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원활동 보고서
어느덧 태국에서 지낸지 3개월이 다되어간다.
이제는 같은 팀원들도 이름보다는 '남삥' 이라는 이름이 입에 붙었는지
나를 부를때 '남삥오빠' 내지는 '남삥'이라고 부른다.
그나마 형 소리 안듣는게 다행이랄까..ㅡㅅ-;;
하여튼 '김충현' 이라는 한국이름보다는 '남삥'이라는 태국이름이 더 익숙해져간다.
요즘은 '더이따오'라는 곳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이곳에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근데 이 학교가 '대안학교' 같은 형식이라 수업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분방하다. 쉽게 풀어쓰자면 수업시간인지 가끔 의문이다;;
이런 분위기인지라 아이들을 가르치기가 좀 난감할때도 있다. 우리가 전적으로
맡아서 하는 수업이라고 해봤자, 한국어클래스가 전부이지만;; 실은 다른 수업시간에도
우리가 배정되긴 했는데 막상 들어가봤더니 그냥 수업보조, 다른 말로는 꿔다논 보릿자루?
와 같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가끔은 허탈하기도 하다. 하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웃고 떠드는 아이들과 지난 학창시절(?)의 나를 비교해보면 부럽기도 하다.
다음날이 시험이어도 '빠이티여우마이?(놀러갈래?)' 라고 했던 우리집 꼬맹이.
아이들이 돌아다녀도 그저 웃으시는 선생님(아닌 분도 계시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할수록 이곳은 어린이들의 천국?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엔 국제중학교같은 것도 생겨서 초등학교때부터 6년 내내 공부할텐데....
중학교가면 좋은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3년 내내 공부할텐데...
고등학교가면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 3년 내내 공부할텐데...
대학교가면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4년 내내 공부할텐데...
좋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에 들어간다고 과연 행복할수 있을까?
어릴때 친구들과 뛰어놀던 소중한 기억들을 나는 가지고 있는데 요새 아이들은..
나의 아들,딸은...가질수 있을까?
이곳의 아이들처럼 건강하고 해맑게 웃을수 있을까?'
엊그제 '더이따오'의 아이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생각해보니 3월에 태국에 온 이후 꽤 많은 곳(나름)에 다녀봤지만 축 쳐진 얼굴을
한 사람을 본 적이(내 기억이 맞다면) 없다. 물론 이곳 YMCA에서 보여주는
것만 봐서 그럴수도 있지만 가능하다면 태국사람들 모두가 늘 웃는얼굴이었으면 한다.
어쨌든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건네며 웃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의 나보다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거 같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의 난 다른이와
눈이 마주쳤을대 웃어주면서 인사를 해줄만한 마음의 여유가 그리 많진 않았으니..
태국사람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과연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이곳에서 내가 무엇을 할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했는데, 그 고민은 지금까지도 답이 안났다.
하지만 정답없을 그 고민에 대해서 같이 행복하게 지내는게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내가 할수있는 최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요즘엔 아이들과 좀 더
많이 놀아주고 있다. 아직까진 아이들과 놀아주는게 익숙하진 않지만 노력하는 수밖에;;
여하튼 자원활동을 하러 온 이곳이지만 되려 내가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새삼스런 다짐을 한다.
이곳에서의 남은 소중한 2개월,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지!
라고~!!!
그리고 언제나 태국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을 나에게 던져본다.
"싸눅마이?(즐겁니?)"
"캅(네),싸눅막막캅(정말 즐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