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팀은 아주 행복하게 필리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누군가가 필자에게
‘음..엄..음..’
한 사람을 딱히 무엇이라 정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행위지만 이 사람은 겪을수록 더욱 모르겠다는 것이 필자의 관점이다.
간단하게 짧은 문장들로
1. 적지 않은 나이에 귀여운 척
(
2. 기죽지 않는 성격과 낙관적인 자세
3. 흐름을 끊는 재주와 재미없는 농담
4. 조심성 없는 성격
(필리핀에 와서만 컵을 이미 3개 이상 깼다. 아무 것도 없는 길에서 혼자 걸려 넘어 지는 것도 이제는 예삿일이다.)
5. 듣지 못하는 그의 귀
6. 잠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그
(잠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이것이 회의시간에 화두가 된 적도 있었다. 이것도 이해를 돋기 위해 밑에 사진 첨부하겠다.)
이런 글을 쓰게 되면 항상 객관적인 사실들을 부정하고 내 안에 있는 주관적인 의견을 내보이기 쉬워 객관적으로 그 사람을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국어책에나 나올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글을 쓰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패. 객관적 사실들을 나열하며 글을 쓰려면, 관찰대상과 공유하는 무언가와 관찰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그럼 이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을 하다. ‘어쩔 수 없다. 필자 속에 있는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수 밖에’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고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우선
나름의 객관적 사실들을 쓰고 싶은 마음에 주의에 있는 필리핀 친구들에게 그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한 친구가 그가 너무 귀엽고 잘생겼다고 이야기 했다. 괜히 물었다. 그래도 제대로 된 답이 하나 나오지 않을까 했던 나의 기대를 현지 스텝이 저버리지 않는다. “그는 내 타입이 아니야, 난 지루하고 조심성 없는 사람은 싫어.”라고 대답한다. 그래 정답이다. 사실 필리핀에 와서 필리피나(필리핀의 여성을 지칭하는 말)들이 강세민씨에게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의자왕’이라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3000 궁녀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수의 여자들이 그를 따랐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사실이기에 현지 자원봉사자에게 다시 한 번 물었다.
‘넌 정말 세민이 잘 생겼다고 생각하니?’
그러자 뜬금없이 자원봉사자는 필자에게 지나가는 사람 중 잘 생기고 예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보면 자신에게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굉장히 잘 생긴 필리피노가 지나가기에 ‘저 사람 정말 잘생겼다.’라고 이야기 했다. 자원봉사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저 사람은 내가 보기에 굉장히 평범한걸. 아마 우리가 이렇데 다르게 생각하는 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것에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라. 그리고 내가 항상 민하는 예쁘고, 세민이 잘 생겼다고 말하면 'I don't think so.'를 연발하는 너와 같은 이유겠지. 너희는 우리와 다른 피부색을 가졌고 다른 생김새를 가졌으니까. 그게 멋지게 보이는 거야.’
너무 분명한 해석에 더 이상 어떤 말도 덧붙일 수 없었다. 자원봉사자와의 대화를 통해
사실 필리핀에 와서 필자에게 많은 고민들을 하게끔 만드는 사람이 두 명 있다면 그것은
객관적 사실, 뭐 말이 좋다.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노력해도 선택된 사실들은 이미 필자의 주관적 견해에 맞추어 선택된 사실들이기에 100%로 객관관성이라는 것은 사실 전체를 옮기지 않는 이상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난 이미 200%로 주관적인 글을 쓰고 있다.
단,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 그 사람과 필자는 한 집에서 그리고 한 방에서 같이 살고 있다. 원체 살갑지 않고 퉁명스러운 필자이기에 뭐 이래저래 묻거나, 웃으며 농담을 거는 일은 거의 없지만 정말 다른 우리가 아직 한 공간에서 살고 있고 아직 그 누구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만 보아도 우린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누군가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말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서로에 대한 유대관계가 돈독하고,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쓰면 쓸수록 ‘정말 모르겠다’는 것이 필자의 답이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좀 더 관찰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이 작은 바람이다. 한국에 돌아갈 때 5명 모두가 정상으로 살아서 돌아가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
이 글을 보고 아무 오해 없으시길 재차 당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