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일 금요일 날씨: 맑음
오늘은 10월의 첫째 날이다. 캄보디아에서의 9월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 뭔가 허전하면서도 시간에 대해 긴장하게 되는 날이다. 오늘은 10월의 첫째 날이기도 하면서 도서관 프로그램도 처음으로 하는 날이다. 도서관 프로그램을 준비 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즐거운 프로그램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 도서관프로그램으로는 천안에서 합숙훈련을 할 때 배운 북 아트를 이용한 자기소개하기였다. 종이를 펼치면 코와 입은 입체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나머지 눈이랑 머리카락 ....등등은 직접 그려서 자신의 얼굴을 꾸며나가는 것이었다. 이날 70여명의 아이들이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왔었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내 얼굴과 똑같은 얼굴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분명 얼굴을 꾸미기 전에 찐눈 선생님(통역 해주시는 분)께서 자신의 얼굴을 그려 라고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부분의 아이들은 내 얼굴을 그렸다.
그 이유는 이날 아이들에게 샘플로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갔던 내 얼굴을 보고 자신의 얼굴을 그리기 보단 내 얼굴을 똑같이 그렸던 것이다. 안경을 낀 얼굴을 그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니악 엇 미은 봐엔따”(너는 안경이 없자나)라는 말을 했지만 그냥 예쁜 미소만 띄며 계속해서 나의 얼굴을 그려나갔다. 이날 안경을 낀 사람은 유일하게 나밖에 없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 그려나가고 있는 얼굴은 안경을 낀 나의 얼굴이었다. 아이들이 그림을 다 그리고 나에게 보여줄 때마다 내 얼굴이라서 얼마나 웃겼던지 모르겠다. 얼굴을 꾸미는 시간이 끝나고 5명 정도의 아이들이 앞에 나와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록 그린 얼굴은 나였지만 자기소개를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여 매우 기특했다.
이날은 도서관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위도 많이 부족했고, 종이도 얇아서 코랑 입이 입체적으로 잘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크레파스도 턱없이 많이 부족했고, 전체적인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과 소통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10월의 첫 출발이 우리 팀원 5명이 함께 했다는 것도 너무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의 도서관 프로그램도 매우 기대되며 매주 금요일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