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절반을 돌아보며.
어느덧 동티모르에 와서 지낸 지도 3개월이 다 되었다. 처음에는 모든 게 어색하였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동티모르 식 인사인 눈인사를 나누며 인사를 하고, 날마다 조롱조로 듣는 “xina xina” 라는 소리도 웃으면서 넘기는 정도가 되었다.
이곳에서 봉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보게 된다. 처음에 고등학교 때 봉사를 했을 때에는 “다른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봉사를 한다.” 라고 말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에는 진정으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닌, 봉사활동을 하면서 따라오는 여러 가지 부가적인 영향 (봉사시간의 증가, 여러 봉사대회에서 상을 타는 것)을 보면서 했던 것이 없지 않아 있다. 처음에 라온 아띠에 지원했을 때에도 사람들이 말하기를 “해외봉사 가면 나중에 이력서를 쓸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되니 정말 좋은 기회다.” 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여기에 3개월 정도 봉사를 하고 나니 처음에 오기 전에 들었던 그 생각보다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요즘은 sao Miguel 이라는 초등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같이 종이 접기 수업을 하고 있다. 한 반에 70~80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함께 종이 접기를 하려니 아이들이 진정도 안 되고, 버벅 되는 부분도 많아서 힘들긴 하지만 종이 접기 수업을 끝낸 후에 아이들이 결과를 보고 좋아하고, 나중에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가 가르쳐주는 종이 접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정말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이런 걸 보면서 많이 느낀다. 사람들이 봉사를 하는 목적은 내 편의를 위해서나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 안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기 때문에 봉사를 한다는 것을.
새로운 경험들.
티모르에 와서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충전 식으로 쓰는 전화. 열매로 보는 망고나 잠부아(자몽), 구아바, 코코넛. 나무에 매달려 있는 파인애플, 사진이나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맑고 깨끗한 에메랄드 빛 색 바다. 맹그로브 숲. 우리나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