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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에세이3. 인선 -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매일매일이 새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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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매일매일이 새로울 수 있을까-? 유인선 서울로부터 5천 6백여km 떨어져 있는 동티모르에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인선이의, 그리고 동티모르 딜리의 일상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는 광고 카피가 있듯이 우리는 보통 너무 바쁜 생활로 인해 피로를 호소하고, 달콤한 휴식을 갈망하곤 한다. 나 역시 한국에서 학교에 동아리, 아르바이트까지 하느라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서 몸이 3개여도 부족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라온아띠 단원에 선발되어 이 곳 동티모르에 오게 된지도 벌써 2개월 차. 내가 본 이 곳 동티모르는 한국과 달리 일상에 여유와 휴식이 묻어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 나에게 동티모르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음식이나 더위가 아닌 바로 ‘여유로움’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게도 원했던 휴식이건만 오히려 무한 반복되는 한가한 일상에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그 한가함 때문에 피곤하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우리의 일정이라고 하면 매일 오전에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놀고, 오후에는 바깥을 돌아다니거나 침대 위에서 뒹구는 생활이 하루의 전부였다. 따라서 우리의 일정 중에는 자원활동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만큼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었고 이 생활 패턴이 매일매일 반복됐다. 밖에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고, 방 안에서 자거나 책만 읽어도 아무도 터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매우 편한 생활이었다. 하지만 쉬는 것도 한 두 번일 뿐 한 달이 넘도록 그러고 있으려니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막막했다. 더군다나 우리는 여기에 요양하러 온 것도, 쉬러 온 것도 아니기에 마음도 편치 않았다. 그런데 왜 매일 같이 이러고 있을까, 이래도 되는 것인가, 바쁘게 살 수는 없을까? 이런 물음에 대해 나는, 그리고 우리는 한 달이 넘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현 상황에서 벗어나려 부단히 애썼다. 한국에서는 동티모르의 생활을 상상했을 때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생활 속에서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육체적 노동 또는 교육을 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 곳에 실제로 와보니 뭐 내가 마땅히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여기 사람들은 우리가 없어도 잘 살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평온했다. 그리고 결국엔 매일 반복되는 생활패턴으로부터 지루함과 대체 나는 왜 이 곳에 왔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물씬물씬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상상했던 자원활동과 전혀 다른 모습을 경험함으로써 딜레마가 찾아왔던 것이다. 학교까지 휴학하고 5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해서 가족 품을 떠나 머나먼 곳까지 왔는데 어디에서도 뚜렷하게 하는 일 없이, 숙소 안에서 뒹구는 시간이 훨씬 많으니 누구라도 불안할 수밖에. 그런데 말이다. 신기하게도 1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조금 생각이 바뀐 것 같다. 과연 내가 지겨워하는 이 모든 일상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자원활동과 동떨어져 있는 단지 ‘휴식’이라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어느 날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자원활동과 현지의 생활은 결코 떨어트려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연관되어 있다고 들어왔지만 나는 그것을 단지 하나의 경험담 또는 관념으로 생각했다. 나는 나 스스로를 이 곳의 생활패턴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명의 말라이(외국인)로 만들어 놓고선 여기에서 많은 것들을 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학교에서, 혹은 길을 지나면서, 동티모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살펴본 결과 내가 이 곳에서 한국처럼 빨리빨리 움직인다고 해서 진행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 사람들은 그저 길가에 앉아있거나 서있는 경우가 많고, 12시부터 2시까지는 점심시간이라 아예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는다. 한국에서 우리가 바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처럼 여기선 이런 생활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오히려 특이한 케이스일지도 모른다는 간사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 곳 동티모르에서 쉬는 것은 ‘휴식’이 아닌 ‘삶’ 그 자체이다. 즉, 나 역시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금까지 끊임없이 동티모르화 되었던 것 같다. 그저 흘러가는 시간에 리듬을 맡기고 있으면 지혜가 모든 것을 알려준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현재는 조금이나마 여기 생활 패턴을 이해하고 현지의 관점에서 일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어떤 사람이든 동일한 강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강물은 항상 흐르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강, 그리고 동일한 위치에 들어가더라도 두 번째 들어간 강은 다른 강이며, 사람도 역시 미미하지만 변화하였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화하기에 하루하루는 매일매일이 새로운 날이고 매 순간은 시간 상에서 하나의 새로운 찰나이다. 나는 나의 집에서 5천 6백여km 떨어진 이 곳 동티모르에서 매일매일이 새로운,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뉴스 클리핑] #3. 아기자기한 4일간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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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우리가 아순시온에 온지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즈음, 아순시온의 탄생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다. 매년 9월 17일 시작하여 4일 동안 계속되는 이 축제는 명실상부 아순시온을 대표하는 축제이자 온 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는 즐김의 장이다. 9월 17일 - 퍼레이드, 청소년 장기자랑, 공무원의 밤(Gov't Official & Employees Night) 첫째 날 행사는 아침에 지역 청소년들(학교)과 각종 기관들이 각자의 깃발이나 플랭카드를 들고 아순시온을 한 바퀴 도는 퍼레이드가 있었다. 초등학교, 고등학교 관악대 들이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진행된 퍼레이드는 구경나온 마을 주민들과 퍼레이드에 참여한 주민들이 서로 눈을 맞추며 인사하는 훈훈한 분위기 가운데 진행됐다. 아순시온 YMCA 역시 퍼레이드의 꼬리를 멋지게 장식하며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YMCA 한국인 봉사자들은 '비록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이미 아순시온의 한 주민으로서 지역 사회의 행사에 참여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 이었다‘ 며 즐거워 했다. 퍼레이드 후 이어진 지역 청소년의 장기자랑은 꽤 넓은 동네 체육관(농구장과 다용도 무대공간을 가지고 있다)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환호가 계속되는 가운데 치러졌다. 이 행사에는 초등학교, 고등학교 아이들의 댄스 경연과 각 학교별 관악대의 공연이 있었다. 저녁에는 공무원의 밤(Gov't Official & Employees Night) 이라는 주제로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지역 공무원들이 조직한 밴드의 콘서트가 있었고, 또 그들이 짬짬이 연습한 뮤지컬 ‘그리스’공연이 있었다. 공연 중에 나온 귀에 익은 ‘Summer night’ 멜로디와 그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 공연을 관람한 YMCA 한국인 봉사자 김지은 양은 “ 짧은 시간이지만 제가 보고 느낀 아순시온 공무원분들은 누구보다도 이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고 이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 이었어요. 지역에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솔선수범하는 그들이 멋지고 바쁜 와중에 공연까지 준비한 저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필리핀의 역량이 이런 곳에서도 확인되네요. 필리핀은 정말 멋진 나라라고 생각해요!” 또 이날은 우연히도 아순시온 시장님의 생일이가도 해서 조촐한 생일 축하 무대도 있었습니다. 햄스터를 닮은 귀여운 아순시온 시장님은 YMCA BOARD MEMBER 이기도 하다. 9월 18일 - 기도회, 복싱경기, 여성의 밤 (Women's night), 따굼 밴드 공연 둘째 날에는 가톨릭 국가답게 기도회 같은 행사가 있었고, 낮에는 필리핀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복싱 경기가 있었다. 저녁에는 여성의 밤 행사가 있었고 따굼(Tagum city - 아순시온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도시, 아순시온은 군의 개념)에서 활동하는 밴드가 와서 콘서트를 열었다. (둘째날 행사는 직접 관람하지 못해서 사진 자료가 없음 ㅠ) 9월 19일 - 부족민의 날(SINAW NG FESTIVAL), 교육자의 날 셋째 날에는 부족민의 날 행사가 오전에 있었다. 이 행사에는 부족민 전통 ‘굿’판이 벌어졌다. 이 ‘굿’은 이 날 있을 카누 경기의 참가자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또 행사장 한 켠에서는 기름을 칠한 긴 대나무에 올라가 깃발을 빼내오는 전통 놀이가 진행 되었다. 기름이 발라져 미끌미끌한 대나무를 오직 손과 발만을 이용해 올라가 깃발을 빼오는 고난이의 놀이였지만 미끌어지면 다시 올라가고 또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는 무서운 집념으로 도전하는 멋진 구릿빛 피부의 필리핀 남자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날 저녁에는 교육자의 날이라는 주제로 행사가 있었는데 이 행사는 아순시온의 선생님들께서 준비한 특별한 무대들이 다채롭게 열렸다. ( 다음날 있을 한국문화 체험과 YMCA의 밤 행사 준비 때문에 저녁 프로그램은 직접 관람하지 못함.) 9월 20일 - 한국 문화 체험, YMCA의 밤 축제의 마지막 날에는 한국 문화 체험 행사가 있었다. 이날은 YMCA 봉사자로 아순시온에 온 4명의 한국인들이 그들의 문화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열었다. 그들은 ‘인절미’라는 한국 전통 요리의 조리 과정을 소개하고 직접 맛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큰 나무판에 찰진 밥을 올려놓고 큰 나무 망치로 때려 떡을 만들어 고물을 묻혀 먹는 음식이었다. 행사를 진행한 박초영 양은 “원래는 볶은 콩가루를 묻혀서 고소하는 먹는 음식이지만 이곳에서는 그 재료를 찾을 수 없어서 부드러운 카스테라 가루를 사용했어요. 기대했던 진정한 한국의 맛은 아니지만 함께 떡매를 치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인절미 만들기 체험’이 끝난 뒤에는 두 파트로 나뉘어 한 팀은 한국 전통놀이를 소개하고 함께 배우는 놀이마당이 펼쳐졌고 한 쪽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날 소개된 한국 전통 놀이는 투호, 제기차기, 딱지 였다. 투호와 딱지는 아이들과 현지인들로부터 높은 호응이 있었지만 제기차기의 경우는 현지에 비슷한 놀이가 있어서 인지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페이스 페인팅은 아이들에게 굉장히 좋은 반응이 있었다. 그림을 그린 한국인 봉사자 강지혜 양은 “ 학창시절 미술시간에는 펼치지 못했던 저의 미적 감각에 저 역시도 깜짝 놀랐어요. 아이들이 저의 그림에 만족스러워 할 때 정말 기분 좋았어요. 가끔 무당벌레를 바퀴벌레로 잘 못 이해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잠자리는 언제나 성공이었답니다. 다음엔 나비를 연습해서 그려 줘야 겠어요. 나비를 요구하는 여자 아이들이 많았거든요.” 저녁에는 YMCA의 밤 행사가 체육관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장기자랑과, 한국인 봉사자들이 준비한 비사야(BISAYA-현지언어) 노래, 한국어 노래 무대가 있었고, KIDS 밴드의 멋진 공연이 있었다. 이날 공연에서는 마지막을 아쉬워하는 수많은 지역 주민들로 객석은 만원이었고, 어색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 한국인 봉사자들의 무대에 많은 관객의 호응이 있었다. 또한 한국인 봉사자들은 직접 만든 풍선 기둥과 소품으로 무대를 꾸며 주었고, 대학 Y 맴버들이 직접 방문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KIDS 밴드의 멋진 무대는 축제의 마지막 밤을 뜨겁게 달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훈훈했던 4일간의 멋진 축제가 끝이 났다. 비록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이 지역을 사랑하고 아끼는 지역 주민들 때문에 아순시온은 매일 물이 나오고, 전기가 끊기지 않는 다른 도시들 보다 풍족한 곳임에 틀림없다. <끝>
episode 6 : 우리는 반베니까.. (베트남 화와 한국 화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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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호치민으로 돌아가기 전 다랏에서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제각기의 사진이지만 팀원 5명이 나온 유일한 사진이다 ^^) <사진 2. 다랏까지 올라가는 길에 쉬는 곳. 지환오빠와 아람이와 나와 베트남 친구 화> 베트남에서 처음 한 달동안은 특별한 일감도 없이 베트남어만 공부를 하였다. 무료함을 느끼게 된 한 달째 되던날...... 나는 마음을 다시 먹기로 하였다 주어진 일감이 없다고 하여도 이곳 베트남. 호치민 지역에 현재 있는 나와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 이것이야 말로 큰 의미이고, 이것들을 더 느끼기 위해서 나 먼저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어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서 사귀게 된 hoa(화) 화는 베트남 Y 2층에서 일하는 친구이다. 처음에 화를 봤을 때 키도 작고, 얼굴도 귀엽게 생겨서 당연히 10대라고 생각하고 늘 엠(동생) 이라고 하였다. 날로 늘어가는 베트남어로 2층에 있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hoa가 나에게 뭐라고 하면 써우(나뻐!) 홈나이 콤 노이 버이 화(오늘은 너랑 말 안 할거야) 라고 늘 해왔었다. 어느 날 나이를 물어보니 21살 .. 나와 친구.... 그 뒤로 장난 섞인 말을 하여도 우리는 반베(친구)를 외췄다. 베트남 hoa와 한국hoa가 더욱 더 친해지게 된 다랏여행. 10월 초 우리 팀원들과 2층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다같이 다랏에 가게 되었다. 버스로 7시간 걸려서 간 다랏에서 20명 정도 되는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다. 이전에는 밥 먹을 때만 밑에서 잠깐 보거나 퇴근할 때 자전거에서 잠시 말을 거는 정도이었는데 3일동안 계속 함께 하다 보니깐 많은 이야기도 하고 서로 챙겨주고 하다보니깐 많이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들은 우리에게 더욱더 무서운 베트남어 선생님이 되기도 하였다. 돌아오는 길은 새벽에 일어나서 왔기에 다들 많이 피곤해 있었다. 이날 화는 아파서 나에게 물달라, 봉지달라, 햇빛이 강하니 창문쳐라. 이래저래 여러 일들을 시켰다. 어떻게 보면 귀찮은 일일 수도 있지만 내가 봉사자라서 봉사한다는 차원도 아니고, 내가 외국인이라서 뭘 모르겠다고 시키는 화도 아니고 .. 우리는 정말 친구. 친구니깐 서로를 위해서 하는 일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료하다고 느꼈던 한달이었지만 한층 성장한 나의 모습에 난 감동을 하였다. 지난 주에는 화와 마트에 놀러갔다가 자전거로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가끔 화네 집 근처에 지나가긴 하지만 직접 들어간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 작은 단칸방에 부엌 겸 거실 겸 침실 겸 화장실까지 다 있는 그런 방.. 그곳의 아주머니는 손님이 왔으니 얼음물이라도 마시라면서 안에 들어오라고 하셨다. 길에서 파는 떡 + 소스 .'반베오'라는 것까지 사주시면서 갑작스럽게 간 나에게 손님대접을 거하게 해주셨다. 어떻게 보면 외국인을 집에 들이는 것도 어려웠을텐데.. 어려워하지 않으시고, 그렇다고 너무 지나친 관심을 주지도 않으셔서 부담스럽지 않고 편한 대접에 즐거웠다. 베트남은 한류열풍으로 한국 사람을 높이 봐주고 있다. 버스에서 말이라도 하면 다들 뒤돌아서 한번씩은 쳐다볼정도 .. 이런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울 때 2층 아이들의 편안함이 고마울 때가 많다. 우리를 외국인이라고 한걸음 뒤로 물러난 다음에 높은 시선으로 볼까 걱정했는데 매일 다가와 오히려 장난치면서 말거는 화와 2층 친구들. 한국에서 온 대학생 봉사자와 고향에서 멀리 일하러 온 친구들 .. 이렇게 보는 것들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 서로 고향을 떠나서 왔기에 집이 그리울 거(안까뇨메 사건 후)라고 서로 위로해주는 친구들. 사람의 배경이 아닌 앞모습의 내면으로 바라보는 친구들. 우리들은 만나야만 하는 운명이었나보다<사진3. 다랏은 고산지대로 프랑스 식민지대 때 휴양지로 만든 곳이다. 산과 구름이 만나는 곳이라서 굉장히 이쁘고, 시원하고, 마음이 편안해 진다. 지환오빠와 2층 친구들. >
[모라투와 이야기]#3. 2달간의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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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곳에 온지도 2달이 되었고, 그동안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간간히 적어놓고 있습니다.그 중에서 몇개만 알려드릴게요, 나중에 차차 다 풀어놓겠습니다. :)#1. 고양이와 개 그리고 까마귀이곳에는 고양이와 개 그리고 까마귀가 정말 정말 많다. 고양이는 우리 나라 고양이보다 더 예쁜 것 같다. 개는... 우리나라 개가 더 예쁜 것 같고.까마귀는 진짜 많다. 아마 탑골공원 비둘기보다도 훨씬 많을 것이다. 고양이는 우리나라만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나름 귀여운척도 한다. 개는.. 음.. 좀 안쓰럽게 생긴것들이 많고, 얘네도 사람을 안 무서워한다. 까마귀는.. 진짜 많고 깍깍 거리고, 가끔 전깃줄에서 하얀액체를 머리위에 떨어뜨린다..길을 가다보면 소도 볼 수가 있다. 소는 정말 느긋하다. 차가 가도 안 일어난다.차가 비켜간다.ㅜ 참말로 평화로울 수가 없다. #2. 사방에 붙어있는 전단지에 관한 고찰?ㅋ내가 말하는 전단지는 사람의 얼굴이 나와있고 그 양쪽에 날짜가 씌어 있는 전단지이다. 처음에 이것을 현상수배종이로 착각도 하였으나, 이것은 죽은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사진 왼쪽에 태어난 날짜, 오른쪽에 돌아가신 날짜가 써있다. 어떤 사람들을 붙이고, 언제 떼는지는 모르겠다. 누구에게 알리는 죽음인지는 몰라도, 묘지만큼이나 나의 죽음 역시 멀지 않았음을 암시해준다. 음..이렇습니다. 이렇게 여러가지에 대한 나름의 고찰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재미난게 생기면 또 올릴게요.아, 요즘 비가 많이 와요. 몬순.. 대사관에서는 뎅기열 조심하라고 전화도 줬어요.아, 우리 Y대장아저씨인 슈렌씨의 아들 12살짜리 수라는 요즘 집에 있는 날이 많아요선생님이 아프셔서 안 가기도 하고, 비가 많이 와서 안 가기도 하고,오늘은... 교실 지붕이.. 구멍나서 비가 새서 물이 차서 수리중이라 안 간대요.지붕이 구멍난 이유는 공이 날아와서 많이 구멍이 났다나봐요.. ㅎㅎㅎ
[번외3]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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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3으로 사메팀 단체 사진 올립니다.->사메팀과 딜리팀 모두 같이 찍은 몇 안 되는 사진 중 하나. 사오 미구엘 외벽 작업이 끝난 것을 기념으로 찰칵. 모두 자기 개성대로 포즈를 잡고 있군요.->사메의 부엌입니다. 우리는 시간을 곧잘 이런 식으로 때웁니다.서서히 타이머의 귀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가브라키 학교 아이들과 찍은 사진입니다. 애석히도 두호형과 은정이는 안 나왔지만,제가 올리고 싶어서 올립니다.->사메와 로뚜뚜 마을을 오고가는 산행 중에 찍었습니다. 경치가 아주 죽습니다. 가끔 은정이도 죽을려고 해서 문제지만...ㅎㅎ->마지막 사진입니다. 로뚜뚜의 석양을 뒤로 하고...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음 인터넷 가능 시간에 다음 업로드와 소식 전하겠습니다.한국의 여러분과 여러 지역의 라온아띠 친구들은 다 잘 지내고 있는지요.그럼 이만. 꾸벅.
[번외2]우팀소! 우리 팀원의 여기 모습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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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한 사람 당 하나의 사진은 여롭지 않느냐는 의견 수렴 차원에서 개인 사진 하나씩 더 올립니다.->이번 사진은 지난 글과 달리 역순으로! 효정이군요. 여긴 동티모르 남쪽 해안의 어느 해변입니다. 동티모르의 바다는 정말 아름답습니다.->은정이군요. 여긴 한국 대사관입니다. 사진의 포커스는 뒤의 한복 입은인형입니다. 은정이도 같이 나왔군요.->연지입니다. 소모초에서 활동하는 GCS친구들이 사온 호빵(?)을 먹고 있군요.맛있습니다. 팔뚝엔 현지어가 써져 있군요. 좋은 자세!->두호 형의 6mm삭발 모습입니다. 소림 동자를 연상시키는 군요. 딜리 도착해서얼마 지나지 않아 저와 두호 형 그리고 정현이는 삭발 했었드랬습니다.->두봅니다. 이날은 국제적으로 정해진 '평화의 날'이었습니다. 입고 있는 티는 그 행사에서 받은 거구요.올리는 김에 사진을 더 올려야겠군요. [번외3]으로 이어집니다.
[번외]우팀소! 우리 팀원의 여기 모습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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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터넷을 쓰네요. 아주 못 쓰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 업로드가될 지 몰라 우리 팀원의 사진을 올립니다.-> 제 사진이군요. 여긴 딜리의 사오 미구엘 학교 앞으로 외벽 페인트 작업때 이군요. 머리에 쓰고 있는 저 두건은 여기 YMCA에 왔다 간 일본인 친구가 준 것입니다. ->두호형이군요. 현재 사메 아이들의 영웅(?)입니다. 길을 지나면 아이들이 누누!!!(두호 형의 현지 이름) 합창으로 목소리를 높입니다. 옆에 계신 분은피스 커피 일을 같이 하시는 분으로 아주 위트가 뛰어납니다.->연지입니다. 이때만해도 피부가 그렇게 타진 않았군요. 얼마 전 사메에서 많이아파서 딜리로 내려보냈더니 도착할 때 즈음 완쾌되는 기적을 일으켰죠.->은정입니다. 장소는 한국 대사관 앞이로군요. 1달도 채 안 되었을 때일 겁니다. 사진기를 들이대면 누구보다 빨리 얼굴 표정이 사진 모드로 돌아가기 때문에재밌는 사진 찍이가 영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시간이 많습니다.->효정입니다. 딜리에 왔을 초반에 음식에 적응을 잘 못해 걱정했으나,지금은 오히려 과다 영양 섭취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사진이 부담스러울수 있으니 장시간 보시는 것은 건강에...해... 쿨럭쿨럭...
[뉴스 클리핑-3]Buy local, eat local to reduce im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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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위클리 2008년 5월 29일 - 6월 4일 Buy local, eat local to reduce imports 지역의 NGO는 지방 공동체들이 더 많이 지역 생산 식품을 먹고, 수입 식품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Arsenio Pereira(Rede HASATIL의 책임자 : “현재의 쌀 지역의 쌀값을 올리는 지금의 쌀 위기 때문에 티모르는 외부에만 의존할 수 없다. 티모르는 국내에서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는 쌀 이외의 식품을 주식으로 하는 것을 시도하길 장려하고 있다. 옥수수, 카사바, 감자와 같은 것을 식사대용으로 하면 더 저렴할 뿐만 아니라 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지금의 쌀값은 매우 비싸다. 쌀값이 $25에서 $27일 때 농부들은 보통 하루에 $0.55의 돈을 번다. 쌀 한 Sack을 사기 위해선 45일을 일해야 한다. 또, 지역에서 물건을 산다면 돈이 티모르로 퍼지게 될 것이다. 결국 지방 농부들은 물건을 사기 위한 돈을 더 벌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지방 생산물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티모르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해외로 부터의 생산물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 어떤 땐는 농부들이 더 생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없고, 사람들이 외국으로부터 온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생산을 줄인다고 한다. 현재 정부미는 $17에 일반미는 $25에 팔리고 있다. -평*동티모르의 쌀 자급도는 매우 낮다. 기후는 쌀 재배에 나쁘지 않으나 산악지형이 국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수입되는 쌀은 이곳 사람들에게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수입 쌀은 그나마의 농촌을 더욱 피폐하게 하고 있다. 농촌의 생산력이 국제 생산력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개 시설과 같은 인프라와 품종개량과 같은 소프트 웨어적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앞으로 식량 자급면에서 다른 개도국과 같이 종속적 위치로 갈 것인가, 아니면 자급도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는 두고 볼 일이다.
[에세이-10] 개, 돼지와의 시간 by 심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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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원 개 한 마리가 바닥을 훓으며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나를 힐끗 보고, 한 번 짖고, 다시 먹을 무언가를 찾아 언덕 너머로 총총 간다. 집 앞 진흙탕에서는 돼지가 흙에 코를 묻고 헤집는다. 한시도 바닥에서 코를 떼지 않는다. 역시 먹을 거리. 개보다 살은 쪘지만, 그래도 날렵한 몸매이다. 개와 돼지 그리고 닭이 거리 여기저기, 집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는 풍경은 여기 로뚜뚜에서는 일상이다. 군데군데 큰 길목에 가축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대나무로 간이 울타리와 문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말라빠진 개와 날렵한 돼지는 나무 틈 사이로 자유스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닌다. 돼지가 어떻게 저리도 유연할까 놀라울 뿐이다. 물론 닭과 돼지가 거리를 활보하는 풍경은 시골 마을 로뚜뚜만의 특징은 아니다. 수도인 딜리에서도, 동쪽의 도시 로스팔로스에서도, 그리고 사메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동티모르 북부의 딜리부터 시작되는 사원하게 뻗은 해변 도로에서도 볼 수 있다. 운전자는 염소와 돼지, 소의 갑작스런 출현에 항상 대비해야 하고, 차에 놀라 도로에서 갈팡질팡하는 병아리가 정신차리고 길가로 피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주인이 어떻게 가축들을 관리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금방 그 의문은 풀렸다. 해질녘 내가 머무는 집 건너편 둔덕에 사는 아이가 크게 휫바람을 부니 그 집의 돼지들이 쏜살같이 귀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둔한 소의 궁둥이에는 주인을 나타내는 표시 따위가 칠해져 있다. 몇 번 가축 방목보다 축사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모두 외부인으로부터이다. 처음에는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정부와 NGO 등에서는 축사 활용을 장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목이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것은 그에 걸맞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방목은 전통적 방법으로써 익숙하다. 축사를 새로이 하는 것보다 위험이 적다. 그리고 대부분의 농촌에서는 축사 사육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두번째의 이유도 경제적인 측면인데, 사료를 구입할 돈과 노력을 굳이 기울이지 않더라도 가축들이 돌아다니면서 먹을 것이 거리에 있다. 물론 최대의 효과를 얻진 못할 테지만, 가축이 굶어죽는 일은 매우 드물다. 셋째로, 축사 사육은 충분한 물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가축의 분비물을 처리해야 한다. 건기와 우기가 뚜렷이 나뉘는 기후의 특성으로 인해 티모르는 물이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쉽다. 한국인이 돼지가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단번에 '다르구나'며 알 수 있다. 차이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이해는 시간이 필요하다. 차이는 표면적인 모습이지만 이해는 그 밑의 더 두터운 부분을 알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해는 충분한 관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도 돼지는 먹을 거리를 찾아 앞집 마당 나무 틈 사이로 날렵히 뛰어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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