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자마자 언니들을 졸랐다.
"언니 우리 꼭 캄보디아에서 달력 공짜로 받아가자~ 알았지?"
빨간 날도 한국과 다르게 표시되어 있을게 분명한게 난 캄보디아 달력이 갖고 싶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책상 위에 놓고 이래뵈도 나 캄보디아 갔다온 여자야 라고 말하고 싶었나보다.
하루는 선경이언니를 붙잡고
"가자 오늘은 달력이 나왔을꺼 같아"
라고 말하고 선경이 언니랑 집 앞 가까운 은행에 갔다.
난 은행 직원에게
"그뇸 쩡 갤린더(나는 갤린더를 원해요) 그뇸 쩡 갤린더"
그 말을 열번은 더 한것 같다.
내 발음의 문제일까?
은행 직원은 모르겠다는 듯이 날 계속 쳐다봤고 난 하는 수 없이 종이에 갤린더를 그렸다.
그제서야 은행 직원은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노.............
여기서 포기 할수 없어 바로 옆에 있는 은행을 갔다.
들어가자마자 테이블에 놓여있는 달력!
또 다시 나는 은행 직원에게 "그뇸 아오이 띠니(이거 주세요)"
하지만 그 곳 역시 노................
이 달력은 샘플이다 그래서 줄수 없다.
하긴 여기가 한국이 아니니깐 나처럼 달력 받으러 다니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할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얼마전에 초이언니랑 혜민언니가 오더니 짠~선물 하고 달력을 가져왔다.
내가 달력 타령을 한지 한달이나 지났는데 그 걸 잊지 않고 나갔다 오는 길에 은행마다 들러 받아온 달력
신이나서 혜민언니랑 달력 구경을 하다가 서로의 달력에 편지를 써주기로 했다.
그때부터 우린 서로의 달력에 12개의 편지를 썼다.
넷이서 각자 자기의 공간으로 가서 서로의 달력에 1월엔 1월편지를 2월엔 2월의 편지를......
( 우린 방은 하나인데도 각자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
동쪽 벽은 내가 서쪽 벽은 혜민언니가 북쪽벽은 초이언니 선경언니
항상 그 쪽 벽에 기대어 일기를 쓰니깐...............)
* 5월에 혜민언니가 보내는 편지
우와~ 은정이랑 상관없는 어린이날 그래도 나한테는 영원한 귀여운 기럭지 막내 선물보낼께 집주소 문자로 보내ㅋㅋ
* 9월에 선경언니가 보내는 편지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구월이다ㅋㅋ서울까지 너 살찌는 소리가 들린다 들려! 또 단걸 입에 달고 사는 건 아니지? 목이 자주 마르다면... 소변을 자주 본다면... 100%입니다...
* 10월에 초이언니가 보내는 편지
명절음식 먹고 있지? 너 추석이라고 혜민언니네 집에 가서 먹고 있는거 아니지?ㅋㅋ보름달 보면서 우리 생각해ㅋㅋ
내 달력엔 36개의 언니들의 마음이 들어있다
그렇게 우린 12월 30일을 보냈다
그리고 그날 내 일기엔 온통 언니들 얘기 뿐이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