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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루크의 '스리랑카에 관한 몇 가지 소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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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국에 가고 싶어요 모라투와 YMCA에 딸린 누추한 집이 배경이다. 이 집에는 모라투와 YMCA 사무총장 슈렌과 그의 가족이 살고 있다. 빗소리 음향과 함께 실론티 향기가 배경을 감싸고, 평화캠프를 마치고 인사하러 들른 샤루크와 슈렌 사무총장의 이야기가 고조되며 서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중이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이다. 샤루크: 저는 아마 내년에 입대를 하게 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이게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저는 사회 복무를 원하지만, 이것은 일정한 신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남자들만 신청할 수 있고 또한 기간도 길죠. 지금 한국은 군대가 개혁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지요. 슈렌: 그렇구나. 스리랑카는 입대가 의무는 아니라서 난 군인이었던 적이 없단다. 너도 알다시피 이번 주에 인도에 출장을 다녀왔다. 인도의 YMCA는 정말 크더구나. 나도 그런 넓은 곳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 또한 그 개방적이고 원할한 의사소통 구조도 마음에 들었단다. 내가 사무총장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나의 힘이 너무나도 미약하단다. YMCA는 젊은이들의 단체인데 말이야. 모라투와 YMCA는 할아버지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힘이 너무 강하단다. 일을 추진하다가도 벽에 부딪쳐 상심할 때가 많지. 샤루크: (짐짓 이해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 공감해요. 저도 한 그룹의 리더일 때, 그런 부분에서 상처를 입기도 했어요. 또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당했던 경험도 있고요. 슈렌: 그래. 그래서 말인데, 내년이나 내후년에 한국으로 일을 하러 갈 생각이야. 그러니까 한국으로 돌아가거든 정확한 절차들을 찾아서 내 메일로 보내줄 수 있겠니? 샤루크:(깜짝 놀라며) 네? 하지만 아저씨는 이미 나이가 불혹을 바라보고 있고, 딸린 식구들도 세 명이나 있잖아요. 가족들도 아저씨도 너무 외로울 것이고, 여기서처럼 한 그룹의 장으로서 일할 수 도 없을 거에요.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해야 해요. 슈렌: 잘 알고 있단다. 하지만 나와 내 부인의 한 달 총수입이 4O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너희들 한 달 식비보다도 못한 금액이지. 나는 이곳에서 다른 일을 하고 싶지만, 내가 YMCA의 일을 그만둔다면 우리 가족은 거리로 짐 싸들고 나가야 한단다. 적잖은 충격을 받은 샤루크는 식고 있는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그냥 고개만 끄덕인다. 그래도 스리랑카 사회에서 슈렌은 중산층에는 속할 것이라고, 사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몇 번의 가벼운 농담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뒤로 한 채 샤루크는 집으로 돌아간다. 며칠 간 내리고 있는 이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9월 달에는 약 2만여 명의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스리랑카 인들이 한국어 능력 시험에 응시했다. *영어 수업을 진행주었던 뱀랫 선생님의 한 달 월급은 12만원이라고 한다. 그는 여러 가지 학교 수업외의 수업들을 진행해야 겨우 20만원의 한 달 수입을 채울 수 있다. *쓰나미 이후의 스리랑카 물가는 결코 싸지 않다. 스리랑카의 많은 이들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고, 빈부격차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기본적인 사회 구조 변화는 매우 더디게 진행중이다.
[뉴스 클리핑] #5.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욥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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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욥8:7)” 2008년 10월 20일 월요일 오후 세시, 아순시온 YMCA 에선 'YMCA Raonatti PRE-SCHOOL'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원래 이 프로그램의 시작 날짜는 10월 14일 이었으나, 아이들이 단 한 명도 오지 않는 충격적인 실패를 한번 겪고, 그 후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13명의 아이들로 조촐히 시작할 수 있었다. 때 마침 한국에서 KOREA STAFF이 와있어서 함께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 날은, 풋풋 프로젝트 이외에 라온아띠 다바오 팀이 아순시온에서 추진한 첫 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된 날이라 할 수 있어 그들에게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 듯 하다. PRE-SCHOOL의 주 대상은 라온아띠 다바오 팀이 담당하고 있는 풋풋 프로젝트의 풋풋 드라이버들의 3-6세 자녀들 이다. 물론 아순시온에도 초등학교에 딸려 있는 병설 유치원과 몇 개의 사립유치원이 있긴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유치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다. YMCA에서 교재, 학용품, 간식 등 모든 준비물을 제공한다. 물론 비용은 무료이다. 이들은 일주일에 두 번,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세시부터 다섯 시 까지, 총 두 시간 동안 수업을 받게 되며 과목은 국어인 따갈로 어와 영어, 수학, 음악, 체육, 미술 총 여섯 과목이다. 한 과목당 수업시간은 30분이며,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은 번갈아가면서 수업하게 된다. 10월 20일, 처음 문을 활짝 연 'YMCA Raonatti PRE-SCHOOL' 은 처음 한달여 동안은 영어, 수학, 아트 수업만으로 이루어졌었는데, 영어는 Cho (박초영,22) 선생님이, 수학은 Isabela(강지혜,21) 선생님이, 음악 · 미술 · 체육을 포함한 아트는 Cherry(김지은,21) 선생님이 맡았다. 처음에는 선생님과 아이들 양쪽 다 서로에게 낯설어 하고 어색해 했지만, 곧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졌다. 나이부터 수준까지 아이들의 개인차가 커서 어느 레벨로 수업을 진행할까 고민하던 다바오팀은 비록 잘못하다 하향 평준화가 될지라도 가장 낮은 수준에 있는 아이에게 맞추자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영어는 알파벳부터, 수학은 숫자 1,2,3부터 시작해 기초를 쌓는 데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고 있다. 아트 수업은 이 곳 아이들에게 창의성과 감수성을 기르는 것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선 그리기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고 있다. 길버트의 아버지는 오늘도 풋풋으로 길버트를 태우고 유치원에 직접 오셔서 생업을 잠시 중단한 채 아들의 학업을 지켜보시고 계신다.'YMCA Raonatti PRE-SCHOOL' 프로그램에 대한 부모님들의 관심도 매우 높아 매 시간마다 아이들과 같이 YMCA 오피스에 오셔서 아이들이 교육받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시고 참여한다. 한 달이 지난 현재, 13명으로 시작되었던 아이들이 금새 스무 명이 되고 어느 덧 서른 명에 육박하게 되면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엔 YMCA 오피스가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가득 찬다. 넉넉하게 샀던 교재와 색연필, 책상, 의자 등이 어느 덧 부족할 지경에 이르렀고, 들쑥날쑥 하던 아이들도 이제 고정적으로 자리 잡혀서 각각의 사진을 붙인 아이들의 이름표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과목도 함께 늘렸다. 현지 YMCA 스탭 중 아이린(21)이 국어인 따갈로어를 가르치고, 앨빈(20)은 음악 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비사야어 노래를 율동과 함께 가르친다. 다양해진 과목들만큼 아이들의 마음도 풍성해질 것이다. 월요일과 목요일이면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북적이는 YMCA OFFICE. 처음 13명으로 시작했던 'YMCA Raon atti PRE-SCHOOL'이 한 달만에 26명의 아이들로 정확히 두 배로 늘어났고 매일 새로운 친구들이 오고 있다. 비록 무료 유치원이지만 내용과 질만큼은 사립 유치원을 뛰어넘자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는 다바오 팀. “ 각 과목당 할당 된 시간은 30분인데 수업에 열중하다 보면 어느 덧 30분을 훌쩍 넘겨 저도 모르게 한 시간 동안 수업을 해버린 적도 있어요. 한국에선 고등학생도 50분 수업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데 지루한 기색 없이 따라와 주는 아이들이 기특할 뿐이죠.”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Cho(박초영,22) 선생님. “ 처음에는 숫자 1도 잘 못쓰던 아이들이 어느 새 10까지 말하고 쓸 수 있게 되었을 때 너무 기뻤어요. 선생님의 뿌듯함이란 이런 거구나 하구요. 비가 쏟아져도 꼬박꼬박 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욱 더 힘을 얻어요. 어쩔 땐, 1시간이나 일찍 와서 미리 책상에 앉아있는 아이들도 있어요. ” - 수학을 담당하고 있는 Isabela(강지혜,21) 선생님. “ 저는 사실 미술을 못해요. 그런데 아트 선생님을 맡았으니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웠죠. 하지만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건 중요한 건 미술 실력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같은 시선을 가지는 것이라는 걸 알았어요.” - 아트를 담당하고 있는 Cherry(김지은,21) 선생님. 지금은 비록 작은 아순시온 YMCA 오피스에서 열악한 환경 안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아순시온의 소중한 꿈나무들이 되길, 아순시온의 모든 아이들이 형편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에세이] 아순시온, 그 아홉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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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폭죽놀이 아순시온에 정착한 초기, 우리는 매일 고된 스케줄에 지쳤었다. 당시는 한국에서 예산이 도착하기도 전이라 ‘풋풋 드라이버 지원 프로젝트’는 시작도 되기 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지역 축제’들 때문이었다. 아순시온 ymca의 사무총장님은 이 지역 시의원을 겸임하고 계신 분으로 아순시온 시장 출신이시다. 그래서 지역 사회의 일에 관심이 매우 높으시며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홍길동처럼 사방팔방 지역 사회 곳곳의 일들을 꼼꼼히 돌아보시는 분이시다. 그런 관계로 초기 일거리가 없을 땐 어김없이 따따이(사무총장님)의 스케줄들을 따라다녔었다. 따따이 차에는 항상 빡빡하게 정리된 축제 일정표가 있다. 축제라고 해서 뭐 대단히 거창한 것은 아니다. 작은 마을 단위로 집집마다 조촐하게 음식거리를 장만하여 서로 나누고, 동네 청년들은 농구 경기를 하며 실력을 겨루고, 아이들의 귀여운 장기자랑을 동네 주민끼리 구경하는 것이 그 축제들의 주요 행사다. 또 어디서 이런 정보들은 들었는지 떠돌이 상인들이 마을에 들어와 한껏 장판을 벌이면 그것으로 축제의 분위기는 왁자지껄 무르익고, 동네 가득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유쾌한 대화소리가 가득 그 공간을 메우면 그로써 축제의 분위기는 정점을 향한다. 열정적인 태양빛을 닮은 필리핀 사람들의 미소가 그런 날은 더욱 밝게 빛난다. 이름도 까먹어 버린 어떤 동네 축제에서.“한국의 축제는?” 하는 단순한 물음이 생긴다. 마을축제란 것이 있기는 한 건지. ‘누구네 둘째 아들이 고시에 합격 했네’ 하는 동네잔치 정도는 있겠지만. 우리의 상식으로 축제라 함은 적어도 ‘보령 머드축제’나 ’청도 소싸움축제’ 정도는 되어야 축제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대규모 축제가 그 지역 주민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한국에서는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에 지방문화행사로서 지역축제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급속한 속도의 양적증가는 물론 국민들의 문화적 욕구 증대와 지자체의 축제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심리로 인한 것이다. 하지만 응당 지역민을 위한 즐김의 장이 되어야할 축제는 관의 일방적인 기획과 진행으로 지역민이 소외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재 한국의 지역 축제는 내실 없는 양적인 팽창만 이뤘다는 비판과 함께 지역주민이 배제된 과도한 경제주의적 접근으로 인한 생색내기 식 축제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진정한 축제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되도록 많은 관광객 유치, 성급한 가시적 혹은 경제적 성과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축제를 활성화시켜 보고자 특별 예산까지 마련한 관의 노력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것이 비단 돈만 있으면 가능한 문제는 애초에 아니었음이 문제다. 지역축제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지역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은 지금껏 민간이 주도가 되어 진정한 재미를 추구하며 성장한 축제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런 경험의 부재가 지금과 같은 초기 지역 축제 발전의 문제점을 낳은 것이리라. 그러므로 이것은 일방적으로 관의 잘못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현재 지역 축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역 축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관이 아닌 지역주민 스스로가 진행자가 되도록 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성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일회성에서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역민의 관심을 유도할 만한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소재의 축제 운영도 중요하다. 물론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급격한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고향을 떠나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온 사람들에게 그 지역에 대한 애착심까지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은 조금 주제넘는 일 일지 모른다. 뜨내기와 같은 심정으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확실히 지역에 대한 소속감 보다는 직정에 대한 소속감이 훨씬 큰 것이 당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이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눈을 돌려 보자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카피가 대 성공을 거둔 것은 그 말장난이 너무 웃겨서가 아닐 것이다. 부쩍 여행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소문난 맛집 여행이 인기를 끈 것도 모두 국민의 재미에 대한 욕망이 경제 성장에 대한 욕망보다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욕망의 크기가 변한 것이 국민 개개인 이듯이 재미를 찾고 즐길 변화의 주체 역시 국민 개개인이어야 한다. 정부에 놀 거리를 만들어 달라 할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만들어야 겠다는 적극성이 필요한 때이다. 그 놀 거리를 내가 사는 이 지역사회에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지. 또한 이를 통해 관은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고취시키는 유용한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축제, 브라질 쌈바 축제나, 독일의 맥주 축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등,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은 그 소재의 독특함이 지역의 특성을 아주 잘 대변해 주기 때문이고 동시에 그것을 오래도록 즐기고 유지시켜온 지역 주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도 돈만 들여 규모만 늘릴 것이 아니라, 축제의 본 의미에 맞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축제를 바라보고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내가 즐거워서 보는 남도 즐거워 져야지, 보는 남이 즐거우라고 내가 즐거운 척 해서는 안 된다. 시원하게 뻗은 야자수는 내 필리핀 생활의 중요한 활력소가 된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가장 확실히 깨닫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야자수이기 때문이다. 오늘 문득 그 야자수의 화려한 잎들이 폭죽을 생각나게 했다. 굳이 굉음을 동반한 화려한 폭죽이 있어야만 즐거운 축제인가. 여긴 온 동네 가득 축제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은 초록의 폭죽이 1년 내내 빵빵 터져있는데! 그렇다. 이곳은 365일 소소한 행복을 담은 축제가 있는 필리핀이다. 참고자료 - 박주성 ,지역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조선대학교
[에세이] 아순시온, 그 여덟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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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D BLESS YOU 요즘 필리핀은 바쁘다.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빠들은 지붕 위에 올라가 종과 전구를 달고 나무를 잘라 트리를 만든다. 그래서인지 시골 아순시온에서도 집집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전구들이 반짝이고 지붕 끝엔 주렁주렁 금빛종들이 딸랑이고 병원에는 입원실마다 문앞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찍찍이 부직포로 앙증맞게 붙어있다. 우리나라에선 그 닥 대수롭지 않은 (커플들만 느낀다는)크리스마스를 온 국민이 벌써부터 왠 오버인가 싶지만, 카톨릭이 전체 국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독실한 기독교 국가임을 생각하자 조금 수긍이 간다.라온아띠 면접을 봤을 때, 왜 태국에 지원했느냐는 질문에-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종교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종교의 평화로운 공존이 결국 아시아의 평화에도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기독교 모태 신앙에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는 생각해 본 적도, 직접 겪어본 적도 없었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 가서 나의 종교와 다른 종교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느끼고 배우고 오겠다.- 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의 예상과는 달리 불교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독실한 기독교 국가, 필리핀에 오게 되었지만, 나는 여기서도 배운 게 참 많다. 일단 많은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물론 메이저 종교인 불교와 기독교가 있지만), 무교인에게도 너그럽다. 종교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하나의 선택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당연히 첫 만남에서 종교를 물어보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러나 필리핀 사람들은 만나면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What is your religion?" 이다. 기독교라고 대답하면 또 그 안에서도 카톨릭이냐 개신교냐, 개신교라고 대답하면 또 무슨 교파냐며 집요하리만큼 깊게 파고든다. “저...그냥 동네에 있는 교회 다니는데요” 초기에는 머리만 긁적긁적 하다가 이젠 “저는 크리스천 프로테스탄이고 그 중 밥티스트 교파에요” 라고 대답하는 게 결국 훨씬 편하다는 걸 알았다. 필리핀에선 아침에 출근하기 전 차안, 일과를 시작하기 전, 학교 수업 전, 마트에서도 성경 구절이 나오고 기도를 한다. 국가 곳곳에 배여 있는 기독교의 냄새 영향인지 지혜는 이곳에 와서 매일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기도로서 주님과 함께하고 있다. 나 역시 알게 모르게 신앙이 조금 깊어졌는지 한국에선 아빠가 숟가락 드시자마자 콧김 뿜으며 돌진했던 밥상 앞에서도 이젠 주린 배 움켜잡고 기도를 한다. 면접 볼 때는 아시아 종교의 다양성과 공존 가능성을 배울꺼예요! 해놓고선 기존의 신앙이 깊어져 가고 있는 이 상황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필리핀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곳 역시 종교 문제가 평화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카톨릭의 시작을 말하자면, 1521년 3월 16일, 포르투칼인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지금의 세부 섬에 도착해서 섬의 원주민들을 천주교로 개종시켰다. 곧이어 카톨릭으로 개종한 원주민들에게 스페인의 무력힘을 과시하면서 필리핀을 식민지화 한다. 지금 필리핀에 짙게 남아 있는 카톨릭의 영향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자취이다. 문제는 이 때, 스페인의 통치 기간 중에도 민다나오와 술루열도의 강력한 무슬림들은 개종도 하지 않고 정복도 당하지 않았는데, 그 무슬림들이 바로, 현재 민다나오 섬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있는 주범이다. 그들은 필리핀에서 민다나오 섬을 독립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무슬림끼리만 모여 살 수 있도록 영토를 내어달라고 요구한다. 처음 라온아띠 국가 중 우리 팀이 스리랑카 다음으로 위험하다고 했던 이유도 바로 무슬림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슬림이 이렇게 반발하는 데에는 단순히 종교적인 이유보다 그동안의 필리핀 역사와 정치 문제와 맞물린 결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와 불교 대신 필리핀 안에서 이슬람과 카톨릭의 문제를 던져준 라온아띠.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그리고 풀어야 할 숙제 하나가 생긴 기분이다. 오늘 팀 회의 시간엔 언니랑 지혜랑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얼마전까지 우리의 관심사는 ‘다국적 기업의 침투’ 였는데, 다국적 기업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밀접해 있는지는 알면 알수록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주제는 다음에 자세히 하기로 한다. 여담으로, 11월 둘째 주 일요일 ‘THANKS GIVING DAY CELEBRATION(추수감사절)’ 행사가 열렸다. joy네 가족이 다니는 교회에 따라갔다가 우연히 들은 ‘STILL' 찬송가가 너무 좋아 배우고 싶다고 말했더니 조이가 가사를 알려주며 “ 언제 한번 우리 교회에서 이 노래 부를래?” 라고 희미한 바람결에 흘러가듯 말하길래 “응응 그러지 뭐” 라며 나 또한 가볍게 대답한 게 화근이었다. 추수감사절 전날, 밴드랑 리허설을 하라고 갑자기 연락이 왔다. 일이 커져도 너무 커졌다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벌써부터 부끄러움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이었다. 저녁이 되자 추수감사절 행사가 시작되었고 한 서너시간 동안 찬송가를 부르고 춤을 췄다. 각 교회의 밴드들이 다 모여서 공연을 했다. 다들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좀 노셨는지 하나같이 노래를 잘해서 기가 팍 죽었다. 그래, 까짓거 일단 지르고 나중에 울자. 밴드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고 우리가 외국인이라서 그랬는지 못 부른 노래에도 힘껏 호응해 주셨다. 박수를 쳐주시길래 잠깐, 아주 잠깐, 난 우리가 정말 잘 불렀나? 하고 뿌듯했는데, 뒤를 보니 밴드가 셋이서 고개를 푹 숙이고 끅끅 거리며 웃음을 참고 있는 게 보였다. 그래 별로였구나, 미안. 추수감사절 행사가 열리고 있는 교회 앞에서 찰칵.토요일 밤 이미 추수감사절 행사때 한번 노래를 불렀지만, 일요일 예배때또 불러달라는 앵콜 요청이 들어와 거의 울면서 한번 더 부르고 있는 중.추수감사절 행사로 점심때, 교회 아이들에게 페이스 페인팅과 풍선아트를 했다. 그림에 탤런트가 없는 나는 페이스페인팅에서 살짝 빠지고, 풍선으로 개를 만들었다.비율을 못 맞춰서 꼬리가 매우 길다 . 지혜와 나의 노래를 듣고 끅끅 거리며 웃음을 참은 그 밴드. 갈색 옷을 제외한 세명이 형제이다. 유키 알란 마키. 훈훈한 3형제라고 좋아했었는데 상처받았다 흑. 하지만 우린 매주 그 교회에 갈 생각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왼쪽부터, 웃는 게 권지용을 닮은 첫째 유키, 웃는 게 오바마를 닮은 막내 마키(잘생겨또꺄) 웃는 게 저승사자를 닮은 둘째 알란. 초영언니가 턱수염이 염소같다고 놀렸다ㅋㅋ 갈색옷 입으신 분은 이미 결혼을 하셨다하니 과감히 패스-)
Episode 9: 물살을 가르는 천하무적 빨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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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11월 17일 베트남 시각으로 정오의 문턱을 막 넘고 있다.원래 이 시간이면 난 우리의 스케쥴에 따라 동나이라는 곳에 위치한 유치원에서 일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왜 여기 있냐구?농땡이라 하면 농땡이이지만 굳이 이유를 대라면 댈 수 있다. 부끄러운 이유.이건 마지막에 말하기로 하고요태영오빠가 저번 주말에 에세이를 썼었기에 쓰지 말까 망설였지만이렇게 계속 혼자 있으려니 무료해서 안되겠다.이 사진을 보면 이 남자 둘이 어디 위를 달리고 있는지 파악이 바로 되시나요?비가 오지 않아도 자기 마음대로 넘쳐버리는 강물로 인해 동네의 왠만한 골목들은 물에 다 잠겨버린다.다행히도 우리가 숙소에서 YMCA까지 밥을 먹으러 자전거를 씽씽 달리는 길은 이렇게 잠긴 적이 없었기에 행복해하고 있었으나..어느날, 큰 도로가 그 날 따라 많은 물에 잠겨 있었다. 어? 뭐지? 하고 YMCA로 접어드는 더 작은 길로 커브를 도는 순간, 긴 바지를 허벅지까지 걷어 올려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몇 몇 사람과 함께 물에 다 잠겨버린 길이 보였다. 그래봤자 비 많이 왔을 때 비가 길 위에 좀 있는 그 정도겠거니 하고 쭉 내달렸지만앞바퀴가 음푹 들어가며 물속을 달리고 있었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앞바퀴 높이의 1/3 정도가 잠겨버리는 이 물을 자전거로 달릴 줄이야꿈에도 몰랐으니. 그리고 난 발가락에 있는 힘을 다 주어야만 했다. 열심히 패달을 돌리고 있는 내 발이 신은 쪼리를 떨어뜨렸다간, 이 흙탕물 속에선 못 찾을 것만 같았다. 걸어가면 더욱 가관이다.그래야 종아리에 조금 차는 물도 그 속이 보이지가 않아 걸어가다 발가락에 야들야들한길쭉한 무언가가 걸리면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길가에 오토바이에 깔려 죽어 있는 무지막지하게 큰 들쥐들,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버린쓰레기들, 고양이와 개의 배설물 등등.이런 것들이 자연스레 내 발 위를 춤 추듯이 지나가고 있겠지만 기꺼이 받아들여야걷기가 편하다 하지만, 자전거로 물살을 가를 때에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앞바퀴가 물과 부딪히면서 굉장히 맑고 신나는 소리가 난다.마치 슈퍼마리오 카트게임에서 해안가코스를 달릴 때 모래사장이 아닌 바닷물로 달릴 때나는, 그런 물 소리가 난다. 그리고 정말 그 게임에서 물로 달리면 속도가 늦춰지기 때문에 물로 달리고 있다 싶으면육지를 찾아서 달리듯이, 조금이라도 물이 빠지거나 들 찬 땅이 보이면 냅다 그리로 달려간다.처음으로 물살을 가르는 신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난 속으로 말했다. 당신이 하나님인지 부처님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감사드린다고.내가 이렇게 베트남에 오질 않았더라면, 이처럼 신나게 물 찬 도로를 자전거로 씽씽 달려보지 못했을 거라고. 그리고 +내가 오늘 숙소에 혼자 남은 이유는 아파서이다.만약 부모님이 이 홈피를 알고 계신다면 쓰지 않겠지만, 다행히도 내가 안 가르쳐드렸다^^참 일일평가서에 '아픈 팀원은 없나요?'라는 질문에 최다빈도는 조수연, 나일 것이다.이젠 다들 재미가 붙어서 내가 열이나면 이런 저런 병명이 다 나오다 홍역, 수두도 나온다.베트남에 처음 와서 배탈이 났다면 물갈이로 생각했겠지만 이제 와서 고열과 복통, 배탈이 5일째 가니 이유도 알지 못 한채, 안그래도 없는 볼살을 더 축내야만 했다.다행히도 팀원들, 그리고 YMCA의 우리의 밥을 해주시는 꼬남, 스텝들 덕분에 병원에 다녀왔다. 설마 내가 라온아띠 중에 SOS를 처음으로 부른건 아니겠지.. 솔직히 부끄럽다.한국이었으면 그냥 나 혼자서도 병원에 잘 가서 진찰 받고 약 받아 약 먹고 하는게 어렵지 않지만, 여기에서 아프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해야만 했다.내가 계속 구급함에 있는 약을 먹어서 나을 수 있을 것 같은지, 꼭 병원을 가야 하는 것인지,병원을 가도 현지인이 운영하는 곳을 갈 것인지, SOS로 갈 것인지, 말은 잘 통할 것인지,병원을 간다면 일이 정말 커지는 건 아닌지 등등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울컥했다.복통이 심해지면서 든 생각이 있다.아 그냥 돌아가고 싶다.하지만 내가 여기에서 더 있지 못한 그 시간에 대한 미련보다이런 걸로 그만둬버린 나약한 내 자신에게 두고두고 화가 날 게 뻔하다. 그리고 이렇게 몸이 안 좋으니 정말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맙고무엇보다 친딸처럼 아껴주시고 나만 따로 죽도 끓여주시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꼬남에게 참 고맙다. 아파서 우는 날 보고 같이 울어주던 꼬남. 일요일 휴일도 반납하고 함께 SOS로 가주고 4시간을 기다려준 찌쑤언. 다들 정말 고마울 뿐이다.그리고 이제 이렇게 긴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면 많이 좋아진 것이다.p.s. 지혜 간사님, 메일 보내드릴게요~ 어제 태영오빠한테 주소를 물어본다는게 제가 그냥 자버려서^^ 놀라셨을텐데 정말 죄송해요ㅜㅜ
Episode 8 : 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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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텔 cao son lam (높다, 아들이름, 주인이름) 호치민 시 투둑군에 위치해 있다. 그 인근에서 가장 높은 4층짜리 건물이며, 각 방에는 kbs 월드 채널이 나오는 유선방송과 에어컨이 구비되어 있고, 아침밥을 제공한다. 투숙객보다 많은 가족이 살고 있으며, 파티와 가라오케를 좋아한다. 한 때는 투숙객의 세 배에 달하는 가족이 거주하여 파문. 호텔 가족.Co Hoa : 호텔의 주인아주머니. 호텔 로비에는 그녀의 커다란 사진이 푸른 조명과 함께 걸려 있어, 저녁에는 호텔 밖에서도 그 사진이 보여 제법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국제성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으며, 가끔 한국식 라면을 아침밥으로 제공한다. Chu Lam : 호텔의 사장.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의 소유자. 우리를 만날 때 마다 아주 신나는 목소리로 "밥은 먹었니?" 라고 물어본다. 한 손에 담배를 들고, 다른 한 손은 의자에 걸치는 모습이 마치 마피아를 연상케한다. 얼마 전 60대 일본인 할아버지와의 물담배 피기에서 크게 승리했다. Chi Huong : 호텔의 첫째 딸. 사실은 양딸로 Co Hoa 는 그녀의 작은 이모이다. 그녀의 친모는 하노이 근처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인 투숙객들의 교주같은 존재로 호치민의 놀이문화와 밤문화 술문화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9살 자녀가 있고, 돈을 모아서 60살이 되면 남편은 병원으로 보내고 아들은 미국으로 유학, 자신은 호주에서 사는 것이 꿈이다. 한국계 회사에 10년 째 다니고 있고, 그녀의 사장 이름은 김흥수 씨이다. 10년 째 한국계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한국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녀의 콤플렉스. Anh Khiem : Chi Huong의 남편, 호텔의 사위. 초급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여행회사에 다니고 있고, 이후에 자신의 여행회사를 갖는 것이 꿈이다. 한국어 능력시험에 대비하여 한국인 투숙객들로부터 듣기 연습을 했으나, 시험에는 실패했다. 베트남 YMCA의 자원봉사자이기도 하며, 맥주를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는 "조금 오해", "사양하지 마요", "한베의 우호를 위하여".Chi Hoa : 호텔의 둘째 딸. 직업은 베일에 쌓여있고, 남자친구와 곧 결혼할 예정. Lam 씨의 후계자로 지목받아 최근에 인수인계에 들어가고 있는 듯. Son : 호텔의 막내 아들. 아직 군대를 다녀 오지 않았고, 여자 친구가 있다. 훈남. 한국인 투숙객 중 한명은 그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으나, 최근 정리. 4층 콧털 아저씨. : 이름은 Nam. 호치민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다. 호텔 가족의 사촌. 그의 명함에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변호사라고 소개되어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베트남어를 굉장히 잘하는 베트남 변호사. 2. YMCA Viet Nam.1층에는 식당과 기숙사, 2층에는 미싱공장, 3층에는 사무실이 있다. 2층의 미싱공장은 15세에서 24세의 젊은이들이 1층에서 기숙하면서 미싱을 배우며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베트남 YMCA는 아직 그 정체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지 않다. Chu Loc : 베트남 YMCA 사무총장. 흰색 눈썹과 화려한 베트남식 영어발음이 매력적인 교수님 느낌의 아저씨. 그의 방에는 알 수 없는 오오라가 풍겨서 우리는 그의 방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한다. Chi Xuan : 현지 스탭. 한국인 학생들에게 베트남어를 전투적으로 가르친다. 특기는 한국인 대상으로 베트남어 시험보기, 벌세우기, 노래시키기, 표정굳기 등이 있다. 필살기는 역시 정색으로 그녀의 정색은 주변 사람을 얼게 한다. 공동체 놀이를 굉장히 좋아하고, 반칙도 굉장히 좋아한다. 반칙은 그녀의 삶의 원동력.Chi Dung : 현지 스탭. 굉장히 바쁘다. 조그만 목소리와 눈웃음이 매력적이다. 경제관념이 철저하고, 첫인상이 서늘하여, 초반 한국인 학생들은 그녀를 공안으로 의심. 현재 메콩으로 출장중에 있다. Co Nam : 베트남 YMCA의 엄마. 밥을 빨리 만들 수 있고, 그녀의 커다란 웃음소리는 모두의 기분을 좋게 하는 능력이 있다. 특기는 20000동(1300원정도)에 머리깎고, 면도하고, 귀도 파주는 미용실 소개해주기. 꼬집기를 좋아하고, 때리기도 좋아하고, 놀리기도 좋아한다. 그녀의 웃음소리를 녹음하는 것이 한국인 학생들의 희망이다. Ang Phong : 베트남 YMCA 의 기사. 베스트 드라이버다. 한손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전거를 끌고 갈 수 있다. 톰과 제리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한손에는 늘 신문이 들려 있다. 낚시를 좋아하여 종종 강가에서 발견할 수 있다. Co Nam의 사위.3.Hong An 유치원동나이성에 위치한 YMCA 가 운영하는 유치원. 공단 노동자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생후 18개월부터 만 5세까지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총 12명의 선생님이 있고, 최근에는 한국인 보조교사 5명이 함께 하고 있다. Co Hien : 유치원의 원장선생님. 32세. 굉장히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 YMCA 자원봉사자를 하다가 소개되어 유치원의 원장선생님이 되었다. 얼마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이마를 꼬맸다. 한국 이름은 신지. Co Lien : 새싹 반 선생님. 유치원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화가 나면 의자를 차기도 하고, 공책을 던지기도 한다. 사실 꿈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이나, 이런 저런 이유로 유치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22세. 그가 화를 내면 인근의 한국인 선생님들도 같이 얼어있다. 한국인 선생님들의 베트남어 선생님을 자청하고 있으며, 그의 작문 숙제 주제는 대체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누가 제일 좋으냐" 등의 질문이다. 한국 이름은 남주.Co Tram : 새싹 반 선생님. 23세. 웃는 모습이 무지하게 매력적이고, 유치원 선생님이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그녀의 수업을 보고 있자면 감동하게 된다. 한국인 선생님들은 사실 이 선생님을 제일 좋아하지만, Co Lien 이 무서워서 함부로 말하지 못하고 있다. 키가 작은 것이 콤플렉스. 한국 이름은 민주. Co Kim Anh : 유치원 최단신. 22세. 씨앗반 선생님. 만화 란마 1/2의 할머니를 닮았다. Co No : 배우 장진영을 닮은 여자 선생님. 유아반을 맡고 있으며, 초 베테랑. 카리스마 넘친다. 4. 그 외 인물.Nam : 한국 이름은 지환. 긴 머리를 자랑하며, 다른 남자팀원과 같은 옷을 입어도 칭찬을 독접하는 옷맵시를 갖고 있다. Hoa : 한국 이름 유화. 얼마전 베트남 가족학을 공부하다가 최근에 간식학으로 전공변경. 베트남에서 인기가 많다. Xuan : 한국 이름은 수연. 병이 잦다. 상급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볼살이 없는 것이 콤플렉스. 하지만 계속 말라가고 있다. Lan : 한국 이름은 아람. 베트남에서 여럿 남자에게 연정을 품었으나, 이제는 다 정리한 상태. 최근 통통한 것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로부터 직설적인 발언을 들어 상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피부미인.Thang : 한국 이름 태영. 몸무게가 많을수록 전체 생활비 지출에서 자전거 수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는 태영지수를 발표. 아직 학계의 반응은 없다.
[뉴스 클리핑] #4. 아카데미 올림픽, 치열한 경쟁의 막을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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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올림픽, 치열한 경쟁의 막을 올리다! 필리핀 연맹 YMCA에서 주관하는 아카데미 올림픽의 Local예선이 11월 12일 드디어 시작되었다. 원래는 10월 중 시작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YMCA의 사정으로 인하여 지연되게 되었다. 아카데미 올림픽은 필리핀 YMCA가 주관하는 가장 큰 행사 중의 하나로, local예선을 거쳐서 선발된 학생들은 Region단위의 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그리고 그중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Nation단위의 대회에 진출하게 된다. 참가 대상은 elementary school학생과 high school 학생이다. 참가 종목으로는 노래 자랑, 퀴즈 콘테스트, 에세이 작성, 현장에서 그림그리기(spot painting)가 있다. 아순시온 YMCA가 관할하는 지역은 사가옌, 순론, 카팔롱 등을 포함하고 있어서 지역 YMCA치고는 관할구역이 조금 넓은 편이다. 이번 아카데미 올림픽의 local예선은 아순시온의 national high school에서 열렸다. 자신의 학교를 대표해서 참가한 모든 종목의 학생들은 모두 열심히 콘테스트에 임하며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종합적으로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곳은 사가옌 high school이고 이곳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다바오에서 열리는 region 단위의 콘테스트에 다시 참가하여 National 규모의 콘테스트에 참가할 학생을 가리게 된다. region의 예선은 11월21-22일로 예정되어 있다. * 현장즉석그리기에서 1등과 3등한 학생의 작업모습. 도구는 밑그림을 그리는 연필과 채색을 위한 크레파스가 전부이지만, 정말 놀라울 정도의 실력을 보여줬다.
[에세이] 아순시온, 그 일곱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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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이곳에서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말은..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보다 살이 찐 것 같다는 말이다 -_-(나름 영어권이라서 인지 이곳 사람들의 표현은 정말 직설적이다) 그래서 다들 ‘이곳 생활이 편한가 보다’, ‘음식이 정말 잘 맞나 보구나‘ 라는 말들을 한다. 생각해보면 정말 음식이 잘 맞는것 같다. 전에 인도에 갔을 때를 생각해 보더라도 그때는 음식 때문에 많이 고생했던 것 같다. 원래 워낙 카레를 좋아해서, 처음에는 맛있게만 느껴졌던 다양한 종류의 카레들이(콩카레, 녹두카레, 생선카레, 시금치카레 등) 2주일 정도가 지나자 정말 꼴도 보기 싫어졌었다. 그리고 왠만한 음식에서는 할디(카레파우더)의 맛을 느낄 수가 있어서, 인도의 모든 음식은 카레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곳, 필리핀에서는 음식 때문에 고생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음식들이 너무 입맛에 잘 맞아서 접시를 향해 뻗어가는 나의 손을 거두려고 노력한 적이 많다. 물론 대부분 실패했지만 말이다. 아마 그러한 것들이 지금의 이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이 분명할 것이다-_- 그런데 그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 였다. 그들도 요즘 건강해 졌다는 소리를 듣고는 한다. 사실 필리핀에 오기 전에는, 인도에 갔을때처럼 분명히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서 살이 빠질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다이어트를 따로 할 필요 없어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제는 다이어트를 걱정해야 하다니, 아이러니하다. 필리핀 음식이 그토록 나의 입맛에 잘 맞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아무래도,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이 필리핀 고유의 음식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한국에도 한국 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여러 나라의 음식을 고루 섭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로 일상적인 생활에서 매일 먹는 것은 한식이다.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반찬들과 국, 밥인 것이다. 하지만 이곳 필리핀에서 내가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서구식의 음식들과 중국 음식들이다. 이미 내가 익숙해져 있는 음식들이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따따이네 집에서 밥을 먹을 때 가끔씩 약간 입맛에 맞지 않는 야채 조림 같은 것들이 필리핀 가정식이라고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내가 이미 한국에서 자주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이 나온다. 그리고 내가 필리핀에서 들을 수 있었던 대부분의 노래는 미국의 팝송이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나, 사람들이 가끔씩 흥얼거리거나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들 중에서 필리핀어로 된 것은 별로 없다. 필리핀어로 된 노래가 별로 없는 거냐고 물어보니 물론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팝송이 훨씬 좋아서 듣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리고 필리핀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들도 대부분 영어나 다른 외국어에서 빌려온 표현들이다. 그래서 현지 언어를 공부한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필리핀어로 대화를 하고 있어도 어느 정도는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대충은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대체 필리핀 고유의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고유의 것을 지키고 있는 나라가 결국에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는 일본어, 일본음악, 일본 음식, 일본 스타일 등이 존재한다. 그리고 한국도 한국어, 한국 음악, 한식, 한국만의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요즘 발전하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도 마찬가지이다. 유럽의 선진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자신의 것을 지키고 그 나라 특유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결국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나라의 문화들은 주변 다른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문화의 상대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망언들을 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필리핀인들에게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와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선진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한국 드라마들이 필리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 방송 같은 것을 보면 거의 24시간 내내 어느 곳에선가는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을 정도이다. TV속에 나오는, 수도인 마닐라를 제외하고는 필리핀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층건물들과 좋은 집들, 여러 문화 시설들을 보면서 한국에 대한 부자 나라라는 이미지는 더욱 굳어가고 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 묻고는 한다. 어떻게 하면 필리핀도 한국처럼 잘 살게 될수 있는 거냐고 말이다. 특히 1960-70년대의 필리핀의 경제 성장기를 체험한 사람들은 그 당시 한국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중의 하나였던 한국이 어떻게 이렇게 까지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 하지만 사실 나의 전공이 경영이나 경제에 관련된 것도 아니라서, 이런 질문을 나에게 하면 거의 제대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구태의연한 말들만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지금은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다른 나라들이 예전에 밟아왔던 단계들 말이다. 정부에서 국내 산업을 장려하고, 보호무역을 실시해서 국내 산업을 보호하면서 무역에서 큰 이익을 남겨 그것을 다시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데 재투자 한다는 식의 이야기들 말이다. 하지만 거의 정설처럼 믿어지는 그런 단계들이 당연한 발전의 단계인걸까 하는 의문이 최근에 들기 시작한다. 국가 발전의 진리처럼 믿어지는 이론을 추종한다 싶을 정도로 따라온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아니 사실은 예전 도입 초기부터 계속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단계를 밟아온 다른 나라들에서도 말이다. 하지만 다른 발전 방법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뭐라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은 공부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필리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외세 침략의 역사가 길다보니, 자신의 고유의 것을 유지하기가 힘들었을 것은 분명하다. (필리핀의 외세침략 역사는 우리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스페인 330년, 미국, 일본의 지배를 연달아 받았다. Philippines라는 이름조차도 이곳의 존재를 서양에 알린 탐험가인 마젤란을 후원하였던 스페인의 왕 펠리페 2세의 이름을 딴 ‘Felipinas( 펠리페 2세의 땅)‘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리핀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곳인 만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서로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분쟁이 일어나 가끔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러한 다양한 문화는 그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많다는 것으로, 남들과 차별화 되는 경쟁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귀에 딱지가 내려앉을 정도로 들어서, 새삼스럽지도 않은 ‘세계화(世界化)’라는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화(化)'라는 말은 무엇인가가 되어 간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ㅌ? 그것이 완성되어 ’세계(世界)‘가 되었을 때, 그 세계는 과연 어떤 세계일 것인가? 그곳에서 우리는 원래 우리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왠지 모르게 나에게 너무 익숙한 필리핀의 음식과, 음악, 언어, 문화 속에서 나는 가끔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느 곳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 에세이 #. 6]여기는 앙코르 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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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팀장님 지혜간사님 혜령간사님 모두모두 잘 지내고 계시죠?저희 캄보디아팀은 아무도 아프지 않고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요!캄보디아는 이번주가 물축제 기간이예요ㅋㅋ물축제엔 캄보디아 마을끼리 요트 경기를 하는데 그 경기에서 이기면 내년에 그마을엔 풍년이 든다는 설이 있데요~물축제라 봉사활동이 없어서 저흰 씨엡립에 와있어요!툼레이더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앙코르 와트가 있는 씨엡립이요~씨엡립은 관광도시라 그런지 외국인도 많고 그 외국인에게 물건을 파는 아이들도 많았어요아이코리아에 있을때 앙코르 와트 앞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에 관한 발표를 했었는데 그때 생각했던거랑은 비교가 안됬어요ㅠㅠ구걸이라기 보다는 물건을 파는 아이들이 정말 많았는데우르르 몰려오더니 사방에서 "아가씨 천원천원" "이거 예뻐요" "싸요싸요" "두개에 원달러" 처음엔 뭐야 한국사람이야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아직 씨엡립을 다 둘러보지 못해서 이렇다할 얘기는 많이 못하겠지만씨엡립을 떠나서 캄보디아는 정말 배울 게 많은 나라인거 같아요혜령간사님~처음에 캄보디아 됬을때 원망의 눈으로 본거 죄송해요ㅋㅋ씨엡립을 다 둘러본후에 사진과 함께 글 다시 올릴께요그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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