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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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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4.끝날것 같지 않았던 '여름'이 거진 끝나간다.올해의 여름은 내게 유난히 더웠고, 뜨거웠으며, 또한 길었다.캄보디아행 비행기에서 떠올랐던 수많은 걱정들과, 불안함들.권유하는이 없이 내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었고, 오히려 봉사는 무슨 봉사냐며, 이제 3학년인데 맘잡고 공부나 하라는부모님의 잔소리를 들어야만했다. 왜 난 이길을 선택했을까.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는 5개월이란 기간은 너무 길었고, 캄보디아는 너무나 멀었다. '라온아띠'를 지원할 시기 난 심적으로 매우 지쳐있었다. 소소한 일도 즐길 여유가 없었고, 다른 친구들은 모두 정해진 길로 순서를 정하며사는데 나만 방황 하는것만 같았다. 점점 팍팍해져갔고 웃음도 잃어갔다.그때 문득 어린시절이 그리워졌다. 알록달록 경쾌한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싶었다. 그때 가지고 놀던 모든 소꿉놀이와, 단짝은 '아이'시키고그저 '엄마'흉내만 내던 내 순수하던 때로 아무 미련없이, 전혀 돌아보지 않고돌아가고 싶었다. '라온아띠'를 지원하면서 난 봄을 준비하는 소녀처럼 마냥 설레었다. 1차 서류전형을 합격하고, 2차 면접을 치루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었다. 23:1의 경쟁률을 통과했다는 것도 있었지만, 이기적이고 불만만 가득했던 내가 마치 사랑을 전하는 '천사'가 된 것만 같았다.그렇게 나는 캄보디아에 왔다.막상 캄보디아에 도착하니 마음이 편했다. 모든것이 새로웠고 무기력하기만 했던 내가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낯선 우리들에게 웃어주었고, 친구가 되길 바랐다. 사람 사귀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나도 꽤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들과 함께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온지 몇일 되지 않아 어쩌면 예고 되었던,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난 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 빈민가에서 헐벗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내 주머니100리엘 짜리 하나라도 꺼내 건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주머니에 손을 뺐다 넣었다를 여러번, 결국은 건내주지 못하고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돌아서야 했다. 아이코리아에서 받았던 강의 내용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고, 실제로 빈민가의 사람들이 이미 들어와있는 많은 NGO단체들의 도움을 받으며 별 노력없이 살고 있었다. 자칫 위선으로 보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고, 그들이 구걸로 삶을 연명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했다. 그 선을 지키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어진 집짓기 사업.혜민 언니,나, 초이, 은정이 이름으로 언동마을이란 빈민가에 집을 4채 짓는 사업을 시작했다. 집을 짓는데 한 채당 드는 돈은 300불. 100리엘 짜리 하나 주는 것도 고민이었던 내게 집짓기 사업은 더 고민해보아야할 문제었다. 모두 똑같이 가난한 빈민가에서 4채만 선별한다는 것이 도토리 키재기었다. 하지만 내게는 이건 아닌것 같은데요.하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 게다가 촬영까지 겹쳐 그저 따라가기로 했다. 솔직히 세 채는 아무 생각 없이 지었다. 삽질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봉사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고, '팔뚝 보고 뽑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체력했던 우리 넷이 드디어 제 몫을 다하고 있는것 같았다.위기이자 기회가 온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촬영을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그냥 언동마을에서 삽질 몇 번하고, 벽돌 나르고, 별 고민 없이 집만 짓고 있던 우리에게 KBS측은 집을 지어주는 대상을 선정하는 것 부터 시작해 하다 못해 집을 짓는 자제를 고르는 것 까지 모두 '능동적'으로, 우리 스스로 할 것을 요구했다.다행히도 우리 넷은 모두 이것을 '기회'라고 여겼다. 처음엔 집짓기 사업에 부정적이었던 나도한 가정이 우리의 땀방울로 지어진 집에 행복해 하는 걸 보면서나누는 것에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자고, 그저 그들의 삶을 격려하고 눈맞추고 입맞추면 되는 거라고- 그렇게 마음 먹게 되었다.벌써 4개월하고도 2주가 흘렀다.공항에서 엄마랑 다시는 못 볼듯 울고 불고 헤어진지가 어제 같은데몇일 전 내게 엄마는, 서울은 많이 춥다며 두꺼운 겨울 옷 챙겨 공항으로 나오시겠단다.뜨거웠던 여름은, 5시간만에 코빨개지는 시린 겨울이 될 것이다. 상상만해도 뼈 쏙까지 시려온다. 여름과 작별을 준비하는 이 순간. 이 곳에서의 추억들이 머리속에 스친다. 웃고 있던 얼굴들. 스미고간 미소들. 기분 좋게 머물다간 자리들. 함께 나눴던 이야기...12번의 종이 울리면, 변했던 모든 것들이 그대로 돌아와버리는 신데렐라의 이야기와는 달리 이 모든 것들은 변하지 않고 나와 영원히 함께 하길 바란다.
여자 넷* 갈등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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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쓰기전 우린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가 싸운 적이 있었던가.................? ( 옆에 앉아있는 혜민언니 왈 ) 생각해보면 우리 내에서 큰 갈등은 없었던 듯 하다 너무 달라서 그랬을까? 아니면 싸우는 게 두려워서 였을까? 합숙을 2주 남은 지금 우린 우리를 다시 돌아보려 한다 임혜민* 캄보디아에 있으면서 속이 문드러지다 못해 곪아 있을 우리 조장 언니가 말하는 리더쉽은 이렇다 우리들 한명 한명의 말에 최대한 귀를 기울이자 그래서인지 우린 팀 회의를 하게 되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팀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주고 받는 이야기를 언니는 좋아한다 그리고 우린 그 과정에서 서로 신뢰가 쌓인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스텝은 그런 과정을 원치 않아 하셨고 우리 내에서 결론이 늦게 나온다며 늘 혼자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 하셨다 때문에 언니가 많이 힘들어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우리의 의견을 스텝에게 어필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혜민언니의 모습을 봐서인지 우리 캄보디아 팀이 더 똘똘 뭉칠수 밖에 없었던거 같다 *이선경 우리의 고민을 가장 잘 들어주고 가장 크게 반응해주는 선경언니 잠이 많은 우리 셋을 아침마다 깨워주느라 늘 고생이다 가장 부지런한거 같으면서도 가장 게으르다 게으른 부분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5개월간 살아오면서 성격을 너무 파악해버려 더는 말을 못하겠다 생각 하는 걸 좋아하는 선경언니는 풀리지 않는 문제에서 의견을 내곤 한다 선경언니가 말할때면 왜 난 그때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언닌 문제의 핵심을 분명히 파악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가끔은 무섭기도 하지만 말이다 *신초이 보기와는 다르게 정말 거침없다 말도 거침없고 행동도 거침없고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모습이 나올수 있는지 아직도 내가 도전해 보지 못한 캄보디아의 현지식(개구리만두.메뚜기튀김등등.....)을 다 먹어봤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말 거침없이 말해야 할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단체 생활을 하면서 누구 한명이 아프다는 건 팀원 전체가 아픈거나 똑같다 한명이 열이나면 남은 셋이 덩달아 열이 나고 한 명이 앓아 누우면 우리까지 앓아 누워야 할만큼 분위기가 가라 앉는다 그걸 알고 있어서 일까 초이언니는 어디가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늘 우리에겐 아프면 말하라고 또 누구 한명 아프면 가장 신경을 쓰고 걱정을 해주는 언니이다 이렇듯 우린 다르면서도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살고 있다 이젠 서로의 가계도부터 서로의 친척들 이야기까지 서로에 대해 모르는게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논다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은지 참! 내 얘기를 안썼다 난 평화주의자다 싸우는 걸 싫어한다 처음엔 싫은 일이 있으면 무조건 참는 방법을 썼지만 그런 연기는 5개월동안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걸 일찍 깨달았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 막내라는 걸 이용해서 싫은 건 말한다 애교 부리면서 지난 시간동안 내가 징징 대는 거 받아준 언니들이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징징 대는 거 쭈욱 받아줄거라 믿는다 난 나이를 먹어도 영원히 캄보디아 팀의 막내니깐 24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일을 한 언니들과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많이 섭섭하다 그 전엔 한국 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젠 그 말도 나오질 않는다 한국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그건 우리가 헤어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라온아띠를 통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을수 있어서 행복한 은정 올림
[뉴스클리핑] 캄보디아에서의 크리스마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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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지난지가 언젠데...............................왜 뒷북치냐 싶겠지만--;;그래도 여전히 캄보디아엔 트리와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곳곳에 있으니깐--;;*프놈펜에서의 크리스마스의 의미*캄보디아는 전 국민중 단 1%만이 기독교 신자인 나라이다. 그러므로 크리스마스를 대형행사화 하지 않고, 또는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우리 캄보디아 팀 역시 이날도 어김없이 봉사활동을 했으니 말이다)그러나 국제화의 여파로 캄보디아에서도 산타 클로스, 장식용 전구, 크리스마스트리등이 수도인 프놈펜에서 만큼은 흔한 광경으로 자리 잡았다.프놈펜 시내에서는 개롤송이 흘러나오고,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용 전구, 사람크기만한 산타 및 각종 크리스마스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이제 캄보디아에서 한 명절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심지어는 몇몇 재래시장이나 길거리 구멍가게 등지에서도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상품들을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해 24세인 쁘랏 짠트은 크리스마스에 대해 설명하면서, 직원들과 파티를 준비하는 날이라고 말한다. 그는 친구들과 쇼핑을 하고 카드와 선물을 교환하며, 외식을 즐기고 술을 마시며 클럽에 놀러간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즐거운 날이라고 하면서, 외국에서 유래된 명절이지만, 특히 캄보디아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즐겁게 보내는 날이라고 설명햇다. 그는' 작년에 한번 기독교신자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가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에 대해서도 알고 크리스마스가 축하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그러나 그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캄보디아 국민들은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짠트은의 한 동료는 '산타 클로스 때문에 크리스마스를 알게 됐습니다. 즐거운 날이지만, 예수님이나 다른 종교적인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라고 말했다.캄보디아에서 보낸 크리스마스는 오늘 크리스마스 맞아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여전히 뜨거운 날씨 탓에 한국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같이 설레거나 하진 않았다.대신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우리끼리 나시입고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처음으로 맞는 뜨거운 크리스마스그리고 새해새해에도 여전히 뜨거워서 한살 더 먹었다는 거 역시 실감나지 않는다난 아직도 21살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듯한 느낌팀장님 간사님 그리고 라온아띠 식구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캄보디아에서 2008년을 보내는 우리들의 모습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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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자마자 언니들을 졸랐다."언니 우리 꼭 캄보디아에서 달력 공짜로 받아가자~ 알았지?"빨간 날도 한국과 다르게 표시되어 있을게 분명한게 난 캄보디아 달력이 갖고 싶었다.한국에 돌아가서 책상 위에 놓고 이래뵈도 나 캄보디아 갔다온 여자야 라고 말하고 싶었나보다.하루는 선경이언니를 붙잡고 "가자 오늘은 달력이 나왔을꺼 같아" 라고 말하고 선경이 언니랑 집 앞 가까운 은행에 갔다. 난 은행 직원에게"그뇸 쩡 갤린더(나는 갤린더를 원해요) 그뇸 쩡 갤린더" 그 말을 열번은 더 한것 같다. 내 발음의 문제일까? 은행 직원은 모르겠다는 듯이 날 계속 쳐다봤고 난 하는 수 없이 종이에 갤린더를 그렸다. 그제서야 은행 직원은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노.............여기서 포기 할수 없어 바로 옆에 있는 은행을 갔다. 들어가자마자 테이블에 놓여있는 달력!또 다시 나는 은행 직원에게 "그뇸 아오이 띠니(이거 주세요)"하지만 그 곳 역시 노................ 이 달력은 샘플이다 그래서 줄수 없다.하긴 여기가 한국이 아니니깐 나처럼 달력 받으러 다니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할수도 있겠다 싶었는데얼마전에 초이언니랑 혜민언니가 오더니 짠~선물 하고 달력을 가져왔다.내가 달력 타령을 한지 한달이나 지났는데 그 걸 잊지 않고 나갔다 오는 길에 은행마다 들러 받아온 달력신이나서 혜민언니랑 달력 구경을 하다가 서로의 달력에 편지를 써주기로 했다.그때부터 우린 서로의 달력에 12개의 편지를 썼다.넷이서 각자 자기의 공간으로 가서 서로의 달력에 1월엔 1월편지를 2월엔 2월의 편지를......( 우린 방은 하나인데도 각자 자기만의 공간이 있다. 동쪽 벽은 내가 서쪽 벽은 혜민언니가 북쪽벽은 초이언니 선경언니 항상 그 쪽 벽에 기대어 일기를 쓰니깐...............)* 5월에 혜민언니가 보내는 편지우와~ 은정이랑 상관없는 어린이날 그래도 나한테는 영원한 귀여운 기럭지 막내 선물보낼께 집주소 문자로 보내ㅋㅋ* 9월에 선경언니가 보내는 편지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구월이다ㅋㅋ서울까지 너 살찌는 소리가 들린다 들려! 또 단걸 입에 달고 사는 건 아니지? 목이 자주 마르다면... 소변을 자주 본다면... 100%입니다...* 10월에 초이언니가 보내는 편지명절음식 먹고 있지? 너 추석이라고 혜민언니네 집에 가서 먹고 있는거 아니지?ㅋㅋ보름달 보면서 우리 생각해ㅋㅋ내 달력엔 36개의 언니들의 마음이 들어있다그렇게 우린 12월 30일을 보냈다그리고 그날 내 일기엔 온통 언니들 얘기 뿐이 였다
[에세이] 콜라맛 쭈쭈바 VS 웨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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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매점에는 두 부류의 과자가 있다. 초등학생들이 주로 먹는 콜라맛 쭈쭈바와 젤리뽀 (기타 불량식품까지).고학년에서 중학생들이 주로 먹는 바나나 튀김과 웨하스.내 취향은 웨하스. 과자만큼은 절대적인 소신을 가지고 먹어야 한다는 신념하나로 다른 사람들의 권유에도 흔들리지 않았었다. 그러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콜라맛 쭈쭈바를 먹기 시작했다. 나를 이렇게 만든 건 '초딩1 군단'. 점심시간만 되면 콜라맛 쭈쭈바와 해바라기씨, 온갖 젤리뽀들을 가지고 온다. 처음에는 쑥쓰러워서 쭈삣쭈삣거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당당하다. 와서 뜯어주고 가거나 애교섞인 협박하지 하고 간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났을까 나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웨하스와 바나나튀김으로 대적하기 시작했다. 1라운드 보기 좋게 패했다. 녀석들 타협이란 없었다. 나 못지 않은 과자에 대한 소신으로 콜라맛 쭈쭈바를 고집한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뒤에서 몰래 다가가 입속에 넣어주고 도망가는 방법을 택했다. 이것도 한 두 번이다. 눈치 빠른 녀석들. 초딩 1군단은 3명 많게는 5명까지도 늘어난다.녀석들이 합심해서 도망가버리니 그 녀석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 머리를 더 써야한다. 그래서 택한 다른 방법은 새로나온 과자로 공략하는거다. 오랜고민 끝에 비슷한 메뉴를 골라야했다. 최근 매점에 '도로루'라는 과자가 새로 나왔다. 어릴 적 한국에서 먹던 여의봉과 비슷한 과자로 몇 명에게 시도해 본 결과 반응이 좋다. 그리고 기다렸다. 아이들이 오기만을...그. 런. 데. 며칠 동안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1학년만 방학이란다. 훔... '도로루'를 들고 나는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부록.[과자에 대한 짧은 생각] 과자라는 것은 본디 자신의 소신이 들어있는 기호식품이다. 그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기도하고 때로는 주변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과자만큼은 엄선하고 까다롭게 골라 먹어야한다는게 내 생각이다.요즘들어 아이들과 점심시간에 과자를 나눠먹으면서 나는 서로의 기호를 나누는 일을 하고있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내 입맛도 까다롭고 초딩 1군단의 입맛도 까다로우니. 어느 순간 과자를 핑계로 초딩 1군단에게 하루에 조금이라도 웃음을 주려고 고민하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고민. 나쁘지 않다. 방학이 빨리 끝나서 '초딩 1군단'과 겨루어보고싶다.콜라맛 쭈쭈바 VS 도로루이번에는 어떤게 이길까? 으흐흐 기대된다.
[에세이] 아순시온, 그 열 일곱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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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탄 제 김 종 길 어두운 방 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山茱萸)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생,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것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聖誕祭) 가까운 도시(都市)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山茱萸)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참고서 목차에 숨 막히게 나열되어 있어 그 많고 많은 시들. 절반 이상은 이미 기억 속 저 멀리 마치 바이타라나 강이라도 건너가 버린 듯 잊혀졌다. 하지만 마음이 싱숭생숭하거나, 외로울 때 붉은 산수유 열매라는 단어의 선명함처럼 내 가슴속에 박혀 따뜻함으로 기억되는 시가 있다.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 무척이나 무뚝뚝한 우리 아빠. 한 번도 살갑게 팔짱 한번 안 끼워준 나도 만만찮게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이긴 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키가 자란만큼 마음도 컸던 모양이다. 우리는 서로 표현하지 않아도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안다.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가족이다. 그리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도 가족이다. 땀나게 더운 필리핀의 성탄제. 화려한 필리핀의 크리스마스 트리 불빛 아래 불현 듯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을 느끼는 것은 야산에서 그와 함께 베어와 만들던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직도 내 가슴속에 살아 빛나고 있는 까닭일까.
에세이10. 왔다걸스,여자만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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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지은이의 글을 읽고, 우리팀에 대한 글을 쓰고싶어졌다.주제는 '여자만 다섯인 우리팀'각자 나라가 발표되고 우리팀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을때,제일 먼저 든 생각은 ' 다 여자잖아?' 였다.그것도 전체 10팀중에 우리와 캄보디아 팀만 여자단원 이였다.다른 단원들은 부럽다고도 했지만, 일을 하다보면 힘쓸일도 있을 것이고 아무래도 여자들 끼리 있으면 안전의 문제도, 까탈스러움? 신경전? 이런것들을 배제 할 수 없는 문제 . 많은 우려들을 앉고 필리핀에 왔다. 하지만 지난 4개월동안 -나의 우려는 쓸데없는 것임을 알았다.(_사람들의 걱정의 80%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라고 한다) 여기와서 한 활동들이 유치원 보조교사나 홈스테이, 회의 참석 정도라 힘쓸일도 없었고 ,간혹 필요할땐 스태프에게 도움을 청하면 되었다. 우리도 잘 먹는만큼 힘을 쓸 수 있고. 여기에 오기 전, 필리핀은 총소지국 이라 하여 길거리에서 전투극이 벌어지는 사태까지 상상했었지만 그런일은 전 혀 일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에겐 든든한 가드가 있다. 통금시간을 지키고 스스로 소지품만 잘 챙기면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시간이 지나면서 "우린 여자라서 행복해요 ~" 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다함께 음식을 해먹거나 (나는 반대일때가 많지만 a) 드라마를 볼때 ( 드라마를 볼 때 우린 최고의 단합을 보인다 _) 쇼핑을 할때의 정보공유랄지.여자끼리 공감되는 이야기들도 .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여자 와 남자 이 두 단어사이에 차이과 차별 이라는 수많은 말들이 오고간다.그 구분짓기의 끝이 어디인지 무엇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여자와 남자란 틀안에 나의 역량을 가둬두는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남자'가 없다는 우려는 '남자'가 없어서 좋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둘 다 바람직 하진 않지만, 여자끼리 있는게 결코 나쁘지 않다는 사실.지금, 필리핀이란 땅 덩어리에 존재하는 단원은 여자만 8명.우슷개 소리로' 여성 임파워먼트'의 실행을 위한 계획이란 말을 한다.'여성임파워먼트' 는 그 단어 만큼이나 거창하여 우리가 무엇을 하기보다 3자로써 바라본게 대부분이였음에 아쉬움이 크지만, 이 분들과 함께 내안에서의 '여성임파워먼트'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낄수 있다.우리는 남은 기간동안 '여자라서 더 행복해질 왔다걸스' 일 것을 확신한다.
[뉴스 클리핑] #8. 아순시온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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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순시온의 크리스마스 카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 크리스마스는 일년 중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가 되기 한참 전인 10월부터,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찾아볼 수 있으며, 캐롤이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거의 2주 전부터 날마다 이곳저곳에서 열리는 파티로 정신이 없다. 또한 크리스마스 전주부터, 1월 5일까지는 크리스마스 방학이 있어서, 모두가 흥겨운 명절의 분위기를 만끽하게 된다. 라온아띠 단원들은 여러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 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센트럴 초등학교의 크리스마스 파티와 YMCA유치원에서의 파티를 소개하려고 한다. 센트럴 초등학교에서의 파티는 12월 17일 열렸다. 크리스마스 파티는 반별로 열렸는데, 라온아띠 단원들은 평소 함께 수업을 들으며 친분을 쌓았던, 5학년 반의 파티에 초대되어 가게 되었다. 이날 파티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Mr.크리스마스와 Miss 크리스마스를 선발하는 것이었다. 후보 중 한명이 장기자랑 시간에 일인극을 연기하고 있다. Mr&Miss 크리스마스 선발대회의 참가자들이다. 모두 최선을 다해서 선발대회에 임해 주었다. 파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이 주도하여 이루어 졌는데, 단순한 외모나 인기투표를 통해서 선발 되는 것이 아니라, 병설 유치원 선생님들의 엄정한 심사에 의하여, 캐주얼의상 심사, 스포츠 의상 심사, 크리스마스 드레스 심사, 이브닝 드레스 심사, 개인 장기 자랑, 시사 현안에 대한 개인의 생각을 말하는 순서 등을 모두 거쳐서 선발되었다. 후보는 모두 남녀 5명씩 이었으며,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 졌다. 결국 치열한 접전 끝에, 이날의 Mr 크리스마스는 깜빙 군이, Miss 크리스마스에는 미셸양이 선정 되었다. 그리고 대회가 끝난 후에는 모두 함께 준비해 온 점심을 먹고, 게임을 하고, 선물을 교환하는 순서가 이어 졌다. 올해의 Mr&Miss 크리스마스이다. 외모뿐만 아니라 지덕체를 겸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라온아띠 단원들은 평소에는 그저 장난치기만을 좋아하고, 까불거리던 아이들의 의젓한 모습에 많이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이것저것 시키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서 대회가 진행되고, 마무리인 청소까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자율성 강한 필리핀 아이들에게 감탄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고 나서...모두들 즐거운 시간이었다. 12월 19일에는 YMCA 다목적 센터에서 YMCA-Raonatti Pre School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렸다. 이날 파티는 라온아띠 단원들과 YMCA스텝, 유치원생들, 학부모들이 모두 참여하여 이루어 졌는데, 원래 30명 정도를 예상했던 라온아띠 단원들의 기대와는 달리 70여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가하여 대단한 성황을 보였다. 이날 크리스마스 파티에는 원생들과 학부모들 뿐만 아니라, 지역의 어린이들, 동네 주민들 등 많은 사람이 참가하였다. 라온아띠 단원의 비사야어 개회사로 크리스마스 파티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라온아띠 단원 박초영(23)양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번 파티에서는 원생들이 준비한 동요 ‘10 Little indian'과 캐럴 ‘루돌프 사슴코’ 공연이 있었고, 신문지 게임, 의자 뺏기 게임 등의 게임이 이어졌다. 그리고 서로 준비해 온 선물을 교환하는 ‘Exchanging gift'도 실시하였다. 이날 파티에서는 다채로운 공연과 게임들이 펼쳐져 모두를 즐겁게 했다. 게임 후에는 라온아띠 단원들이 준비한 페이스 페인팅과 요술 풍선 만들기로 크리스마스 파티의 분위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의 부모님이 준비해 온 도시락과, YMCA사무실에서 준비한 간식들을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즐거운 간식 시간과, 페이스 페인팅 시간. 이날 강지혜단원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서 갖가지 예쁜 모양들을 그려줬고, 박초영단원은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고양이 10마리를 생산해 내는 기염을 토했다. 파티를 마치고 나서 라온아띠 단원들은 하루 종일 정신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웠던 파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 많은 학생들과, 지역 주민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아이들, 학부모 들과 함께....^^ 모두들 Merry Christmas ~ ♡
[에세이] 아순시온, 그 열 여섯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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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앞서서 먼저 한마디 하겠습니다. 앞으로 한동안 저의 글들은, 저의 관점에서 본 필리핀의 전반적인 현황이나,이곳의 문화, 환경, 제도 등에 대하여 전달하는 식의 글이 될듯합니다.에세이라고 하기보다는 관찰일기에 가까운;;아마도 상당히 길고, 지루하고, 딱딱한 글이 예상되오니;;재미있는 내용을 원하신다면 저희팀의 다른글 보기를 눌러주세요~^^;;**아순시온의 교육 1. 학교 급간 구분과 학기 운영 필리핀의 의무 교육 과정은 유치원(Pre-school), 초등학교(Elementary school), 고등학교(High school)로 이루어져 있다. 각 각 유치원은 만 4세부터 6세까지, 초등학교는 만 7세부터 12세까지, 고등학교는 만 13세부터 16세까지의 학생들이 수학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2학기제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4개의 grading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grade는 6월부터 8월까지 이고, 두 번째는 9월부터 10월 중순, 세 번째는 10월 마지막 주부터 1월 하순, 네 번째는 1월 셋째 주부터 3월까지 이루어진다. 그리고 grade사이에는 1주에서 2주 정도의 짧은 break기간이 있다. 그리고 4월부터 6월까지는 여름방학 기간으로, 지나치게 더워서 수업의 진행이 어려워 학교를 쉰다고 한다. 사실 9월이나 10월의 날씨도 엄청나게 더웠었는데, 얼마나 덥길래 학교를 쉴 정도인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방학으로 2주간의 break기간이 있는데,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부터, 1월 5일까지의 짧은 방학이다. 대학은 대부분의 학교가 종합대학(University)인 우리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학교는 단과대학인 College이다. 그리고 학기는 한국과 같이 2학기로 이루어져 있다. 1학기는 6월부터 10월까지이고, 2학기는 11월부터 3월까지 이다. 한국과는 수업 기간이 다르고, 한 학기가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필리핀에서는 주 5일 수업이 보편화 되어 있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토요일에 학교에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적잖아 있다고 한다. 2. 유치원의 운영 유치원은 초등학교와 학기 운영은 거의 비슷하게 운영이 되고, 나이에 따라서 4세반, 5세반, 6세반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유치원부터 의무교육인 필리핀의 유치원은, 무상교육으로 제공되는 공립 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이 있다. 그러나 사실 공립 유치원은 시설이나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 사립 유치원과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아순시온 지역에는 대표적으로 Mr. Sajonia씨가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학생들에게 유니폼을 착용시키고, 두명의 유치원 선생님이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누어서 수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한 선생님이 담당하는 학생의 수가 오전반과 오후반을 다 합치면 100여명이 넘는다고 하니, 교사 당 담당 학생 수가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Cambanogoy Central Elementary School의 부속 유치원의 수업 모습이다. 그러나 공립으로 운영되는 유치원의 경우는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특별한 수업 기자재 없이 칠판과 교사의 강의, 학생들의 교재와 노트만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교재를 구입할 형편이 되지 않아서 그냥 노트만 가지고 다니고, 교사가 시간마다 일일이 수업 내용을 노트에 베껴 적어 주는 것으로 수업을 받는 학생들도 있다. 그리고 한 교사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많다보니,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교재를 일일이 체크해 주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보조교사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어느 곳이나 자식들이 교육에 대한 부모님들의 열정의 같은 것인지, 이곳에서도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유치원의 수업 시간에는 바깥에 앉아서 아이들의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부모님들을 항상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운영하는 YMCA의 유치원에서는 거의 학생 반, 부모님들 반의 비율을 보여준다. 수업 중에는 뒤쪽에 앉아 있다가, 학습 과제를 하는 시간이면 아이들 옆으로 와서 일일이 지도를 해준다. 사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기회를 뺏을 때도 많아서, 교육적으로 안 좋을 때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열성을 보이시는 부모님들이 있기에 우리의 유치원 수업의 운영이 더욱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 같다. YMCA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의 모습. 학부모와 학생의수가 거의 비슷할정도이다;;그만큼 교육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3.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운영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는 한반에 보통 45에서 5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각 교실마다 화장실이 딸려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유치원도 마찬가지 이다. 그런데 한 반에 학생 수가 많은 것을 생각해 볼 때, 우리나라처럼 공용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다면, 쉬는 시간마다 많은 학생들이 모여 이용에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다. 초등학교의 수업은 선생님이 강의식으로 하는 수업보다는 주로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Asuncion National Highschool학생들의 모습. 이곳의 학생들은 교복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사립학교의 교복은 학교마다 다르나, 공립학교의 교복은 남학생은 하얀 블라우스와 검은바지 혹은 청바지,여학생은 하얀 블라우스와 파란 치마로 전국 어디를 가나 공통이다. 내가 참가했던 수업은 초등학교 5학년의 영어와 수학 수업인데, 매 시간마다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수업 내용에 관련된 학습 자료를 만들어 와서, 다른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고 함께 수업을 진행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수업 교재는 국어인 따갈로그 교재를 제외하고는 모두 영어로 되어 있다. 그래서 수업 또한 대부분이 영어로 이루어지나,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부분은 현지 언어로 이루어진다. 이곳의 수업 역시 별다른 학습 자료 없이 교사의 설명과 칠판의 판서, 학생들의 교재로 이루어지는데, 이 외에 다른 학습 자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교사가 차트를 만들어 와서 학생들이 그것을 노트에 받아 적게 하거나, 교사의 자료를 학생들이 앞에 나가서 소리 내어 읽는 것으로 전체에게 전달하여 내용을 공유하여 수업을 진행해 나간다. Cambanogoy Central Elementary School 5학년의 영어 수업 모습학생들이 스스로 학습 내용을 준비해 와서 발표하고, 그것을 보고 서로 질문을 하면서 수업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영어 수업의 경우에는 문법의 설명과 주어진 지문의 독해에 초점을 맞추는 우리나라의 영어 수업과는 다르게, 간단한 문법이 실제 문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 지에 대한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 진다. 예를 들면, 명사의 복수 형태 변화에서는 일반적으로 단의 끝에 ‘s’를 붙이는 규칙 변화와, 형태가 전혀 다르게 변화하는 불규칙 변화의 수업을 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분단별로 10개씩 찾아보고, 찾은 결과를 차트로 만들어서 다른 학생들 앞에 나와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동사의 인칭 변화나 시제 변화에 관한 부분에서는 기본형의 문장을 주어주고 학생들이 시제와 인칭을 변화시켜서 그것을 발표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 선생님의 문법 설명으로 수업 시간을 할애하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는 몇 명을 지목하여 발표를 시키는 우리나라의 영어 수업시간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루어지는 이른바 영어 몰입교육 이다 보니, 가끔 전달력이 떨어질 때도 있었으나, 현지어로 보충 설명을 해주면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 할 수 있었다. 4. 대학교 수업 운영 내가 이곳에 와서 직접 관찰 할 수 있었던 대학교의 수업은 두 군데가 있었다. 우선은 수도인 마닐라의 Lyceum이라는 단과대학이었고, 두 번째는 이곳 아순시온 근처의 카팔롱에 있는 교육 대학교였다. Lyceum은 필리핀에서 가장 유명한 종합대학인 UP(University of Philippines)의 단과 대학 중 하나이고, 카팔롱의 대학교는 지방의 공립 대학교 이다. 내가 마닐라에서 Lyceum을 보고 가장 처음 받았던 인상은 건물이 조금 허름한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와 같은 급의 대학교 인데, 뭔가 시설이 낙후되어 보였다. 하지만 그곳을 둘러보면서 이런 느낌은 어느 샌가 사라지게 되었다. 이곳의 모토는 'Experience is the best teacher'이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수업이 실습을 위주로 하여 이루어져 있다. 호텔접대와 영양학 전공 코스에서는 직접 미니 호텔을 만들어서, 로비와 객실과 카페를 만들어서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점심시간에는 카페에서 직접 조리한 음식을 판매하고, 교수들은 이러한 운영 내용을 평가에 반영한다. 그리고 간호 대학과정에서는 모의 병원 응급실과 수술실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학생들이 직접 실습을 한다. 모든 학생들은 각 전공에 따라 다른 유니폼을 착용해야 하며,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전공과 관련된 과목 말고도, PE(체육과목)을 의무적으로 패스해야 한다. 지덕체를 조화롭게 기르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라고 한다. Lyceum의 수업 모습. 실습 위주의 수업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의 모든 수업은 영어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학교 내에서는 현지어가 아닌 영어만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래서 학교 곳곳에서는 ‘English Only Speaking area'나 ’When you speak English, The world will hear you' 등 영어 사용을 독려하는 표어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외국 학생들을 위한 어학당도 있었는데, 한국 학생들 역시 찾아볼 수 있었다. 비록 시설은 전반적으로 한국의 대학교에 비해서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실습을 위주로 하는 교육 내용들은 한국의 대학교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볼 수 있었던 두 번째 대학 수업은 사범대학의 수업 이었다.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와 중등교육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교로 아예 학교가 분리되어 있는 한국과는 다르게, 필리핀에서는 하나의 Education college안에 초등교육 과정과 중등교육 과정이 각 각의 전공 과정으로 나누어져 있다. 교육과정은 우리나라처럼 4년으로 되어있으며, 대학교를 마치고 교사 채용 시험을 봐서 각 학교로 배정을 받게 된다. 필리핀에서도 역시 교사는 인기직업인데,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 직업인 점은 한국과 같다. 그래서 교육 대학의 학생들의 비율도 여성이 압도적인데, 한 강의실에 30-40명의 학생이 앉아 있는데, 그중의 대다수가 여학생이고, 남학생은 5-6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 한 사람이 모든 과목을 담당하는 우리와는 달리, 초등학교 때부터 각 과목을 담당하는 선생님과 담임교사가 따로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목에 대한 수업과, 교육학에 대한 수업을 따로 들어야 한다. 내가 들어갔던 시간은 교육학 시간이었는데, 원래 초등교육 전공과 중등교육 전공은 수업을 따로 듣지만, 교육학 시간에는 함께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교육학 수업시간. 학생들이 직접 수업 내용을 준비해 와서 발표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보통 다른 사람이 발표를 하면 잘 듣지 않고 딴짓을 하는 우리 나라의 수업시간과는 다르게, 중간중간에 활발한 질문이 이루어 진다. 대부분의 교육학 강의가 중 고등학교처럼 교수님의 강의식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한국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학생이 그날의 수업 주제에 해당하는 내용을 준비해 와서 직접 수업을 하고, 교수님은 가끔씩 질문과 코멘트를 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수업 시간 도중에 담당 교수님의 요청으로 한국의 교육 과정과 교육 역사에 대해서 20분 정도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일이라 준비도 거의 제대로 못하고, 설명도 많이 부족했던 것 같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열심히 호응을 해줘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설비면 에서는 한국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필리핀의 학교이지만, 학생들의 열성과 재능은 결코 한국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5. 마무리 하면서... 국가의 교육수준은 앞으로 한 나라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도 볼 수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다. 사실 내가 보았던 필리핀의 교육은 한국에 비하여 시설면이나, 학습자료, 학급당 학생 수의 과밀, 교사의 수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것들이 많다. 교과서나 노트 같은 기본적인 학습 자료들도 부족하다. 또, 유치원과 초등학교, 고등학교는 의무 교육이라서 무상으로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교과서나 학용품, 얼마 되지 않는 학교 운영 비용 등을 내지 못해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을 정도로 사회적 제도가 미비하기도 하다. 그리고 아마 내가 보았던 학교들의 그 지역에서 가장 큰 학교이거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 였던 만큼, 더 작은 규모의 학교나, 외진 지역으로 가면 이보다 훨씬 열악한 교육환경을 갖춘 곳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학생들은 한국의 학생들보다는 훨씬 빛나고 있다. 한국의 학생들은 대학교 입시와, 최근 들어서는 외국어고나 과학고, 국제중이라는 특수목적고의 입시준비로 치어서 학교와 학원만을 쳇바퀴 돌고 있다. 그리고 입시를 위해서는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므로, 교사가 주도하는 강의식 수업에 익숙해져 있다. 심지어 이러한 학습 습관은 대학교에까지 이어져, 스스로 과제를 찾고 풀어나가는 것이 기본인 대학교의 교육과정임에도,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업은 강의식이다. 그리고 대학이 취업을 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여겨지면서, 오로지 점수를 따는 것이 목적이므로, 수업 내용이 조금 어렵거나, 교수님이 깐깐하여 점수를 따기 힘들거나, 취업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강의들은 기피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교양이 부족한 대학생들도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향들도 조금씩 옅어지고 있어서 다행스럽다. 우리나라는 이미 학교의 시설이나, 학습 환경 등의 양적인 측면에서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놓더라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을 단지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한 수단이나,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 등으로 인하여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을 정권의 홍보 수단이나, 정치 도구로 이용하면서, 백년지대계라고까지 불리는 교육 과정을 너무 쉽게 주무르려고 하는 일부 정치인들도 경계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카팔롱의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고나서 학생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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