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시엠립에서 뜨거운 12월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내 머리도 마음도 무척이나 뜨겁다.
이 곳 아시아 속 캄보디아에는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상황들이 있다. 활동을 하며, 이 모든 것들을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이해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진심 어리게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노력들이었다.
타인들의 눈을 의식하는 나, 타인들의 평가를 의식하는 나. 수많은 의식 거리들 중에 내가 바라본 나를 의식한 적이 있었나. 내가 가진 경험들, 내가 가진 생각들, 그로인해 갖게 되는 편견들, 그런 나를 먼저 알고 이해해야 했다.
새까만 피부에 맑은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 사랑받기보다 사랑할 줄 아는 너무나도 어여쁜 아이들. 이 천국 속에서 아이들의 모습과 같이, 여기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같이, 점점 물들어 가는 서로를 보며 ‘참으로 행복하고 또 행복하다.’ 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뇐다.
성장통
그렇지만 사람은 참으로 망각의 동물인지, 이렇게 즐겁게 살면서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배배 꼬인 마음들과 남들이 그다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생기는 짜증과 불편함으로 가득 차 있는 내 모습을,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내 자신에게 찾아온 말도 안 되는 것들과 싸우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마치, 우리가 어른으로 커가는 과정 속에서 원하던 원치 않던 맞이하게 되는 사춘기 2차성징과 같이, 아시아의 좋은 친구들 라온아띠가 된 나는 이렇게 또 다른 성장통을 겪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못하고 정신없어 할 나 자신과의 싸움을 지금은 좀 더 느긋하게 받아들이며 여유롭게 숨을 고른다.
‘좀 더 천천히.. 좀 더 천천히..’
되뇌고 또 되뇌며, 나의시선, 나의 마음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입에 늘 붙어있던 ‘빨리 빨리’ 보다, 아직은 조금 어색하기도 한 ‘천천히’를 외친다. 그동안 못 보았던 사람들의 표정들, 행동들, 마음들.. 이제는 조금씩 볼 수 있고, 조금씩 느낄 수 있다.
아직도 가끔 배배 꼬이는 마음들을 나도 주체하지 못 할 때, 심술궂은 내 마음들을 자주 보게 될 때, 다른 누군가와 나 자신을 비교하게 될 때, 또 다시 나는 천천히 숨을 고르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어떤 것 보다가 아니라,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자고, 오늘보다는 내일 더 나은 내가 되자고 말이다.
마음껏 사랑하는 삶
모든 것들에 있는 어려움과 힘듦은, 나와 다른 많은 사람들 속에, 내가 미처 몰랐던 다른 상황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의 마음가짐에 있었다는 것을.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이곳에서 걱정 없이 나에 대해 맘껏 고민하고, 아시아를 맘껏 품으며, 맘껏 사랑하고 사는 나의 작은 고백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