마음에 안들어서 삐져있는 아이들도 여럿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사진을 집에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사실에 다들 들떠있었고. 서로서 자기 사진 자랑 하느라 진정시키는데는 엄청난 어려움이 따라야했다.
그렇게 갑작스런 마지막 시간이 흘러가고..
열심히 참여해주고 즐겁게 해준 고마운 마음에 연필 한 자루와 지우개를 한명도 빠지지 않고 나누어 주었다.
하루 동안 연필. 지우개. 폴라로이드 사진. 그리고 전 날 미술시간에 만든 비누까지 너무나도 많은 걸 받아서인지 어리둥절한. 또는 어쩔 줄 몰라하는 아이들의 모습속에서 마지막 수업시간을.. 그렇게 마무리 지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