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서 부랴부랴 다시 아산으로 넘어와서 반딧불이 지역아동센터에 갔습니다. 천진난만하고 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서울에서 국내 훈련 때 했었던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을 이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저학년 친구들도 많이 있어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많은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는 민지와 동민이.
강민지 : “엄마 존경한다!♥” 엄마와 통화하며 이 말을 외쳤다. 나의 엄마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선생님이다. 그동안은 선생님이란 단어를 그저 세상의 수많은 직업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2주 동안의 지역YMCA 인턴십을 통해 두 번이나 선생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내가 가진 무엇인가를 전달해 준다는 처음의 내 생각이 얼마나 부족한 모습인지 나날이 느낀다. 내가 준 것보다 훨씬 더 큰 것을 주는 존재가 나의 어린 친구들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반딧불이 지역아동센터에서의 강민지 선생님은 말 그대로 ‘소진됐다.’ 교육 시작한 지 10분 후, 각 학년 초등학교 친구들로 구성된 아이들과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춰야 할지, 한국어라는 공통 언어를 사용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소통해야 하는지 고민이 시작됐다. 낯선 이들에 대한 반가움이 극대화 돼 아이들이 흥분하면서 더 큰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설명을 하면서 한 두명의 친구들이라도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설익은 설명이지만 오늘의 수업을 통해 느낀 소감을 말할 때 마음 속 감사함이 진심으로 밀려왔다. 고맙다, 친구들아!:)
내포생태교육연구소에서의 강의는 기존의 내 생각의 틀을 깰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존에 내가 가진 생태에 관한 관점은 내 옆에 공존하는 자연이었다. 특별한 이유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여겼었다. 비단 자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운동’ 하는,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우리의 삶인 것이다. 세상의 어떤 것에도 같은 개념을 적용하면서 내 사고를 보다 강하고 유연하게 키워나갈 다짐을 했다. 내일의 또 한 번의 강의가 왕따시 더 기대되는 이유이다.
김보람 :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러 ‘내포생태연구소’에 가기 위해 예산행 버스에 탔다. 이미 정재근 선생님에 대해 좋은 말을 많이 들었던지라 더욱 기대되는 날이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연구소였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들이 넘쳤다. 정재근 선생님께서 좋은 말씀을 정말 많이 해 주셔서 아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평소에 생각지도 않은 사소한 것들에서부터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회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산에서의 일정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반딧불이는 조금 늦게 도착했다. 양해를 구했지만 그래도 그곳에 계신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서울에서 국내 훈련 때 했었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산만하고 진행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많은 아이들이 이해를 잘 하고 있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널널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오늘은 일정이 모두 끝난 후 숙소로 돌아와 오랜만에 회의를 하였다. 서로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도 많이 오갔고 서로에 대해 좀 더 많이 알아가는 단계를 천천히 밟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한 톤 더 진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국내 훈련을 받기 전에 옅은 24살의 나였다면 지금은 조금 더 진해진, 그리고 국내 훈련이 끝나고 난 후에는 아주 짙은 24살의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동민 : 매일 매일이 신선한 자극의 연속이다. 이희남 간사님 덕분에 이 지역의 대단한 분들은 다 만나고 다니는 듯하다. 오늘은 간사님께서 극찬 하신 내포생태교육연구소의 정재근 선생님을 만나 뵈었다. 예상했던 외모와는 달리 너무나 편하신 모습...좋았다. 선생님의 농담으로 시작된 몇 시간의 강의는 완전 홀릭 수준이었다. 생태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가, ‘엔트로피’라는 에너지와 관련된 용어를 통해 인간에 대해서, 사회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는데...최고였다. (매일 ‘최고였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은데..어쩔 수 없음. 첫 문장처럼 매일 매일이 신선한 자극이니깐...) 선생님께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중에서 내가 최근에 계속 생각하고 질문했던 것에 답을 찾을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일단은 좀 더 내 머릿속에서 정리를 해봐야겠다. 그리고 오후에는 ‘반딧불이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다. 센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1시간 30분 정도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아나 간사님께서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다면 무리일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역시나 무리였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진행하고 설명하였더니, 마지막에 초등학교 2학년 친구가 ‘세계 모든 친구들은 소중해요’라는 한마디를 해주었다. 그 한마디로도 오늘의 임무는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제 아산에서의 일정이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2주간 아산에서의 생활이 휙 지나가는 것 같지만, 그만큼 시간이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항상 즐겁다. 감사하다. 다행이다. :)
한상진 : 정말 생각하게 만드는 하루였다. 생태연구소를 방문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뜻깊은 강의를 받은것 같아서 좋았다. 자연을 통해서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볼수있다는것을 배웠고, 자연스러움 이라는것을 배웠다. 구지 설명과 규칙을 정하지 않아도 자연그대로를 통해서 아이들과 자연이 소통할수있는 법을 배운것 같아서 뜻깊은 하루가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어진 반딧불이 늘 느끼는 거지만 말이 통하는 애들과도 이렇게 어려운데 가서는 어떻게 소통할지를 매일 매일 생각해본다. 하지만 미리 겁내하지말고 걱정하지말자고 생각한다. 가서 그 아이들을 봤을때 답은 언제나 우리에게 나올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허소현 : 놀이를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 아이들과 함께 순수한 목적으로 모든 것을 가지고 놀이를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 내포 생태놀이 연구소 정재근 대표님께서는 모든 것이 아이들의 놀이 활동이 된다고 단정 지어서 말씀해 주셨다. 규칙을 갖지 않고, 모든 것 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어렵고도 힘든일 인것 같다. 고속버스를 타고 한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예산을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지만,“ 아, 이건 이래서 이렇구나” 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반딧불이 지역아동센터에서의 활동은, 우리를 상황대처능력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어느 누구보다 아이들을 많이 만났다고 생각해 왔지만, 새로운 사람이 왔을 때 아이들이 조금 흥분했는지, 주의집중이 되지 않아서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스리랑카에 가서 말도 안 통하는 아이들과 이러한 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주고, 같이 뛰어놀다 보니 아이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함께 해 주어서 고마웠다.
스리랑카팀원들과 함께 합숙한지 어언 10일을 향해 왔다. 그동안 이런 저런일이 있었지만,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의지하면서 생활하다 보니 어느새 완전 100 % 친해진 단계는 아니지만, 이상태로 간다면 오랜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생활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하루도 함께 해 준 스리랑카팀 팀원들에게 감사하며 오늘 하루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