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bantayan 교통마비
12월 7일. 10시 30분경부터 new bantayan 지역의 대중교통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순시온의 한 바랑가이인 new bantayan은 아순시온의 중심 바랑가이라고 할 수 있는 cambanogoy와 오토바이로 15분가량 떨어져 있어 cambanogoy로 가거나 따굼시티 까지 가려면 멀티캡이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한다.
그러나 이날 10시 30분쯤부터 동네에 어떤 대중교통도 지나가지 않아 주민들의 발이 꽁꽁 묶이는 일이 벌어졌다. 이유인즉슨, 같은 시각 필리핀의 국민영웅인 ‘pacquiao(29)'의 복싱경기가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경기 때는 온 국민이 TV앞에 모여 그의 복싱 경기를 보기 때문에 드라이버들 역시 생업을 중단하고 ’국가적 대사‘라 할 수 있는 그의 경기를 시청한다는 것이다. 더군다가 이번 경기는 ’골든보이‘로 유명한 미국의 ‘오스카 델라 호야(35)‘와의 경기였고 많은 전문가들은 호야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필리핀 사람들이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은 하필이면 아순시온 YMCA로 자원 활동을 온 한국인들이 new bantayan의 캡틴인 ALVIN S. ALMEDA Sr 댁에 홈스테이를 온 두 번째 날이기도 했다. 그날 따굼으로 나갈 계획이었던 그들 역시 꼼짝없이 박이 묶이게 되었다. 그들은 처음에 멀티캡을 한참 기다려도 오지 않아 유난히 더웠던 그 날의 날씨 때문에 운전자들이 쉬나 싶었다고 한다. 한국인 봉사자 강지혜 씨(22)는 “이유가 파키아오의 경기때문이라는 걸 알고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그렇지만 그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GYM앞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경기를 구경하고, 리뷰까지 꼼꼼하게 챙겨본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들에게 파키아오가 얼마나 큰 자부심인지 잘 알고 있어요. 또 어제부터 마을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오늘의 경기 시간을 묻고 확인하는 등 이번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것 같더라구요. 비록 스케줄에 지장이 생겼지만 그 덕에 필리핀 사람들과 그들의 영웅이 용감하게 싸우는 모습을 지겨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참 재미있었어요.”
이날 경기는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에서 열린 웰터급(66.68kg) 12라운드 논타이틀 경기로 파키아오의 빠른 스트레이트급 잽을 견디지 못하고 호야가 기권해 TKO패를 당했다. 승리의 챔피온 벨트가 필리핀의 복싱 영웅에게 돌아갔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필리핀 사람들의 인사말은 “오늘 피키아오 경기 봤어요?” 였다.
“종종 필리핀 사람들로부터 파키아오를 아냐는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있어요. 솔직히 복싱에 관심도 없고 해서 당연히 몰랐죠. 그래서 단지 꽤 유명한 운동선수이겠거니 했어요. 우리나라의 박태환이나 김연아 정도 되겠지 생각했는데 이들에게 피티아오는 단순히 국위 선양하는 동포 이상의 존재인 것 같아요. 물론 워낙에 스포츠 스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는 이 곳 사람들의 말 그대로 ‘필리핀의 영웅’이에요.” 한국인 봉사자 김지은 씨(22)가 말했다.
파키아오는 필리핀 민다나오 섬 출신으로 일로카노(필리핀 민족 중 하나)이다. 현재는 마닐라와 다바오에 집이 있어 두 곳을 오가며 살고 있다고 한다. 파키아오는 6월 미국의 데이비드 디아즈(32)를 9회 KO로 꺾고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면서 아시아인 최초로 4체급을 석권했다. 호야를 꺾은 파키아오의 전적은 48승(36KO) 3패가 됐다. 호야는 이번 패배로 39승(30KO) 6패가 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호야가 프로 데뷔 후 KO패를 당한 적은 한 번 있으나 기권하는 바람에 TKO패를 당하기는 처음이다.
“오늘은 필리핀 모든 국민들이 이날을 기념하며 즐기겠군요?” 하는 봉사자의 물음에
“물론이죠!”하고 바랑가이 캡틴이 술 한 잔 하시고 기분 좋은 미소로 대답했다.
승리를 환호하고 있는 마니 파키아오.
기권하며 수건을 던지고 있는 호야
필리핀 언론은 그의 승리는 대서특필 했다.
'심플 리빙'을 지향하시는 멋진 new bantayan의 캡틴.
두개의 하늘을 가진 평화로운 new bantay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