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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리핑-3]Buy local, eat local to reduce imports
99+
딜리위클리 2008년 5월 29일 - 6월 4일 Buy local, eat local to reduce imports 지역의 NGO는 지방 공동체들이 더 많이 지역 생산 식품을 먹고, 수입 식품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Arsenio Pereira(Rede HASATIL의 책임자 : “현재의 쌀 지역의 쌀값을 올리는 지금의 쌀 위기 때문에 티모르는 외부에만 의존할 수 없다. 티모르는 국내에서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는 쌀 이외의 식품을 주식으로 하는 것을 시도하길 장려하고 있다. 옥수수, 카사바, 감자와 같은 것을 식사대용으로 하면 더 저렴할 뿐만 아니라 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지금의 쌀값은 매우 비싸다. 쌀값이 $25에서 $27일 때 농부들은 보통 하루에 $0.55의 돈을 번다. 쌀 한 Sack을 사기 위해선 45일을 일해야 한다. 또, 지역에서 물건을 산다면 돈이 티모르로 퍼지게 될 것이다. 결국 지방 농부들은 물건을 사기 위한 돈을 더 벌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지방 생산물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티모르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해외로 부터의 생산물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 어떤 땐는 농부들이 더 생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없고, 사람들이 외국으로부터 온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생산을 줄인다고 한다. 현재 정부미는 $17에 일반미는 $25에 팔리고 있다. -평*동티모르의 쌀 자급도는 매우 낮다. 기후는 쌀 재배에 나쁘지 않으나 산악지형이 국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수입되는 쌀은 이곳 사람들에게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수입 쌀은 그나마의 농촌을 더욱 피폐하게 하고 있다. 농촌의 생산력이 국제 생산력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개 시설과 같은 인프라와 품종개량과 같은 소프트 웨어적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앞으로 식량 자급면에서 다른 개도국과 같이 종속적 위치로 갈 것인가, 아니면 자급도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는 두고 볼 일이다.
[에세이-10] 개, 돼지와의 시간 by 심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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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원 개 한 마리가 바닥을 훓으며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나를 힐끗 보고, 한 번 짖고, 다시 먹을 무언가를 찾아 언덕 너머로 총총 간다. 집 앞 진흙탕에서는 돼지가 흙에 코를 묻고 헤집는다. 한시도 바닥에서 코를 떼지 않는다. 역시 먹을 거리. 개보다 살은 쪘지만, 그래도 날렵한 몸매이다. 개와 돼지 그리고 닭이 거리 여기저기, 집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 풍경은 여기 로뚜뚜에서는 일상이다. 군데군데 큰 길목에 가축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대나무로 간이 울타리와 문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말라빠진 개와 날렵한 돼지는 나무 틈 사이로 자유스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닌다. 돼지가 어떻게 저리도 유연할까 놀라울 뿐이다. 물론 닭과 돼지가 거리를 활보하는 풍경은 시골 마을 로뚜뚜만의 특징은 아니다. 수도인 딜리에서도, 동쪽의 도시 로스팔로스에서도, 그리고 사메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동티모르 북부의 딜리부터 시작되는 사원하게 뻗은 해변 도로에서도 볼 수 있다. 운전자는 염소와 돼지, 소의 갑작스런 출현에 항상 대비해야 하고, 차에 놀라 도로에서 갈팡질팡하는 병아리가 정신차리고 길가로 피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주인이 어떻게 가축들을 관리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금방 그 의문은 풀렸다. 해질녘 내가 머무는 집 건너편 둔덕에 사는 아이가 크게 휫바람을 부니 그 집의 돼지들이 쏜살같이 귀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둔한 소의 궁둥이에는 주인을 나타내는 표시 따위가 칠해져 있다. 몇 번 가축 방목보다 축사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모두 외부인으로부터이다. 처음에는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정부와 NGO 등에서는 축사 활용을 장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목이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것은 그에 걸맞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방목은 전통적 방법으로써 익숙하다. 축사를 새로이 하는 것보다 위험이 적다. 그리고 대부분의 농촌에서는 축사 사육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두번째의 이유도 경제적인 측면인데, 사료를 구입할 돈과 노력을 굳이 기울이지 않더라도 가축들이 돌아다니면서 먹을 것이 거리에 있다. 물론 최대의 효과를 얻진 못할 테지만, 가축이 굶어죽는 일은 매우 드물다. 셋째로, 축사 사육은 충분한 물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가축의 분비물을 처리해야 한다. 건기와 우기가 뚜렷이 나뉘는 기후의 특성으로 인해 티모르는 물이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쉽다. 한국인이 돼지가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단번에 '다르구나'며 알 수 있다. 차이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이해는 시간이 필요하다. 차이는 표면적인 모습이지만 이해는 그 밑의 더 두터운 부분을 알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해는 충분한 관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도 돼지는 먹을 거리를 찾아 앞집 마당 나무 틈 사이로 날렵히 뛰어 들어가고 있다.
[에세이-9]아이들은 포근한 산을 닮았다 by 양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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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시간 동안 등반을 하며 가브라키 학교에 도착했다. 점점 나아지는 폐활량이지만 학교에 도착할 때 즈음이면 숨이 턱까지 올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로뚜뚜로 가는 길. 3시간째 등반할 때 '내가 여기서 지금 뭐하고 있는 짓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이성을 잃은 것이다. 힘들게 등반해 도착한 숙소는 나무 틈 사이로 들어오는 초겨울 날씨의 로뚜뚜 기온과 새벽에 몇 번씩 펄럭이는 천막. '내 인생의 중요한 기점에서 6개월을 투자한 만큼 난 제대로 된 선택을 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나에게 던지고 있을 즈음, "빠 네베 안주?(어디가?안주!)", "이타붓 콜레?(피곤해요?)"라며 내 걱정을 해주는 아이들 덕분에 나는 금새 환해지고 에너지를 충전해 사메로 다시 하산한다. 나에게 깨끗한 힘을 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힘이 난다. 어쩌면 이 아이들이 나보다 훨씬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훌쩍 굵어진 종아리는 푸는 '안주'이다. 나는 그래도 딜리보다 사메가 좋다. 로뚜뚜 올라가는 건 빼고.../PS-> 오늘은 전기가 들어왔다. 그런데 물이 안 나온다. ㅜㅜ
[에세이-8]Hau nia naran Junico(저의 이름은 쥬니코입니다) by 김두호
99+
“누누(동티모르에서의 나의 이름)혀영 가치 가요” 이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쥬니코가 아침마다 나에게 건네는 말이다. 오늘부터는 누구한테서 배웠는지 형 대신 나를 아저씨라고 부른다. 사메에서는 가브라키 학교, 로뚜뚜에서는 로뚜뚜 학교 이렇게 우리는 2개의 지역을 1주일에 2번 이동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쥬니코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안내자이고, 보호자이다. 쥬니코는 장난기가 많다. 그래서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나와 성격이 잘 맞아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Maun, Nuno. Ita hakarak ba rate ka?" (누누형, 무덤에 가길 원하나요?) 라고, 쥬니코가 나에게 장난을 건네면 “Lae, hau hakarak ita ba kadeia." (아니, 나는 네가 감옥에 가길 원해) 라며, 장난을 받아 준다. 이렇듯 항상 밝고 쾌활한 쥬니코 지만, 연지가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은정이가 로뚜뚜의 한 청년이 다가와서 몸을 만졌을 때, 그리고 동네 남자 아이가 나에 이마를 주먹으로 치고 도망갔을 때 “누누 형, 저 정말로 화났어요. 왜나면 제가 옆에 있었는데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서 너무 죄송해요. 소홀하고 경솔했던 제 자신에게 화가 나요. “ 나이는 어리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누구보다도 우리를 걱정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어느 날 밤, 쥬니코와 나는 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쥬니코야, 어린 나이에 일찍 일을 시작했구나. 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싶지 않니? “ “누누형, 제 누나 한명이 국립 대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저도 같이 대학교 다니면서 공부하고 싶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제가 커피 사업 일을 하길 원해요. “ 쥬니코는 영어를 혼자 배웠지만 곧잘 말한다. 한국어도 빨리 익히고 응용 능력이 뛰어나다. 더 배우기를 자신이 원하지만 아버지의 의견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동티모르의 전통적인 가족 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요소가 뿌리깊이 박혀있다. “하지만 저는 지금 너무 기뻐요.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고, 함께 밥 먹을 사람이 있어서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라온아띠 사메팀)과 항상 같이 있어서 매일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즐거워요. “ 단순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쥬니코와 동티모르 사람들이 너무 좋다. ■ 사진설명 로뚜뚜에 있는 쥬니코의 집에서 함께 찍은 사진
[에세이-7]데일리 사메(Daily Same) by 홍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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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사각형 방에 팔구(효정, Atti) 코 고는 소리, 은정이(Anju) 숨소리가 슬근슬근 울려 퍼진다. 밤 11시 54분. 팔구는 이층 침대 위에서, 은정이는 이층 침대 아래에서, 그리고 나는 타일 바닥에 매트를 깔고 누웠다. (1층-2층-바닥, 한 주씩 자리를 바꿔가며 잠을 자고 있다.) 벽을 따라 캐리어가 누워 있고, 물건들을 정리해둔 정리함이 나란히 줄을 맞춰 서 있다. 전기가 들어온 날이라 희미한 전구가 켜져 있고, 비상하는 나방 몇 마리와 낙하한 모기 몇 마리가 보인다. 나무 창문은 닫아버렸고, 방문을 조금 열어 모기향을 피워 두었다. 여치 같은 것이 한 마리 들어와서, 죽여야 할 지 살려야 할 지, 지금 고민 중이다. 우리 사메팀 숙소 여자 방의 풍경이다. 벽 하나 너머로 오빠들 방이 있는데, 벽이 얇아 이쪽 방에서 무슨 말을 하면 옆방까지 들린다. 인간 홈매트라 불리는 두호 오빠는 시원한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자고 있을 것이고, 두보 오빠는 침대에 기타를 안고 누웠을 것이다. 한쪽 벽에는 얼마 전 줄리아운 아저씨와 함께 만든 목재 선반이 있다. 가져온 책이며 빌린 책이며를 일렬로 정돈해 두었다. 역시나 하늘색 사각형 방. 사메팀 숙소 남자 방의 풍경이다. 방문을 조금 열면 피스커피 프로젝트의 산지인 사메(Same)답게, 커피 포대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방 바로 앞에 수출될 커피 포대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넓은 공간이 있다. 커피 포대 위에 올라가 책도 읽고, 앉아 있기도 하고, 기타를 치기도 하고, 아침으로 먹다 남은 빵을 뜯어 먹기도 한다. 냄새를 금방금방 잘 흡수해버리는 커피콩의 특성상, 커피 포대 위에 올라가 있을 때에는 절대 방귀를 뀌면 안 된다는 금기도 있다. 심(두보오빠), 누누(두호오빠), 아띠(효정), 안주(은정), 아반(연지). 우리 사메 5인방의 일상은 대충 다음과 같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쫑쫑쫑쫑 3, 40분 정도 걸어 사메의 가브라키 초등학교에 간다. 영어 수업과 미술 수업 두 가지를 진행하고 있다. 수요일에는 점심을 먹고 짐을 꾸려 다 같이 저기 높고 추운 마을, 로뚜뚜로 간다. 쪼리를 벗고 운동화를 신고, 양말도 꼭꼭 챙겨신어 3시간 정도를 걸어 도착하면,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로뚜뚜의 초등학교에서 똑같은 수업을 진행한다. 토요일 수업이 끝나면 점심을 먹고 다시 사메로 내려와, 일요일은 황금 휴일을 보내는 것. 이것이 간략한 사메팀의 한 주 스케치이다. :) 아침은 빵과 튀김류. 동티모르에서는 어딜 가나 아침은 간단하게 구운 빵과 커피로 밥을 대신하는데, 어느 마을을 가나 동네 어디엔 빵을 구워 파는 집이 한 두 군데씩 있다. 아침 일찍부터 바나나 튀김이나 밀가루 야채 전병 같은 튀김을 튀겨 플라스틱 통에 담아 팔러 다니는 아이들도 만날 수 있고, 쫀득쫀득한 도넛(불량식품처럼 생겼다.)을 파는 가게 앞에서 서성거리며 도넛을 살 수도 있다. 커피나 차를 한 잔씩 손에 들고, 우걱우걱 아침을 먹는다. 거울을 보는 날이 더 많은지, 세수를 하는 날이 더 많은지 갸우뚱 할 정도로, 아침부터 세수를 하는 일은 잘 없다. 땀을 많이 흘린 날의 개운한 샤워로 족하다. 물사정이 좋지 않아, 빨래를 하는 날엔 집을 조금 나서면, 길가에 흐르는 맑은 물이 있다. 그 작은 강에서 빨래도 하고, 씻기도 한다. 동네 사람들 모두가 그러는 것처럼. 우리가 빨래를 하러 가면, 아이들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다들 구경을 하고, 우리는 머쓱해져서 히히 웃어버린다. 동네에서 제법 큰 시장까지는 걸어서 30여 분. 점심이나 저녁을 위해 식사 재료를 사러, 대부분 매번 시장을 왕복한다. 양배추, 가지, 참치캔, 고사리와 비슷한 가브라, 너무너무 비싼 양파(주먹보다 작은 양파 두 개에 천 원이나 한다!), 당근, 감자(요것도 비싼 재료에 속한다.), 마늘, 설탕 등을 사다 나른다. 냉장고가 없는 사메에서는 매 끼니마다 필요한 재료를 필요한 만큼 사고, 다시 필요해질 때 사곤 한다. 가지가 먹고 싶을 때 가지가 없으면, 시장에 다시 가지가 나오는 날, 사 먹으면 된다! 요리는 가사를 담당하고 계시는 숙소의 줄리아운 아저씨와 함께 준비한다. 보통은 채소들을 썰어서, 기름을 두른 넓적한 냄비에 마구 볶아 소금 간을 해 익히면 끝이다. 오늘은 당근-양배추, 내일은 감자-양배추, 모레는 참치-양배추, 이런 식이다. 우리나라 라면과 비슷하게, ‘슈퍼미’라 불리는 인도네시아 산 인스턴트 면은 빠지는 날이 없다. 볶아서도 먹고 국물 음식으로도 먹고, 꼬들꼬들하게 익혀서도 먹고 푹 삶아서도 먹는다. 가끔씩 주말이면 시간을 더 들여서 우리끼리 고구마튀김도 해먹고, 야채 튀김도 해먹고, 고추장을 꺼내 라볶이처럼 빨간 볶음 반찬을 해먹기도 한다. 동티모르에는 (우리의 상상과는 다르게) 과일이 풍부하지 않아서, 배가 터지게 바나나를 먹는다거나, 훌라훌라 춤을 추며 망고를 먹는다거나 하진 않지만, 시장에서 처음 보는 과일류를 발견하면, 한 번씩 시식회를 가진다. 아직까지 꾸준히 즐겨먹고 있는 훌륭한 과일을 만나진 못했지만, 그래도 과일을 먹으면 늘 기분 좋게 웃는다. 가끔 지쳐 힘들 때면, 화교 상점에 달려가 ‘코카콜라요!’를 외치면 되고. 익숙한 청량감에 또 깔깔깔 웃으며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는 거다. 요즘은 커피 수출 직전 기간이라, 한창 커피콩 고르는 작업이 한창이다. 굉장히 넓은 사메 숙소의 현관 베란다에는, 아침부터 해질녘 무렵까지 커피를 고르는 아주머니들로 북적북적하다. 커피 포대는 여기저기 쌓여져 있고, 사람이 다닐 길 한 줄만 남겨놓고는 모든 곳에 아주머니들이 진을 치고 앉아 종일 커피콩을 고른다. 못생긴 놈들을 골라내는 거다. 색깔이 예쁜 푸른빛이어야 하는데, 색깔이 좀 못났거나 모양이 많이 찌그러졌거나, 구멍이 송송 뚫린 놈들은 탈락이다. 가차 없이 분류되어 버리는데, 이런 놈들만 골라내는 아주머니들의 손놀림이 여느 달인 못지않다. 커피 수출은 임박해져왔는데, 이 커피 고르는 작업의 일손이 부족해 우리 팀 단원들도 이 작업을 도와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왁자지껄한 이야기소리와 웃음소리가 넘치는 아주머니들의 공간에 구석진 자릴 골라 앉아 한 번씩 그 작업을 도와드려 본다. 느릿느릿한 손놀림으로, 작은 커피콩들이 끝도 없이 누워있는 바구니 속을 한참 바라보다가 몇 알을 집어내고, 또 몇 알을 집어낸다. 속도가 좀 붙었다 싶다가도, 힐끔, 옆에 계신 아주머니를 한 번 쳐다보면 다시 나는 신참이다. 그렇게 며칠째, 나날이 나날이, 커피콩을 고르는 작업은 일상의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 오전 오후 내내 골라낸 커피 콩을 다시 포대에 담아, 저녁엔 포대마다 무게를 단다. 밤까지 그런 작업들이 이어지면서, 요즘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날에도 발전기를 돌린다. 덕분에 우리는 이런 저런 전기제품들을 충전할 수 있지만, 평소에는 3일에 한 번, 전기를 만날 수 없는 날이 있다. 해가 지기 전까지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가끔은) 씻어야 한다. 해가 지면, 촛농이 높게 솟은 촛농받침을 가지고 실내 여기저기에 촛불을 하나 둘 씩 밝혀 둔다. 방에도 하나, 거실에도 하나, 부엌에도 하나. 화장실에는 전용 랜턴이 비치되어 있고, 방에도 하나씩 랜턴을 가지고 있다. 새벽에 갑자기 화장실을 가야 할 때나, 그래도 끝까지 어둠 속에서 책을 읽을 때, 랜턴은 고약하지만 고마운 태양이 된다. 처음엔 너무 어두워서 켜진 불을 가지고도 ‘당최불만족’이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이 정도 어둠과 이 정도 밝기에 익숙해진 모두는, 갑자기 전기가 나가버리거나, 또 아예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날에도, 누구 하나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하지 않고 태연하다. 전기가 들어오면 마을 사람들과 함께 탄성을 지르며 책도 읽고, 노트북으로 음악을 듣거나 영화도 본다. (인터넷은 안 되지만.) 공연히 전기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하게 되고, 또 가끔은 공연히 시력이 나빠졌을 거라며 시력 타령을 한다. 우리의 일상 스케치는 이런 모습이다. 낮에 창문을 열면 조그마한 동네 꼬마 녀석들과 닭, 염소, 개가 마악 뛰어다니며 놀고 있고, 뒷문으로 나가면 키가 큰 코코넛 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앞마당의 코코넛 나무를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아저씨들이 가끔은 무시무시한 칼을 차고 나무 위로 올라가 코코넛을 따주기도 한다. 많은 것에 익숙해졌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런 작은 기쁨과 설렘이 여전히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고, 모든 일상을 담담하게 보내고 있지만, 크고 작은 걱정과 불안, 긴장도 뾰루지처럼 올라왔다가 사라지고를 반복하기도 한다. 낭만적이지도, 비극적이지도 않은, 우리에게도 그저 일상일 뿐인 일상의 시간이 흘러 어느덧 우리는 이 일상과 두 달 째 만나고 있다. 그래도 간간이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별들은 쏟아질 것처럼 너무너무 예쁘고, 자고 있는 내 얼굴로 떨어지는 날벌레들과 온몸을 물어뜯는 제목 모를 벌레들은, 감상에 젖지 말고 계속 안테나를 곤두세워보라고 나에게 충고를 남긴다. 낯선 일상을 익숙함으로 만들면서, 우리는 함께 고민하고 있다.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우리 주변의 일들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파장들과, 우리가 그려야 할 파장들에 대해서 말이다. (전화하면 모두가 묻는 말인데) 한국과 시차가 하나도 나지 않는 여기 동티모르 사메에서, 커다란 달을 본다. 여전히 코고는 소리, 숨소리가 들리고, 개가 짖는 소리도 들린다. 일곱시가 조금 못된 시간에 기상을 해서, 일곱시 20분에는 집을 나설 것이다. 데일리 사메. 2008. 10. 20 새벽 1시 14분
[뉴스 클리핑-2]Timor-Leste's to be set up in employ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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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1일 목요일 Timor-Leste's to be set up in employment office in South Korea 동티모르는 노동자의 구직을 촉진시키기 위해 한국에 고용 사무실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2009년 정부는 한국에 가서 일할 티모르 인력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을 마케팅 매니저로 선정했으며, 한국 기업들과 인력 데이터 베이스를 연계할 것이다. 데이터 베이스의 정보는 1년 동안 유효하다. 그리고 직업 계획에 따라 재등록이 가능하다. SEFOPE(State Secretary for Professional Formation and Employment)의 Benedito Freitas는 한국의 노동부의 산업 부문은 자격있는 잠재적 티모르 인력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 베이스를 검토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한국 기업과 동티모르 인력을 연결시켜 동티모르에 알려줄 예정이다. 동티모르 정부는 약 6000명의 인력이 한국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먼저 지원자 리스트를 작성해야 하고 작업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 그들은 한국어 수업을 듣게 될 계획이다. 17명의 한국어 강사가 3달 동안 딜리에서 수업을 진행한다. Freitas는 “이러한 것들은 2008년 5월 13일 한국과 체결된 협정의 결과이다.”말했다. 한국에서의 고용을 위한 자격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18-38살 사이이며 범죄 경력이 없으며 행동이 바르고 한국어 수업 과정을 3달 수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정부로부터 추방당하게 된다. Apolinario Simao(실업자)는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함께 보조를 맞춘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높은 청년 실업률과 범죄에 빠져드는 것을 비난했다.
[에세이-6]티모르 레스테, 그리고 UN by 심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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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양한 단체의 마크를 붙인 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UN 마크를 단 차가 가장 많다. 간단히 UN에서 시작하여 UNDP, UNICEF, UNMIT, UNPOL 등 UN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곳 동티모르에 관여하고 있다. 9월 21일 PEACE DAY 행사장에는 각국에서 온 UN 국제 경찰이 자리를 함께 하였는데 정말 다양한 국가에서 이곳에 인력을 파견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UN이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이다. 99년 10월 25일, 동티모르 독립이 현실화될 때까지 과도기 통치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가진 ‘UN 동티모르 임시 행정 기구’ 이른바 UNDAET의 설치가 결정되었다. 원래 국가 간 분쟁 사이에서 정전 감시나 군사 철수가 중심 역할이었던 PKO(평화유지군)의 새로운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UN PKO는 캄보디아, 코소보의 경우에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국가 3권 모두를 직접 통치하는 과도 정부는 동티모르의 경우가 처음이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비판과 회의적 시각이 있었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동티모르가 아직 외부 세력의 지배 하에서 스스로의 의지와 능력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시각 역시 있었다. UN의 활동은 처음부터 만족스럽지 않은 점이 많았다. 특히, 독립-자치 선거에서 독립이 결정되고 일어난 유혈 사태는 치명적이었다. 이 때 UN의 많은 직원은 동티모르를 빠져나갔으며 이로 인해 동티모르 주민으로부터의 신뢰를 많은 부분 잃어버렸다. UN이 제시한 독립에 관한 로드맵에 대해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무리에 의해 살인과 폭력, 파괴와 방화가 일어났던 것이다. 과도 정부는 2002년 5월 20일에 독립을 선포하면서 사실상 마무리되었다. 곧 따른 대통령 선거에서는 82.7%의 선거율을 보이며 사나나 구스마웅이 선출되었다. 그렇지만 UN이 완전 철수한 것은 아니다. 2008년 지금에도 많은 UN 관련 기구를 찾아볼 수 있다. 과도 정부 이후에도 동티모르의 안정과 행정능력의 확부 등을 위한 후속 PKO와 UN 동티모르 지원단이 파견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PKO로 상록수 부대를 로스팔로스 지역에 파견한 바 있다. PEACE DAY 행사장에서 동티모르에 파견되어 있는 한국 경찰을 만날 수 있었다. 타지에서 만나 반갑기도 했으나, 한편으로 독립한지 6년이 지난 지금 아직 경찰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동티모르의 현실이 아쉬웠다. 하지만 더디더라도 하나씩 신생국 동티모르는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2008년 9월 11일 딜리 위클리에 의하면 PNTL(Timor-Leste National Police)은 NU 경찰로부터 2009년 5월에 치안에 관한 모든 책임을 위임받게 된다고 한다. 물론 여기엔 경찰력이 그때까지 완비되지 않는다면 기간은 유예될 수 있다라는 조건이 붙여져 있긴 하지만.
[에세이-5]동티모르 딜리의 마을 탐방 by 김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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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일부터 21일가지 3일간 동티모르(Timor - Leste) 수도 Dili(딜리)의 여러 마을을 홀로 걸어 다녔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본 도로 가의 건물과 사람들이 아닌, 사람 사는 모습을 몸소 느끼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다. 3일간 여섯 마을을 체험했다. 한 도시에 있는 마을들 이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각각 달랐다. 1. Merkadu Tai Besi(New Marker) 뒤편의 산동네 이 마을은 산에 위치하고 있어 자동차가 들어오지 못하고, 길이 하나밖에 없는 외길이다. 그래서 외국인이 거의 오지 않는 지역이다. Same(사메)에서와 같이 아이들이 나를 보면, 뒤에서 내 걸음에 맞춰 계속 따라온다. 내가 보는 곳을 같이 주시하고, 나에 행동을 보며 신기해한다. 다행히 사메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나에게 돌을 던지지는 않았다. 멀리서 나를 발견한 주민들은 Malae(말라이 : 테툼어로 “외국인”) 라면서 부른다. 그 답변으로 내가 Botarde(Good afternoon)라고 말하면 즐거워하면서 다시 인사를 건네준다. 산에 위치한 마을이지만 상수도 시설은 갖추어져 있어 위생과 아이들의 모습은 괜찮아 보였다. 이 마을에서는 주로 걷기만 하여 주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그러나, 길을 몰라 주민들에게 물어봤을 때 아이에서 어른까지 서로 나서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2. UN주둔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마을 처음부터 이 마을은 동티모르의 마을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완벽하게 갖추어진 하수도 시설(동티모르에는 따로 하수도 시설이 집집마다 갖추어져 있지 않다)과 시멘트로 포장된 인도와 도로, 그리고 동네 아이들의 대부분은 혼혈이거나 백인이 많았다. 외국인인 내가 지가가도 주민들은 별 반응이 없었다. 나중에 조사해보니 이 마을은 UN이나 외국인이 모여 사는 잘 사는 마을이라는 것을 알았다. 동티모르의 고소득층이 현지 주민들이 아는 UN이나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3. Kuluhun 지역의 마을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마을이다. 길가에는 사람보다 닭, 돼지, 개 등의 가축이 더 많이 보인다. 동티모르 마을의 집들은 외벽을 거의 짓지 않는다. 집과 집 사이로 항상 길이 있다. 그래서 어느 마을이나 다녀보면 미로에 들어온 기분이다. 걷다가 길을 잃어, 발코니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집이 보여 길을 물어보았다. 길은 가르쳐주지 않고 나에 대해 여러가지를 물어보아서,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티모르에 오게 된 이유와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고, 그 가족들의 구성원과 생계유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들었다. 어느 집이나 아이들의 수는 상당히 많다. 아이들만 5~8명 되는 게 보통인 거 같다. 이 마을은 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자동차는 들어올 수 없다. 공터가 없어 공은 차기 힘들고, 마을 아이들이 연을 날리는 것을 보았다. 비닐봉지를 찢어서 만든 연인데, 아이와 함께 연을 날려보았다. 전깃줄이 복잡하지 않아 엉킬 위험 없이 쉽게 연을 날릴 수 있었다. 마을 시설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나무와 가축 그리고 주민이 어우러진 포근한 느낌의 마을이었다. 4. Santa Cruz(산타크루즈) 지역의 마을 산타크루즈 묘지에서 대학살이 이루어졌던 마을이다. 얼마 전에 난민 촌에 지내던 주민들이 다시 돌아와 살고 있다. 집들의 벽이 성한 것이 거의 없다. 지붕만 겨우 다시 올려 그 안에서 살고 있다. 내가 집 앞을 지나가니 다들 경계의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 눈초리에 살기를 느껴 마을 걷기가 무서웠다. 그리고 땡볕 속에서 계속 걸었더니 지치고 목이 말랐다. 그때, 자동차 정비업을 하는 가족들이 나에게 인사를 건냈다. 반가운 인사가 아닌, 여기서 뭐하느냐라는 인사였다. 딜리의 마을을 알기 위해 혼자 걸어 다니고 있고, 한국에서 왔다고 답변했다. 동티모르 사람들은 한국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 중국인은 딜리의 상점을 독점하고 있고, 일본인은 과거에 동티모르를 침략했고, 인사를 잘하지 않아 싫어한다고 한다. 그 가족들과 함께 대나무에 칼을 묶어 나무에 매달린 망고를 따서 먹고, 의자에 앉아 물을 마시며 쉬었다. 나중에 여기서 마신 물로 인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했지만, 귀한 식수를 준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 5. Merkadu lama(Old Market) 지역의 마을 이 마을은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운딜 대학교 옆의 YMCA 숙소와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같이 운동하고, 이야기 했던 친구들이 많은 마을이다. 나무를 자르고 있는 Nunu라는 이름의 친구를 만가게 되어, 자신의 집과 가족을 소개해 주겠다며, 집으로 나를 초대했다. 온 가족들과 악수를 하고, 인사를 했다. 동티모르 악수는 한국과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손을 쥐어 잡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2단계로 엄지 사이로 손을 넣어 다시 손을 잡는다. 친한 친구 사이에는 3단계로 주먹을 서로 부딪치고 4단계로 총 모양을 손가락으로 만들어 상대방을 가리키는 것으로 끝난다. 이 마을은 자갈이 깔린 큰 길이 중앙에 있고, 양 옆에 집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시멘트 바닥으로 된 농구 코트가 있었다. 오래 전부터 마켓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정이 많아, 정돈이 잘된 시설 안에서 살고 있다. 6. 운딜대학교 뒤편의 마을 아침이면 닭들의 울음소리가 우리들을 잠에서 깨워주는 마을이다. 여태껏 가본 마을 중에서 가장 깨끗했다. 주민들 스스로 먼지가 나지 않게 집 주위에 물을 뿌리고, 쓰레기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의 옷차림이 깔끔하고, 청년들은 청바지에 말쑥한 차림이었다. 여기서 Antonio(안토니오)라는 친구를 한 명 사귀게 되었다. 역시 동티모르 사람답게 일가 친척의 집과 가족을 한 명 한 명 소개해 주었다. 잠깐 사이에 악수한 사람만 30명은 족히 넘은 거 같다. 동티모르에서는 영어를 할 수 있으면 군대, 정부, UN에서 통역이나 번역가로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친구는 동티모르 군인이었다. 옆집에 살고 있다는 태국 사람의 친구와 이야기 해보라며 나를 소개해 주었고, 그 집 아이들과 사진을 같이 찍었다. 이 마을에는 농구 코트뿐만 아니라, 배트민턴과 배구 코트까지 있다. 예전에 Mr. Song 이라는 한국 사람이 잠깐 살고 가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줬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인 나에게 모두들 호의적이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내가 자신들의 집 앞을 지나가면 의자에 앉아서 쉬어 가라고 한다. 그래서 그늘에서 마을 주민들과 둥글게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도시의 마을이 아닌 수도 딜리만의 마을을 탐방하였다. 조금씩 다른 점이 있지만 공통된 부분도 있다. 눈이 충혈되거나, 눈병에 걸린 주민이 많았다. 잘 씻지 않고 건기 동안 비가 오지 않아 먼지가 많이 날려서 그런 거 같은데, 딜리 뿐만 아니라 Same와 Lospalos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그 원인을 더 알아봐야겠다. 집 주위는 청결하고 깨끗하나, 마을 공동의 길은 지저분했다. 동티모르는 예전부터 가족중심주의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당연히 집안의 일을 돕는다. 아버지의 일은 아버지 만의 일이 아니고, 누나의 문제는 누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여러 장점이 있지만, 마을 공동 물품이나 길만 보더라도 단점을 알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은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날카로운 시선으로 경계를 하지만, 일단 인사를 하면 정말 친절하게 변한다. 가늘고 거친 눈매에서, 동그랗고 선한 눈으로 변할 때는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선천적으로 착하고 순하지만, 많은 억압과 핍박으로 인해 지금처럼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게 된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도박은 어느 마을에서나 있었다. 주로 닭싸움, 카드게임, 번호판에 공을 굴러 멈춰진 번호가 이기는 도박이 일상처럼 행해지고 있다. 워낙 낙천적인 사람들이라 도박으로 인해 큰 다툼은 없지만, 도박에서 주고 받는 액수가 너무나 큰 액수라 보기에 좋지만은 않았다. 딜리의 마을들은 우물을 쓰지 않는다. 다른 동티모르 지역의 마을과는 다르게 상수도 시설이 어느 정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통가옥을 볼 수 없는 곳이 바로 딜리이다. 모든 집들은 콘크리트 블록의 벽에, 양철로 된 지붕이다. 동티모르 만의 색을 잃어가고 있는 딜리의 마을들. 한국처럼 기반 시설과 경제 발전에만 열중하지 말고, 자연보호와 전통에 대한 보전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 사진 설명 &&가. 지도 * : YMCA 숙소 1 : Merkadu Tai besi 지역 마을 2 : UN 주둔지와 가까운 마을 3 : Kuluhun 지역 마을 4 : Santa Cruz 지역 마을 5 : Merkadu Lama 마을 6 : 운딜 지역 마을 나. 운딜 지역 마을의 아이들과 나무 그늘 아래에서 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운딜 지역 마을 (마을 청년들이 낚시줄을 이용하여 과일을 따고 있다) 라. 딜리 마을의 집은 대부분 콘크리트 벽돌로 만든 집이다 (가스불 보다는 화덕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상 목조 가옥이 사라지고 있다) 1.2.3.*지도*
[에세이-4]아반, 아띠가 말하다 <1> : 시장 by 배효정, 홍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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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과 아띠의 합동 에세이 아반 아띠야, 우리 지금까지 시장에 몇 번 갔었지? 아띠 꽤 여러 번 갔었던 것 같아. 아반 내가 있잖아, 중학생 때는 시장에 되게 자주 갔거든? 내가 사는 데는, 5일장이 서서 4일하고 9일에는 장이 섰었어. 친구들하고 가서 과자도 사먹고 핫도그도 사먹고 막 그랬었는데, 여기 시장이 우리 동네 시장보다 더 크더라. 한 나라의 수도에 서는 시장이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너네도 5일장이란 게 섰어? 아띠 5일 장이 있어. 우리 순천에도 5일 장이 있고, 또 다른 여러 장(場)이 있는데, 관심이 없어서 무슨 장이 있는 진 모르겠다. 근데 나도, 부모님이 식당 일을 하셨을 때, 여러 번 따라다녀 봤었는데 주말이면 어김없이 아빠랑 엄마랑 새벽 장에 가곤 했어. 아반 으음. 새벽 장? 여기도 새벽에 되게 일찍부터 장이 서잖아. 우리 아침마다 빵 사러 갈 때도 6시 반? 이 정도로 일찍 나서는데도, 가면 사람들이 막 북적북적하고, 가족 단위로 나온 사람들도 많고, 여기는 사람들이 대체로 굉장히 일찍부터 움직이는 것 같애. 그래서 새벽에 시장에 갔는데도, 한국에서 그런 새벽 시장 아니고, 그냥 보통 장날 같은 그런 느낌? 아띠 내가 동티모르 와서, 영주 언니랑 첫 당번이어서 먼저 빵을 사러 시장에 갔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무슨 (특별한) 장날인 줄 알았어. 아반 나는 맨첨에, 딜리 투어 한다고 간사님들하고 다 같이 시장에 갔을 때- 거기 있잖아, 왜. 여기서 제일 가까운 시장. (보람 언니가 라마 시장이라고 알려줬다.) 아, 메르카두 라마! 그 때 딱 맨 처음에 갔을 때, 두부 보고 놀라고, 우리 한국이랑 똑같은 게 있어서, 옷 파는 데 보고 놀라고, 곳곳에 묶여 있는 닭 보고 놀라고. 생고기들을 막 널어놓고 파는 거 보고 놀라고 막 그랬어. 두부는, 한국이랑 똑같긴 해서 좋긴 했는데, 사실은 한 통에 두부가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여져 있는데, 거기 그 국물 있잖아, 하얀 물 안에 담겨져 있는 두부, 그게 사실은 좀, 비위생적이라 할까. 사먹고 싶지는 않다. 뭐 그런 생각? 그랬고, 옷 파는 거는, 내가 생각했을 땐 그게 구호물잔데, 원조로 세계 각국에서 구호품으로 온 그런 옷가지들? 나는 그런 게, NGO나, 정부를 통해서 사람들한테 그게 무료로 다 배포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어떻게 상인들의 손에 넘어가서, 그게 하나의 벌이의 수단이 되고, 사람들이 원조로 온 그런 물건들을, 돈을 주고 사야하고. 그리고 또, 새 옷이 아니니까, 나는 구경만 하는 말라이 입장에서, 아, 여기서 옷 살 일은 없겠다. 그렇게 생각했고, 닭! 닭이, 나는 걸어 다니는 데 발에 차일 것처럼 막 닭이 있었잖아. 무섭기도 하고, 걸리적거려서 싫었는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녀서 신기했어. 생고기들은, 징그럽기도 하면서, 상할까봐 걱정됐고. 아띠 나도 처음 시장 갔을 때, 막 돌아다니는 닭과, 개, 돼지. 돼지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 되게 오기 전에, 광견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개가 물진 않을까~ 그리고, 닭이 혹시나 쪼아댈까 봐~ 걱정도 했었고, 너가 말했듯이, 옷. 나는 헌옷을 입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서, 처음에는 정말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여기 현지 사람들한테는 어쩔 수 없이 사 입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 새 옷을 사려고 하면, 가격이 한달치 아침 식사 값이랑 맞먹는다는 걸 알게 됐고. 그리고, 제일로 놀랬던 거. 우리, 소모초에서 로스 팔 로스 시장에 갔었는데 저녁 반찬으로 사용할 고기 샀잖아. 아주 경악을 했었지. 아반 왜? 아띠 소머리랑 소가죽이 잘린 채로 옆에 있었고, 우리나라에선 쓰레기 취급이나 할 것 같은 고기들... 옆에선 팔려고 내놓은 고기 위에는 수백 마리의 파리들! 그거 보고는 저녁에 밥을 못 먹겠다고까지 생각이 들었다?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 하지만 저녁에 맛있게 먹었다는 거~ (웃음) 벌써 여기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는 것 같애. 아반 (같이 웃음) 맞어. 나도 그 때, 소모초에서- 그 소고기 장사하시는 분들이, 옆에 있는 소들을 가리키면서, 지금 썰어둔 고기 다 팔면, 옆에 있는 소를 즉석에서 잡아 죽여서, 다시 그 고기를 썰어서 판다고 했을 때- 완전 경악했잖아. 그 옆에 있는 소를 가만히 지켜봤는데, 왠지 슬퍼보이는 그 눈. 아띠 눈망울에서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눈! 아반 어, 그 눈. 막, 좀 슬퍼 보이기도 하면서, 동공이 풀린 것 같은... 그러고, 죽을 걸 알고 있는 것처럼, 뭔가... 아띠 멕아리 없는. 아반 응, 멕아리 없어 보이는 그 표정이랑, 그 소가, 항문에 힘이 풀려가지고, 소한테도 대변이라 그러나? 막 그런 게 다 나와 있는 거 보는데, 진짜 기분이 이상한 거야. 또 그걸 사가지고, 맛있게 먹어댈 나를 생각하니, 좀, 기분이 그랬어. 옷, 옷! 아띠 옷? 아반 옷도, 나도 그거 보면서, 시장에서. 헌옷이기도 하고, 낡아 보이기도 하고, 절대로 내가 사 입겠다거나, 사 입을 수 있다고 조차 생각을 못했었는데, 사메(Same)에 가져갈 긴 옷이 부족하다고, 옷을 사겠다고 딱 마음을 먹으니까, 갑자기 한 컷 풍경에 지나지 않던, 그 시장에 옷들이, 예쁜 옷도 보이고, 우리 유행에 맞을 것 같은 그런 옷도 보이고, 옷 욕심이 막 생기잖아? 그래서 딱, 너랑 같이 시장 가가지고, 옷을 산 날. 내가 제일 많이 샀잖아. 사고 나니까, 헌 옷이다 낡았다, 그런 생각이 안 들고, 현지에 적응을 했다 해야 하나-. 그냥 자연스럽게, 일상인 것처럼, 그랬어. 아띠 근데, 나는 너하고 좀 반대의 생각을 해. 둘이서 시장에 가가지고, 옷을 샀잖아? 근데, 사고 나서도, 세탁을 한 번 하고 나서도, 그냥. 왠지 모를 찝찝함에, 이걸 입어야 하나... 입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되게 많이 했었어. 근데, 막상 입으니까, 그냥, 헌 옷 같지 않은 느낌. !?!? 지금은 잘 입고 다녀. (웃음) 아반 잘 입고 다니고, 또 잘 어울리잖아. 아띠 나야 뭐. (졸라 웃음) 아반 (잠시 침묵. -_-) 나는, 헌옷이라서 찝찝했다거나, 그렇다기 보다는. 여기 사람들이, 우리도 그렇지만, 그렇게 옷을 자주 사 입고 그렇지는 못할텐데, 헌옷을 사면서도 기쁘고 행복하다고 느낄까. 다른 나라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입다가, 거의 버리기 직전에, 혹은 자선한답시고(?), 이건 좀 표현이 그렇다. 무튼, 그렇게 보내온 물자들을, 사 입으면서 진짜로, 우리가 옷 살 때처럼, 행복하고 기쁘고, 막 설레고, 자랑하고 싶을까~ 그런 생각했었는데, 내가 사고 나니까, 똑같다는 걸 느꼈어. 아띠 응, 나도 그건 너랑 같은 생각을 했어. 그리고, 산 헌 옷을 입으면서도, 사람들이 옷이 이쁘다고 막 그랬었잖아. 그냥, 왠지 뿌듯했지. (웃음) 너도 지금 산 (헌) 옷을 입고 있어. (웃음) 아반 (와하하하) 아띠 또 시장에 대해서, 인상적이었던 건 어떤 게 있어? 아반 음. 우리 숙소 양쪽으로 시장이 두 개가 있잖아. 왼쪽으로 가면, 라마 시장이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우리가 아침마다 빵 사러 가는 무지무지 큰 시장! 라마 시장도 꽤 규모가 있는 시장 같은데, 가까운 곳에 시장이 여러개가 계속 있으니까, 그것도 좀 신기한 것 같애. 거리에 잡상인이 많은 건 뭐, 그렇다 쳐도. 우리 사오 미구엘 학교 가는 길에, 시장 큰 거 또 있잖아? 아띠 맞어. 우리나라에는 보통- 뭐라 그래야 하지? 시장이라 하면, 차를 타고 가야 갈 수 있는데, 여기는 그냥 눈에 띄는 곳이 다 시장이잖아. 아반 맞어, 맞어. 나 저번에는, 딜리 시내를 그냥 걷고 있었거든? 어떤 아저씨가, 나뭇가지 끝에 오징어랑 생선을 몇 마리씩 묶어가지고 팔고 다니는 거야-. 아띠 정말? 나는 그 거까지는 못 봤는데- 아반 오징어를 팔더라니까~ 아띠 그것도, 파리가 끓던? (웃음) 여기는 무슨, 시장에 파리밖에 없어. (웃음, 웃음) 아반 파리는 모르겠다. (웃음) 해산물 시장이 있다고 동화 간사님한테 듣긴 했는데- 아띠 여기에? 아반 저기- 바다 있는 해안 지방에 가면 있대. 큰 지 작은 진 모르겠지만. 아띠 그럼 그 고기 잡는 건 봤어? 아반 아직 내 얘기 안 끝났거든? 아띠 에이에잉~~(웃음) 아반 음. 해산물 시장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아직 딜리 시내에서는 못 봤잖아-. 그렇게 사람들이 그 날 그 날 잡은 생선을 들고 다니면서 파니까, 여기서는~ 엄마들이 식사 준비 할려고 하거나, 그럴 때 되게 즉흥적일 것 같애. 내일은 뭐, 생선 요리를 해야겠다, 라던가 그런 계획이~ 생선 장수를 만나면, 성공하는 거고, 그 날 생선장수를 못 마주치면,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하는 거고. (흐흐) 고기 잡는 건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 봤어? 아띠 저번에 사무국에서 원팀장님이랑 김지혜 간사님 오셨을 때? 그 때 해변가에 외식(저녁식사)하러 나갔었잖아. 그 때 뒤편에서, 사람들이 무리지어서, 등을 들고, 그룹으로 다니는 거야. 그 때 궁금해서, 간사님한테 물어봤었는데. (생각 중) 그게 고기잡으러 다니는 거였대. 고기를 어떻게 잡냐면, 막 이렇게, 등을 잡고 그룹으로 다니다가, 고기가 탁 수면위로 튀어 오르면, 돌맹이 같을 걸 딱 던져서 고기를 잡는 거야. 아반 엥? 돌로 튀어 오르는 고기를 잡는다고? 좀 웃긴데? 아띠 멀리서 본거였는데, 그게, 고기를 잡는 게, 진짜 보였어. (웃음) 되게 잘 잡던데? 아반 낚싯대 같은 걸 쓰는건가? 아띠 낚싯대는 아니었어. 돌아다니면서, 뭘 던져서 기절을 시켰어. 아반 완전 신기하다-. 아띠 그리고 또 있어. 며칠 전에 해변가에 갔었는데, 거기서도 고기 잡는 걸 봤거든? 보통 우리나라에서 쓰는 그런 낚싯대가 아니고, 페트병에다가 낚시줄을 감아놓고, 바늘 하나 달아서 낚시 하는 걸 봤는데, 분명히 낚시 중인 사람은 네다섯명이나 됐는데, 잡는 건 한 번도 못봤어. 아반 ㅋㅋㅋ(웃음) 등을 들어라 그래라~ (웃음) 오오, 하긴. 해산물 시장은 못 봤어도, 우리 로스팔로스 갈 때랑 올 때~ 해변가에 있는 도로로 막~ 가다가, 점심을 해변가에 있는 식당에서 해결했잖아~ 그 때 반찬이 다 생선이었던 거 보면, 그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방법으로 생선을 잡아서 요리해둔 게 아닐까 싶어. 거긴 또, 반찬이 생선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더라. 사메 갈 때는 그래도 산악지방이고 해서 그런지, 닭고기도 있고, 이런 저런 야채 요리도 식당에서 팔았었는데, 유독 해변가 지날 때 들렸던 식당에는 생선 요리가 많았던 것 같애. 아띠 아, 그 생선? (묘한 웃음?) 아마, 생선의 반은, 뱉었던 것 같애. 너무 짜서. (웃음) 진짜로. 아반 나는 완전 잘 먹었는데. (웃음) 아참, 그러고 보면 큰 마트랑, 시장이랑 비교해 봐도 재밌을 것 같애. 아띠 비교? 아반 너의 화교이야기. 이건 다음에 할까? 아띠 흠. 그래도, 제일 웃긴 건, 가격인 거 같애. 아반 가격? 어디서 무슨 가격? 아띠 시장하고- 마트하고 가격 차이가 무지 나는 것 같애. 아반 같은 상품이? 아띠 응. 과자같은 경우도, 그냥 길거리에서는 50센트에 팔던 과자가, 큰 마트에 가면 2달러에 팔리고 있고... 무튼, 다 애매한 것 같애. 또 가격 차이가 나는 게 되게 많았는데...? 마트끼리도, 똑같은 상품인데도 가격이 되게 차이 나는 걸 많이 봤어. 아반 으음~ 난 자세히 관찰 안 해봤는데. 신경 써가면서 물건 사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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