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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8 : 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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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텔 cao son lam (높다, 아들이름, 주인이름) 호치민 시 투둑군에 위치해 있다. 그 인근에서 가장 높은 4층짜리 건물이며, 각 방에는 kbs 월드 채널이 나오는 유선방송과 에어컨이 구비되어 있고, 아침밥을 제공한다. 투숙객보다 많은 가족이 살고 있으며, 파티와 가라오케를 좋아한다. 한 때는 투숙객의 세 배에 달하는 가족이 거주하여 파문. 호텔 가족.Co Hoa : 호텔의 주인아주머니. 호텔 로비에는 그녀의 커다란 사진이 푸른 조명과 함께 걸려 있어, 저녁에는 호텔 밖에서도 그 사진이 보여 제법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국제성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으며, 가끔 한국식 라면을 아침밥으로 제공한다. Chu Lam : 호텔의 사장.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의 소유자. 우리를 만날 때 마다 아주 신나는 목소리로 "밥은 먹었니?" 라고 물어본다. 한 손에 담배를 들고, 다른 한 손은 의자에 걸치는 모습이 마치 마피아를 연상케한다. 얼마 전 60대 일본인 할아버지와의 물담배 피기에서 크게 승리했다. Chi Huong : 호텔의 첫째 딸. 사실은 양딸로 Co Hoa 는 그녀의 작은 이모이다. 그녀의 친모는 하노이 근처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인 투숙객들의 교주같은 존재로 호치민의 놀이문화와 밤문화 술문화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9살 자녀가 있고, 돈을 모아서 60살이 되면 남편은 병원으로 보내고 아들은 미국으로 유학, 자신은 호주에서 사는 것이 꿈이다. 한국계 회사에 10년 째 다니고 있고, 그녀의 사장 이름은 김흥수 씨이다. 10년 째 한국계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한국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녀의 콤플렉스. Anh Khiem : Chi Huong의 남편, 호텔의 사위. 초급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여행회사에 다니고 있고, 이후에 자신의 여행회사를 갖는 것이 꿈이다. 한국어 능력시험에 대비하여 한국인 투숙객들로부터 듣기 연습을 했으나, 시험에는 실패했다. 베트남 YMCA의 자원봉사자이기도 하며, 맥주를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는 "조금 오해", "사양하지 마요", "한베의 우호를 위하여".Chi Hoa : 호텔의 둘째 딸. 직업은 베일에 쌓여있고, 남자친구와 곧 결혼할 예정. Lam 씨의 후계자로 지목받아 최근에 인수인계에 들어가고 있는 듯. Son : 호텔의 막내 아들. 아직 군대를 다녀 오지 않았고, 여자 친구가 있다. 훈남. 한국인 투숙객 중 한명은 그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으나, 최근 정리. 4층 콧털 아저씨. : 이름은 Nam. 호치민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다. 호텔 가족의 사촌. 그의 명함에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변호사라고 소개되어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베트남어를 굉장히 잘하는 베트남 변호사. 2. YMCA Viet Nam.1층에는 식당과 기숙사, 2층에는 미싱공장, 3층에는 사무실이 있다. 2층의 미싱공장은 15세에서 24세의 젊은이들이 1층에서 기숙하면서 미싱을 배우며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베트남 YMCA는 아직 그 정체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지 않다. Chu Loc : 베트남 YMCA 사무총장. 흰색 눈썹과 화려한 베트남식 영어발음이 매력적인 교수님 느낌의 아저씨. 그의 방에는 알 수 없는 오오라가 풍겨서 우리는 그의 방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한다. Chi Xuan : 현지 스탭. 한국인 학생들에게 베트남어를 전투적으로 가르친다. 특기는 한국인 대상으로 베트남어 시험보기, 벌세우기, 노래시키기, 표정굳기 등이 있다. 필살기는 역시 정색으로 그녀의 정색은 주변 사람을 얼게 한다. 공동체 놀이를 굉장히 좋아하고, 반칙도 굉장히 좋아한다. 반칙은 그녀의 삶의 원동력.Chi Dung : 현지 스탭. 굉장히 바쁘다. 조그만 목소리와 눈웃음이 매력적이다. 경제관념이 철저하고, 첫인상이 서늘하여, 초반 한국인 학생들은 그녀를 공안으로 의심. 현재 메콩으로 출장중에 있다. Co Nam : 베트남 YMCA의 엄마. 밥을 빨리 만들 수 있고, 그녀의 커다란 웃음소리는 모두의 기분을 좋게 하는 능력이 있다. 특기는 20000동(1300원정도)에 머리깎고, 면도하고, 귀도 파주는 미용실 소개해주기. 꼬집기를 좋아하고, 때리기도 좋아하고, 놀리기도 좋아한다. 그녀의 웃음소리를 녹음하는 것이 한국인 학생들의 희망이다. Ang Phong : 베트남 YMCA 의 기사. 베스트 드라이버다. 한손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전거를 끌고 갈 수 있다. 톰과 제리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한손에는 늘 신문이 들려 있다. 낚시를 좋아하여 종종 강가에서 발견할 수 있다. Co Nam의 사위.3.Hong An 유치원동나이성에 위치한 YMCA 가 운영하는 유치원. 공단 노동자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생후 18개월부터 만 5세까지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총 12명의 선생님이 있고, 최근에는 한국인 보조교사 5명이 함께 하고 있다. Co Hien : 유치원의 원장선생님. 32세. 굉장히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 YMCA 자원봉사자를 하다가 소개되어 유치원의 원장선생님이 되었다. 얼마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이마를 꼬맸다. 한국 이름은 신지. Co Lien : 새싹 반 선생님. 유치원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화가 나면 의자를 차기도 하고, 공책을 던지기도 한다. 사실 꿈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이나, 이런 저런 이유로 유치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22세. 그가 화를 내면 인근의 한국인 선생님들도 같이 얼어있다. 한국인 선생님들의 베트남어 선생님을 자청하고 있으며, 그의 작문 숙제 주제는 대체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누가 제일 좋으냐" 등의 질문이다. 한국 이름은 남주.Co Tram : 새싹 반 선생님. 23세. 웃는 모습이 무지하게 매력적이고, 유치원 선생님이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그녀의 수업을 보고 있자면 감동하게 된다. 한국인 선생님들은 사실 이 선생님을 제일 좋아하지만, Co Lien 이 무서워서 함부로 말하지 못하고 있다. 키가 작은 것이 콤플렉스. 한국 이름은 민주. Co Kim Anh : 유치원 최단신. 22세. 씨앗반 선생님. 만화 란마 1/2의 할머니를 닮았다. Co No : 배우 장진영을 닮은 여자 선생님. 유아반을 맡고 있으며, 초 베테랑. 카리스마 넘친다. 4. 그 외 인물.Nam : 한국 이름은 지환. 긴 머리를 자랑하며, 다른 남자팀원과 같은 옷을 입어도 칭찬을 독접하는 옷맵시를 갖고 있다. Hoa : 한국 이름 유화. 얼마전 베트남 가족학을 공부하다가 최근에 간식학으로 전공변경. 베트남에서 인기가 많다. Xuan : 한국 이름은 수연. 병이 잦다. 상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볼살이 없는 것이 콤플렉스. 하지만 계속 말라가고 있다. Lan : 한국 이름은 아람. 베트남에서 여럿 남자에게 연정을 품었으나, 이제는 다 정리한 상태. 최근 통통한 것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로부터 직설적인 발언을 들어 상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피부미인.Thang : 한국 이름 태영. 몸무게가 많을수록 전체 생활비 지출에서 자전거 수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는 태영지수를 발표. 아직 학계의 반응은 없다.
[뉴스 클리핑] #4. 아카데미 올림픽, 치열한 경쟁의 막을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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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올림픽, 치열한 경쟁의 막을 올리다! 필리핀 연맹 YMCA에서 주관하는 아카데미 올림픽의 Local예선이 11월 12일 드디어 시작되었다. 원래는 10월 중 시작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YMCA의 사정으로 인하여 지연되게 되었다. 아카데미 올림픽은 필리핀 YMCA가 주관하는 가장 큰 행사 중의 하나로, local예선을 거쳐서 선발된 학생들은 Region단위의 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그리고 그중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Nation단위의 대회에 진출하게 된다. 참가 대상은 elementary school학생과 high school 학생이다. 참가 종목으로는 노래 자랑, 퀴즈 콘테스트, 에세이 작성, 현장에서 그림그리기(spot painting)가 있다. 아순시온 YMCA가 관할하는 지역은 사가옌, 순론, 카팔롱 등을 포함하고 있어서 지역 YMCA치고는 관할구역이 조금 넓은 편이다. 이번 아카데미 올림픽의 local예선은 아순시온의 national high school에서 열렸다. 자신의 학교를 대표해서 참가한 모든 종목의 학생들은 모두 열심히 콘테스트에 임하며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종합적으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곳은 사가옌 high school이고 이곳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다바오에서 열리는 region 단위의 콘테스트에 다시 참가하여 National 규모의 콘테스트에 참가할 학생을 가리게 된다. region의 예선은 11월21-22일로 예정되어 있다. * 현장즉석그리기에서 1등과 3등한 학생의 작업모습. 도구는 밑그림을 그리는 연필과 채색을 위한 크레파스가 전부이지만, 정말 놀라울 정도의 실력을 보여줬다.
[에세이] 아순시온, 그 일곱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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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이곳에서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말은..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보다 살이 찐 것 같다는 말이다 -_-(나름 영어권이라서 인지 이곳 사람들의 표현은 정말 직설적이다) 그래서 다들 ‘이곳 생활이 편한가 보다’, ‘음식이 정말 잘 맞나 보구나‘ 라는 말들을 한다. 생각해보면 정말 음식이 잘 맞는것 같다. 전에 인도에 갔을 때를 생각해 보더라도 그때는 음식 때문에 많이 고생했던 것 같다. 원래 워낙 카레를 좋아해서, 처음에는 맛있게만 느껴졌던 다양한 종류의 카레들이(콩카레, 녹두카레, 생선카레, 시금치카레 등) 2주일 정도가 지나자 정말 꼴도 보기 싫어졌었다. 그리고 왠만한 음식에서는 할디(카레파우더)의 맛을 느낄 수가 있어서, 인도의 모든 음식은 카레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곳, 필리핀에서는 음식 때문에 고생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음식들이 너무 입맛에 잘 맞아서 접시를 향해 뻗어가는 나의 손을 거두려고 노력한 적이 많다. 물론 대부분 실패했지만 말이다. 아마 그러한 것들이 지금의 이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이 분명할 것이다-_- 그런데 그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 였다. 그들도 요즘 건강해 졌다는 소리를 듣고는 한다. 사실 필리핀에 오기 전에는, 인도에 갔을때처럼 분명히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서 살이 빠질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다이어트를 따로 할 필요 없어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제는 다이어트를 걱정해야 하다니, 아이러니하다. 필리핀 음식이 그토록 나의 입맛에 잘 맞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아무래도,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필리핀 고유의 음식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한국에도 한국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여러 나라의 음식을 고루 섭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로 일상적인 생활에서 매일 먹는 것은 한식이다.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반찬들과 국, 밥인 것이다. 하지만 이곳 필리핀에서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서구식의 음식들과 중국 음식들이다. 이미 내가 익숙해져 있는 음식들이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따따이네 집에서 밥을 먹을 때 가끔씩 약간 입맛에 맞지 않는 야채 조림 같은 것들이 필리핀 가정식이라고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내가 이미 한국에서 자주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이 나온다. 그리고 내가 필리핀에서 들을 수 있었던 대부분의 노래는 미국의 팝송이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나, 사람들이 가끔씩 흥얼거리거나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들 중에서 필리핀어로 된 것은 별로 없다. 필리핀어로 된 노래가 별로 없는 거냐고 물어보니 물론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팝송이 훨씬 좋아서 듣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리고 필리핀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들도 대부분 영어나 다른 외국어에서 빌려온 표현들이다. 그래서 현지 언어를 공부한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필리핀어로 대화를 하고 있어도 어느 정도는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대충은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대체 필리핀 고유의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고유의 것을 지키고 있는 나라가 결국에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는 일본어, 일본음악, 일본 음식, 일본 스타일 등이 존재한다. 그리고 한국도 한국어, 한국 음악, 한식, 한국만의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요즘 발전하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도 마찬가지이다. 유럽의 선진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자신의 것을 지키고 그 나라 특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결국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나라의 문화들은 주변 다른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문화의 상대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망언들을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필리핀인들에게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와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선진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한국 드라마들이 필리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 방송 같은 것을 보면 거의 24시간 내내 어느 곳에선가는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을 정도이다. TV속에 나오는, 수도인 마닐라를 제외하고는 필리핀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층건물들과 좋은 집들, 여러 문화 시설들을 보면서 한국에 대한 부자 나라라는 이미지는 더욱 굳어가고 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 묻고는 한다. 어떻게 하면 필리핀도 한국처럼 잘 살게 될수 있는 거냐고 말이다. 특히 1960-70년대의 필리핀의 경제 성장기를 체험한 사람들은 그 당시 한국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중의 하나였던 한국이 어떻게 이렇게 까지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 하지만 사실 나의 전공이 경영이나 경제에 관련된 것도 아니라서, 이런 질문을 나에게 하면 거의 제대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구태의연한 말들만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지금은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다른 나라들이 예전에 밟아왔던 단계들 말이다. 정부에서 국내 산업을 장려하고, 보호무역을 실시해서 국내 산업을 보호하면서 무역에서 큰 이익을 남겨 그것을 다시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데 재투자 한다는 식의 이야기들 말이다. 하지만 거의 정설처럼 믿어지는 그런 단계들이 당연한 발전의 단계인걸까 하는 의문이 최근에 들기 시작한다. 국가 발전의 진리처럼 믿어지는 이론을 추종한다 싶을 정도로 따라온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아니 사실은 예전 도입 초기부터 계속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단계를 밟아온 다른 나라들에서도 말이다. 하지만 다른 발전 방법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뭐라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은 공부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필리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외세 침략의 역사가 길다보니, 자신의 고유의 것을 유지하기가 힘들었을 것은 분명하다. (필리핀의 외세침략 역사는 우리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스페인 330년, 미국, 일본의 지배를 연달아 받았다. Philippines라는 이름조차도 이곳의 존재를 서양에 알린 탐험가인 마젤란을 후원하였던 스페인의 왕 펠리페 2세의 이름을 딴 ‘Felipinas( 펠리페 2세의 땅)‘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리핀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곳인 만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서로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분쟁이 일어나 가끔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러한 다양한 문화는 그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많다는 것으로, 남들과 차별화 되는 경쟁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귀에 딱지가 내려앉을 정도로 들어서, 새삼스럽지도 않은 ‘세계화(世界化)’라는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화(化)'라는 말은 무엇인가가 되어 간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ㅌ? 그것이 완성되어 ’세계(世界)‘가 되었을 때, 그 세계는 과연 어떤 세계일 것인가? 그곳에서 우리는 원래 우리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왠지 모르게 나에게 너무 익숙한 필리핀의 음식과, 음악, 언어, 문화 속에서 나는 가끔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느 곳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 에세이 #. 6]여기는 앙코르 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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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팀장님 지혜간사님 혜령간사님 모두모두 잘 지내고 계시죠?저희 캄보디아팀은 아무도 아프지 않고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요!캄보디아는 이번주가 물축제 기간이예요ㅋㅋ물축제엔 캄보디아 마을끼리 요트 경기를 하는데 그 경기에서 이기면 내년에 그마을엔 풍년이 든다는 설이 있데요~물축제라 봉사활동이 없어서 저흰 씨엡립에 와있어요!툼레이더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앙코르 와트가 있는 씨엡립이요~씨엡립은 관광도시라 그런지 외국인도 많고 그 외국인에게 물건을 파는 아이들도 많았어요아이코리아에 있을때 앙코르 와트 앞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에 관한 발표를 했었는데 그때 생각했던거랑은 비교가 안됬어요ㅠㅠ구걸이라기 보다는 물건을 파는 아이들이 정말 많았는데우르르 몰려오더니 사방에서 "아가씨 천원천원" "이거 예뻐요" "싸요싸요" "두개에 원달러" 처음엔 뭐야 한국사람이야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아직 씨엡립을 다 둘러보지 못해서 이렇다할 얘기는 많이 못하겠지만씨엡립을 떠나서 캄보디아는 정말 배울 게 많은 나라인거 같아요혜령간사님~처음에 캄보디아 됬을때 원망의 눈으로 본거 죄송해요ㅋㅋ씨엡립을 다 둘러본후에 사진과 함께 글 다시 올릴께요그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에세이] 아순시온, 그 여섯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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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나는 그 때를 꽤 “재밌었다” 고 회상한다. 요즘 우리의 하루 생활 중 많은 부분들을 함께 하는 스탭은 바로 ‘아순시온의 아이들’이다.세상에 찌들지 않은 순수한 아기냄새가 아직도 강하게 배여나오는 두 살배기 꼬꼬마들부터우리 YMCA Pre- school 유치원에 다니는 연령 다양한 아이들, 그리고 매일같이 집에 찾아와 놀자고 부르는 동네 골목대장 패거리 아이들까지. 원래는 초등학교 아이들과도 같이 지냈었는데 11월부터 영어 수업이 끝나면서 아쉽게도 작별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가는 유치원이 병설 유치원이라 초등학교 아이들과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과 같이 영어 수업을 받은 첫 날, 그때 받았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한다. 조용히 각자 자리에 앉아 필기도구를 꺼내 바르게 앉아 있던 우리와는 달리,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뒤를 돌아봤다, 이야기를 했다, 화장실을 왔다 갔다 난리도 아니었다. 게다가 책과 공책 필기도구를 가방에서 꺼내놓지도 않는 아이들도 수두룩 했다. 비록 어린 아이들이라지만 난 초등학교 5학년 때 절대 그런 모습이 아니었던 걸 생생히 기억한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그러지 않았다.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건 아주 특별한 상황에만 가능했고 화장실은 손을 들어 선생님께 허락을 맡아야 했고(쉬는 시간에 안가고 뭐했냐는 약간의 눈치를 받으며) 발표를 할 때는 입은 다물고 조용히 손을 들어 선생님이 지명을 하면 일어나 바른 자세로 발표를 했다. 담임 선생님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어쨌든 기본적인 것들은 비슷했다. 수업시간에 떠들면 어김없이 일명 ‘사랑의 매’ 로 손바닥을 맞곤 했었는데, 이건 뭐 한국 가면 손 바닥에 불날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선생님이 앞에서 수업을 하고 계시는 데도 자꾸 말을 거는 옆 짝꿍에게 곤란해 하고 있을 때 쯤, 선생님이 칠판에 문제를 내고 풀어볼 사람? 하자 바로 방금 전 나한테 말을 걸던 앞뒤좌우 아이들이 " Ako! Ako!(저요 저요!) “ 왁왁 소리를 지르며 푸쳐 핸썹을 하는 게 아닌가. 얘네들, 칠판에 써진 문제는 제대로 본걸까 심히 걱정이 되었다. 내 걱정이 아주 빗나갔던 건 아니었는지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손을 들었던 아이들 중 절반은 정답, 절반은 오답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 아이들의 모습이 충격이었다. 답을 틀린 아이들이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전혀 없이 그저 씨익- 하고 웃고 만다. 내가 소심했던 건가. 난 내가 발표한 답이 정확히 정답을 빗겨갔을 때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그 외에도 칠판 앞에 나가 풀이 설명을 한다던지의 활동을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망설임이나 부끄러움 같은 건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오히려 가만히 있는 우리들에게 아이들이 손을 억지로 들어올리거나, 발표 후 얼굴이 빨개진 나에게 "Don't be shy." 라며 토닥토닥 용기를 북돋아주곤 했다. 아이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매를 들지 않는 필리핀 선생님과 자유롭게 떠들고 노는 아이들이 있는 필리핀 교실과 내가 자란 한국 교실은 아주 많이 달랐다. 선생님이라는 위치가 요즘 아무리 무시당한다 해도 유교 문화권 테두리 안에 있는 스승은 여전히 높고 어렵다. 그리고 엄격하리만치 학생들의 바른 태도를 중시하는 것도 그런 영향권 안에 있는 국가들의 당연한 모습이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자유로운 모습이 존재하는 교실과 어른과 아이, 상하 위계질서가 각 잡혀있는 예의바른 교실. 처음엔 -필리핀의 모든 것이 우리보다 좋아보이던 그 시절-엔 이 아이들을 보며 한국 아이들이 참 불쌍하다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랐으면 그 똑똑한 아이들이 훨씬 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발한 무대체질로 살아갈 수 있을텐데- 하고 말이다.하지만 아이들을 3개월 동안 관찰해보니 그렇게 했더라면 절대 우리나라가 이 만큼 성장할 수 없었겠더라. 비록 수업시간에 발표하고 질문하고 자기 생각을 타인과 공유하는 시간은 이 곳 아이들보다 훨씬 더 적게 누렸겠지만, 가나다를 배우건, 영어 알파벳을 배우건, 분수와 소수를 배우건 성실히 노력하고 빠르게 습득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결코 작은 게 아니더라. 한 국가의 자라나는 꿈나무로서, 우리가 공부를 잘하던 못하던 지녔던 사명감과 학업에 대한 착한 의무감을 단지 불쌍하다고 가볍게 표현할 게 아니더라. 대학은 고등 교육이니까 어려운 게 맞다. 10년 동안 지겹도록 학교를 다녀놓고도 더 공부하겠다고 어려운 시험을 준비하는 한국 학생들이 대견하다. 내가 말한 것처럼 한국 교육이 마냥 긍정적인 건 아니지만 오늘은 복잡한 다른 문제들은 일단 다 제쳐두고 열심히 사는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내가 이 곳에 와서 직접 보니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학생들이 모두 너희처럼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건 아니지만, 도망가지 않고 그 치열한 곳에 남아서 하루는 웃으며 또 하루는 울기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멋지지 않니. 추운 수능장에서 몸과 마음을 덜덜 떨던 것 까지도 이 곳 아이들은 평생 겪지 못할 우리들만의 특별한 기억이지 않니. 그러니까 혹여나 억울해 하지 마렴. 나중에는 그 모든 게 참 “ 재밌었다” 고 회상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오늘 수능을 보는 지혜 셋째 남동생도, 어제 걱정했다던 물리 시험 꼭 대박나길!(니네 누나는 며칠전부터 초긴장 상태야! ) < Sonlon high school 학생들과 >
[에세이-13] 난민 혹은 범죄자 by 심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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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엘메라도 앗사베 마을에서는 서티모르에서 귀환했던 난민의 습격을 받아 주민 5명이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그와 반대로 귀환했던 통합파의 민병이 주민들로부터 공격받았다는 보고도 있다. 동티모르의 난민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동티모르의 난민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분류를 하자면,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인도네시아 침공 시기에 외국으로 나갔던 사람, 두 번째로 1999년 소란 이전 인도네시아 점령 시기에 떠난 사람, 세 번째는 1999년 소란 시 탈출했던 30만 명이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는 인도네시아에 대항했던 세력이고, 세 번째의 경우가 복잡한 양상을 띤다. 세 번째의 경우는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에서 동티모르로 이주했던 인도네시아 사람들, 동티모르 사람이지만 인도네시아의 통치를 원했던 사람들, 인도네시아와의 합병을 주장했던 통합파 민병으로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연행되었던 사람들과 정치적 신조와 무관하게 폭력을 피해 갔던 사람들로 나눌 수 있다. 보통 지금의 난민 문제는 세 번째 경우에서 발생하고 있다. 반 인도네시아 합병의 성향인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는 귀환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보복이나 법에 의한 처벌에 있어서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동티모르 정부와 UNHCR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많은 수가 돌아왔고, 대략 2만 5000명 정도(2005년 추정)가 외국에 난민으로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남은 이들은 귀환 후 복수를 우려하고 있거나, 실제 민병대로 활동을 하며 살인을 했던 사람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범죄의 사실이 있을 경우, 동티모르 정부에 의해 재판을 받게 된다. 2005년 여름, 자발적 귀환은 거의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귀환과 재정착을 위해서는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게 되었다. 보통의 방법이라면 도저히 해결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통합파의 유력자와 민병대 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구분이다. 이들을 전쟁 난민으로 분류해야 할지, 전쟁 범죄자로 고려해야 할지 쉽지 않은 결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귀환이 정치적 문제가 되어 다시금 복수의 피바람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어려운 결정 사이에서 동티모르 내부와 국제사회 모두 확실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실 화해 위원회’와 같은 정부 기관과 몇 개의 NGO(한국의 경우, ‘개척자들’)은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감정의 고리를 풀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오래 떨어진 사람 사이의 영상을 운반해주거나, 서로에게 일어난 일을 확인하고 이해하고 화해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거나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전체로 본다면 극히 적은 사람들의 경우이다. 가족의 죽음, 친구의 죽음, 격변의 시기의 감정의 골이 한 세대 안에서 모두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낙관적이다 못해 어설픈 기대가 아닐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과거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몇 해 전, 한국에도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사법적인 힘은 없었다. 친일파 규정문제에서도 많은 논란을 빚었다. 한세대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끝내 해결되지 못한 응어리로 남아있는 것이다. 시간이 해결해주리라는 어설픈 낙관은 미래에 더 큰 문제로, 해결하기 점점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진 후에야 날개를 편다.
[에세이-12] 아반이의 수업 일지(1) by 홍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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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이의 수업 일지(1) 라온아띠 1기, 동티모르 사메팀 홍연지(Aban) iamheypk@gmail.com 이번에 수필로 올리는 글은 아띠와 내가 가브라키 초등학교와 로뚜뚜 초등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진행하며 쓰고 있는 수업일지의 일부분이다. 일기와 함께 하루 하루를 정리하며 남기는 글이라서, 아무런 편집 없이 머리말만 조금 붙여 그대로 올린다. (가브라키 학교의 수업 일지는 내가 담당하고 있고, 로뚜뚜의 수업 기록은 아띠가 담당하고 있다.) 2008. 10. 22 수 다섯 번째 미술/놀이 수업 장소: 동티모르 사메, 가브라키 초등학교 색종이로 다양한 문양 만들기 작성자: 아반(홍연지) 준비물: 색종이, 가위, 연필, (풀: 공책에 완성된 문양을 붙여줄 수 있다.) 수업개요: 1)색종이를 접어 다양한 모양을 그린다. -접기 과정까지는 앞에서 설명을 하고, 다양한 모양 그리기는 한 명 한 명 지도를 해준다. -그림을 그릴 때, 지나치게 작지 않게 그리고, 가장자리 주변에 그릴 수 있도록 지도한다. -각자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고 싶은 만큼 그릴 수 있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2)스케치한 모양을 오려내 다양한 문양을 완성한다. -가위질은 아이들이 두 명씩 앞으로 나와, 아띠와 아반이 한다. -실내가 소란스러워지지 않도록 지도한다. 수업노트➊ 대상: 가브라키 초등학교 4학년( 명) 수업시간: 8:30~10:00 1)출석을 부른다. 2)색종이를 나눠주고 색종이를 1/4로 함께 접는다. 3)색종이 가장자리 주변에 다양한 모양을 그린다. 4)색종이 오리기는 아띠와 아반이 도와준다. 아침에 급하게 색종이를 챙겼다. 종이접기, 그리기, 오리기가 복합적으로 작용된 색종이 문양 만들기를 하기로 했다. 4학년 교실에서 먼저 시작한 수업. 결론적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지만 오늘따라 아이들이 수업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유인즉슨, 숙제가 있었는데 아직 안 한 녀석들이 있어 미술 수업 하지 말고 공부를 하자는 거다. 그래도 수업은 시작되었고, 색종이 위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니, 굉장히 어려워했다.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특히 나이가 어린 아이들일 수록 ‘모르겠어요’ 하면서 아띠와 내가 그려주기를 바랬다. 마음껏,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 칠판에 그려주거나, 일일이 지침사항을 전달해주며 그려라고 하면 곧잘 따라 그리다가도, 그리고 싶은 것 그리기,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기는 어려워한다. 결국 간단한 그림을 그려주었다. 간단한 그림을 그리면서, 눈은 아이를 쳐다보고, ‘어려워, 안 어려워?’ 하니, ‘안 어려워요.’하는 아이들. 툭툭 어깰 쳐주면서 ‘한 번 해봐.’하니, 그제서야 스스로 그리기 시작하는 아이들. 지난 번 가위질을 하는 걸로 보아, 다시 한 번 아이들에게 가위로 오리는 걸 시켰다가는 날이 다 새도 오늘 활동을 완료하지 못할 것 같아서, 간밤에 수업 활동안을 짜면서 오늘 가위질은 아띠와 내가 직접 해주기로 했다. 차례대로 두명씩 앞으로 나오게 했고, 완성된 것은 친구들에게 보여주게 했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아이들이 시끄러울까봐, 한 번 주의를 준 다음 우리는 가위질에 몰두했는데, 아이들이 유심히 교실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찰하고 있었다. 재빠르게 가위질을 하는 우리와, 완성된 색종이 문양을 들고 돌아서는 친구를 향해 ‘다 같이 박수!’하자, 모두들 환호하며 함께 기뻐해주고 좋아해주었다. 종종 자신의 문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듯 뾰루퉁한 녀석도, 꼼꼼히 하나씩 짚어주며 ‘이건 새를 그린거구나, 와, 여기 별 그림도 있네!’하면서 ‘멋있어.’라고 해주면, 웃으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가위질을 할 때 아띠와 특별히 신경을 썼던 부분은, 아이들이 몇 번씩 수정을 해서 지저분해진 스케치를, 가위질을 할 때 어느 선을 오려야 하고 어느 선을 오리면 안 되는지, 그림의 주인인 아이들에게 물어 결정하도록 한 부분이었다. 지나치게 작게 그렸거나, 오리기에 지나치게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경우, 우리 마음대로 오리지 않고 그림을 그린 친구를 불러 ‘이 부분은 너무 작아서 오리기 어려워. 이 새를 조금 잘라도 되니?’하고 물었다. 아이들은 모두 ‘네. 되요.’라고 했고, 우리는 ‘고맙다.’고 이야기하며 가위질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작은 부분이지만, 아이들의 작품을 존중해주고, 저마다 작은 자긍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논의했던 내용이었다. 가위질 작업까지 모두 끝난 다음에, 모두 자신의 문양을 높이 들고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풀을 가져오지 않는 바람에 보관이 어렵긴 했지만, 아이들에게 잘 간직하라고 하며, 내일 가져오면 공책에 붙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시간에 남은 종이 쓰레기는 모두 모아 모자이크 수업 때 쓰기 위해 비닐에 넣어 두었다. (쉬는 시간에 6학년 교실의 니끌라우가 우리 반 아이 종이 문양을 홱 찢어버렸다. 유난히 말을 듣지 않는 녀석이었는데, ‘낙인효과’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다음 시간 준비물이니 잃어버리지 말라고 신신당부까지 해둔 터라, 괘씸한 마음에 크게 혼을 냈다. 사과를 하라고 한 다음에, 이름을 물어 빈 종이에 적어두었다.) 참고: 아반(홍연지), 아띠(배효정)
[에세이-11] 우리들의 숙소 by 김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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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동티모르 사메팀. 전기가 전혀 없는 로뚜뚜, 해진 이후 전기가 불규칙적으로 들어오는 사메, 2개의 지역을 1주일에 한 번씩 이동하는 우리들 이런 우리들은 숙소가 4개다. “딜리 YMCA", "사메”, “로뚜뚜 천막”, “로뚜뚜 clinic" 에어컨이 있는 좋은 환경에서부터,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시멘트 바닥에서 자야 되는 열악한 환경까지 우리들은 이미 모든 적응이 끝났다. 1. 딜리 YMCA('08. 8. 20 ~ 9. 29) <에어컨> 운딜 대학교와 전기를 같이 쓰는 YMCA. 전기가 공짜다. 그래서 에어컨은 24시간 풀가동이다.(머리 자르고 좋아하는 두보 그 옆에 일본 YMCA 이시바시 간사님) <세탁기> 새로 들어온 세탁기를 보며 좋아하는 연지 <거실> 책상. 의자, 에어컨, TV, DVD, 칠판 모든 게 잘 갖춰져 있다.(열심히 현지 언어인 테툼어 공부를 하고 있는 연지와 효정) 동티모르에 왔을 때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던 딜리 YMCA 숙소. 딜리의 환경은 생각처럼 나쁘지가 않았다. 완벽하진 않지만 잘 나오는 상수도, 자주 정전되지만 24시간 계속 쓸 수 있는 전기. 손빨래를 못하게 만든 세탁기.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는 다른 동티모르의 지역과는 완전 다르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동티모르의 딜리”가 아닌 그저 “딜리라는 도시” 라는 느낌이다. 2. 사메 (‘08. 9. 30 ~ 계속) <남자 방> 방은 작지만 창문과 2층 침대가 있고, 비싼 타일이 있다. <창고> 커피 시즌에는 커피 포대로 가득 찬다. 하지만 비시즌에는 두보의 기타 공연장이다. <거실> 잘 꾸며진 거실. 우리들의 식사 공간이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부엌> 사메의 다른 집에는 없는 가스레인지. 가스는 딜리에서만 구입 가능하다. <앞 베란다> 좋은 타일이 깔려있고, 그늘이 잘 져서 커피 고르기 작업 등 여러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현지인들과 함께 커피 힐리 작업을 하고 있는 두호) <뒤 베란다> 말세로 아저씨가 직접 만든 운동기구 나와 두보가 날마다 이용한다.사메는 해 지고 나서 밤 12시까지 전기가 들어온다. 하지만 일주일에 3일 정도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숙소에는 우리들만 지내는 게 아니라, 피스커피 일을 하는 현지 아저씨들도 같이 지낸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시설은 잘 갖추어져있다.우리들의 마음이 가장 편안해지고,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3. 로뚜뚜 천막(‘08. 9. 30 ~ 계속) <숙소 풍경> 양철 지붕으로 된 건물이 숙소, 노란 색 천막 지붕은 부엌, 그 옆에 작은 건물은 화장실이다. (재킷과 긴팔은 로뚜뚜에서 필수다) <방> 따로 방은 없다. 바닥엔 매트릭스를 깔고, 벽은 비가 들어오지 않도록 천막을 씌웠다. 두꺼운 옷과 침낭이 없으면 추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거실> 현지 주민들의 집의 벽과 같은 대나무이다. 고산지역의 로뚜뚜에서 이런 벽은 외풍이 매우 심하다. 바닥은 시멘트라서 먼지가 많이 난다. (일기를 쓰고 있는 은정) <부엌> 장작을 태워서 요리한다. 연기 때문에 눈물이 장난 아니다. 로뚜뚜의 숙소는 우리들의 상상을 현실로 보여주었다. 로뚜뚜에는 전기가 전혀 없다. 그래서 로뚜뚜에서의 밤은 항상 캔들 라이트이다. 여기는 너무 추워 모기가 없다. 다만, 콧물이 많이 나온다. 날마다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우리들의 이러한 현실을 암울하게만 보지 말아 달라. 우리는 이런 로뚜뚜의 생활을 즐긴다. 밤에 다들 모여 별과 은하수를 보며, 팀원들끼리의 깊은 대화를 나눈다. 로뚜뚜의 생활은 참으로 불편하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팀의 연대와 단합을 키워주고 있는거같다. (토~화요일은 사메 숙소, 수~금요일은 로뚜뚜 숙소에서 생활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교육 봉사 학교는 2곳이기 때문이다) 4. 로뚜뚜 clinic(‘08. 9. 30 ~ 계속)<클리닉 풍경> 하얀색 페인트의 깨끗한 클리닉 <방> 원래 용도는 환자용 방이다. 바닥에 매트릭스를 깔고 잔다. <거실> 원래 용도는 환자 진찰실이다. 모든 바닥이 타일로 깔려있다.(동티모르에서 타일은 무척 비싸다) <베란다> 클리닉에 들어오는 통로. 하지만 우리들은 베란다로 쓰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연의 경치를 감상한다. <화장실> 말 그대로 수세식 화장실. 용무를 다 마치고, 물을 부어 그것을 처리한다. 클리닉 바로 앞에 우리들의 천막 숙소가 있다. 클리닉 건물은 의사가 없을 때 일시적으로 우리들이 사용한다. 즉, 잠깐 빌려 쓸 수 있는 것이다. 클리닉과 천막을 비교하면, 천국과 지옥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렇듯, 로뚜뚜에서 최고의 시설의 클리닉 이지만 우리들은 이상하게도 천막 숙소를 선호한다. 하나의 공간이 아닌 여러 공간과 숙소를 사용하다 보니 사메팀은 마음 뿐만 아니라 몸까지 강해졌다.
필리핀 바기오 여섯번째 에세이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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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6. 높고, 넓고, 깊게.. 1) 중간평가 이후. 지난 10월 24일~ 27일 원팀장님과 지혜간사님의 방문과 중간평가 이후에 생활과 활동에 있어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달라졌어요. (잠시동안!) 1기 바기오 팀으로서의 사명감이 생겼고, 무언가 제안하거나 요구하는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중간 평가 이후에 바로 라온아띠 프로젝트 제안서를 준비하면서 연일 계속되는 회의가 피곤하기도 했지만, 완성하고 나니 매우 뿌듯한 느낌이 좋았어요♡ 2) Community center work 첨부한 사진이 Tuding 지역 Community center 활동 모습입니다. Pig pen 근처에 울타리를 만드는 모습이에요. 현지 관계자 두 분과 우리팀 5명이 땅을 파고, 나무를 깎고, 돌도 캐고, 못질도 하면서 수작업 100% 울타리를 만들었습니다. 이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 ) 3) 추위, 그리고 단수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바기오의 날씨. 요즘엔 더 추워졌어요. 한국에서 가져오지 않은 가디건, 니트 들이 왜 이렇게 생각나는지...잠 잘때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옷을 아래위로 두세겹씩 껴입고 담요을 세 장이나 덮어도 한파가 느껴져요. 필리핀은 더운 줄로만 알았는데, 바기오는 역시 좀 달라^^ 지난 주와 지지난 주엔 연일 단수가 계속 되었습니다. 몇 일동안 비가 안오고 쨍쨍한 날씨가 원인이었어요.물탱크에 받아둔 빗물이 떨어져서 화장실에 물이 뚝 끊겼습니다. 그나마 에세이를 쓰고 있는 지금, 비가 많이 와서 이젠 걱정 없어요. 이젠 바싹 마르지 않는 빨래 걱정이.. +) 얼마전에 민다나오 YMCA에서 손님들이 오셔서 다바오팀 생각이 어찌나 나던지...ㅠ 다들 보고싶어요♡여섯번째 에세이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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