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두호 선생님은 몸이 탱탱 부었고, 마음씨 나쁘고, 사람 안좋아요!!!”

 로뚜뚜 마을에서 다미아나가 나를 보면 항상 하는 말이다. 다미아나는 12살의 작은

여자 리더라. 그녀는 동네 여자 아이들을 거느리면서 다닌다. 그래서 로뚜뚜에서

다미아나가 하는 말을 들은 여자 아이들은 똑같이 그 말을 따라하면서 나를 놀린다.

 몸이 탱탱 부었다는 것은 로뚜뚜 천막 숙소에서 자면서 온 몸에 벌레가 물린 자국을

다미아나가 운 좋게 본 것이다. (사메와 로뚜뚜에서 나는 자주 상의를 벗고 다닌다)

마음씨 나쁘다는 것은, 아이들은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내가 수업 시간에

말 안 듣는 아이들에게 벌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 안 좋다는 것은 이렇게 다미아나가

나를 놀리면 난 뛰어나서 그녀를 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다미아나를

동티모르에서 만난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

 나에 수업시간이 되면 교실로 뛰어 들어와서 맨 앞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가장 열심히 나에 말을 경청한다. 거의 유일하게 집에서 수업 내용을 복습하는 아이다.

가끔 팀사정으로 1주일정도 로뚜뚜 학교 수업을 못하고 다시 돌아왔을 때 기다렸다고

말을 해주는 미워할 수 없는 아이다.

 우리들(라온아띠 사메팀)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메의 가브라키 아이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들 근처에 오는 것조차 부끄러워하는 로뚜뚜 아이들(그래서 로뚜뚜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거의 없다). 사메라는 같은 지역의 두 마을이지만 아이들의 성격은

너무나 다르다. 다른 팀원들은 적극적이고 정감 넘치는 가브라키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나는 순수한 로뚜뚜 아이들이 더 좋다.

 로뚜뚜 마을은 5개의 부락이 모여 있다. 우리가 지내는 로뚜뚜 마을 부락의 첫 번째

길목의 집이 다미아나의 집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해주고, 떠날 때 가장

오래 우리를 배웅해 주는 다미아나. 우리의 숙소 근처로 놀러오지만 멀리서 보기만

하고, 이리 와라고 부르면 도망가는 다미아나. 하지만 학교에서는 가장 적극적은 아이.

 한국 초등학생들에게 커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니라고 물으면 의사, 대통령 등 다양한

직업이 나온다. 하지만 동티모르에서는 이 질문을 하면 아이들은 답변을 하지 못한다.

너무나 현실의 생활에 치우쳐 살기 때문에 자신의 꿈과 미래를 생각하고, 그런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끄러움 많고 그러면서 장난기 많고, 공부에 욕심이 많은(테툼어로 된 책이 없어 영어를

빨리 배워 많은 책을 읽고 싶다고 한다) 다미아나. 자기만의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품고

살아가는 다미아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 사진설명

  로뚜뚜 학교 5, 6학년 수업 시간에 교실 안에서 찍은 사진

  왼쪽에서 첫 번째가 나이고, 두 번째는 릴리아나, 세 번째가 다미아나 이다.


정상훈 다미아나가 두호를 참 좋아하나 보네.ㅎㅎ 귀엽다^^
2008.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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